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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표지(2D 앞표지)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


  • ISBN-13
    978-89-6090-862-8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마음산책 / 마음산책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1-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엄지혜
  • 번역
    -
  • 메인주제어
    인물, 문학, 문학연구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인물, 문학, 문학연구
  • 도서유형
    종이책, 양장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5 mm, 208 Page

책소개

좋아하는 사람을 많이 떠올리는 취미를 갖고 싶다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데 마음을 쓰지 않도록

 

‘까다로움’과 ‘좋아함’에 대하여

 

첫 책 『태도의 말들』로 많은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엄지혜 작가의 신작 에세이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이 출간되었다. 온라인 서점의 매거진 〈채널예스〉와 팟캐스트 〈책읽아웃〉을 만들며 책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온 작가는, 타인을 면밀히 관찰하고 타인의 행동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사람이다. 첫 책에서 인터뷰하며 들었던 말이나 책을 읽다가 발견한 문장 중 ‘혼자 알기 아까운 말들’을 모으고 엮어 존중과 배려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에서는 자신의 호오와 생각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에 대해 쓴다. 직장에 다니고, 독자를 만나고, 아이를 키우며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본 작가는, 좋아하고 의지하는 사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에 대한 기준과 목록을 비교적 선명하게 지니고 있다. 구체적인 일화와 함께 제시된 이 목록을 차례로 읽다 보면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고, 그 근원에 자리한 진심은 무엇인지 성찰하게 된다.

 

나는 사랑에 금세 빠지는 ‘금사빠’가 아니다. 굉장히 신중하게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한다. 나에게 실수를 했어도 악의가 없었다면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좋아하진 않을 뿐, 그리고 거리감을 둘 뿐이다. 사람을 공정하게 대하고 싶은 욕망, 나에게 잘하지 않아도 좋은 사람이라면 좋아하고 싶은 마음, 나는 이런 마음에 대해 생각을 참 많이 하는 사람이다. _113~114쪽

 


“침묵하는 사람은 자유로울 수 없다”
불편함을 감당하며 더 나은 관계를 쌓아가기

 

작가는 타인과 천천히 친해지는 사람이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 법은 없다. 오래 지켜보다가 조금씩 마음을 연다. 그렇게 한번 마음을 열면 끝까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인간관계에 진지하고 까다로운 만큼, 매사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쉬이 넘어가지도 않는다.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경솔한 사람에게는 마음을 서서히 닫는다. 작가는 “모든 사람이 내 마음 같을 수 없고, 그러길 바라서도 안 되는 것이 타인의 마음”이라고 썼다. 섣불리 재단하거나 반응하지 말고, 타인의 상황을 신중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뜻이다. 
작가가 쓴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은 곧 ‘닮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는 사람, 정확하게 칭찬하는 사람, 자발적인 사람 등 대부분 자신의 욕구와 호오를 선명하게 알고 표현하며 상대에게 부적절한 죄책감을 안기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와 잘 지내려 전전긍긍하지 않고, 소수일지라도 진심 어린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를 맺으려 한다.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당장의 어색함을 마주하기 싫어서 침묵하거나 지나치게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단호한 태도를 취할 수 있어야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고 존경할 수 없는 사람인데, 내게 올 불이익을 생각하며 괜찮은 척하고 싶지 않다.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이 나는 더 좋다. _16쪽

 

작가는 불편한 관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만큼, 서로 존중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관계에는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주변을 살핀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먼저 손 내밀어주었던 사람들의 고마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타인의 진심은 행동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손익을 따지지 않고 도와주거나 힘들 때 적절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모두 상대를 진심으로 염려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극히 사려 깊고 투명한 태도에서 비롯되는 ‘귀한 마음’이다.

 

정말 귀하다고 생각하는 마음들이 있다. 나에게 어떠한 호의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힘들 때 먼저 찾아와주는 사람. 도움을 줬지만 어떠한 보상이나 반응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뻐하는 사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_170쪽

 


“단 하나를 꼽으라 한다면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돌봄을 통해 이야기하는 관계의 확장

 

엄지혜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엄마, 독자, 직장인’이라고 쓰곤 했다. 끊임없이 읽고 쓰면서 육아를 하는 일이 자신의 작가적 바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돌봄과 관련된 책이 출간되면 애정으로 찾아 읽고 소개했으며, 돌봄에 대해 쓴 앤솔러지에 공저로 참여하기도 했다. 작업과 육아를 함께하는 작가들을 인터뷰할 때면 “작업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균형을 잡았는가”라는 질문도 던졌다. 돌봄과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아이와의 관계를 잘 쌓아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까닭이다.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에는 작가가 직장인으로서뿐 아니라 다른 엄마들과 쌓아가는 관계에 대해서도 쓰여 있다. SNS로 엄마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나누며, 아이를 돌보느라 자기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엄마들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돌봄을 받아야 하는 신생아로 태어나 돌봄을 수행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다시 돌봄을 받는 노인이 되기까지, 작가는 돌봄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삶도 이야기한다. ‘관계’의 의미를 일과 사회생활에서뿐 아니라 돌봄과 사회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을 통해 일터에서든 육아에서든, 타인을 섬세하게 살피고 들여다보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 알아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더욱 조심스럽게, 신중한 태도로 사람을 대하고 싶어진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더 나은 관계를 맺고 싶은 것은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건 불가능하다. 나쁜 사람에게는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할 때도 있으니까.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손 내밀어주길 바라는 사람의 신호를 모른 체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 고마운 마음을 애써 꽁꽁 싸매지 않고 자주 표현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_「에필로그」에서

 

 

목차

프롤로그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는 사람 
자세히 읽는 사람 
때를 기다리는 사람 
내 마음에 집중하는 사람 
또 만나고 싶은 사람 
침묵하지 않는 사람 
호오好惡가 분명한 사람 
돌보는 사람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주는 사람 
반응하는 사람 
열려 있는 사람 
사랑이 많은 사람 
호의로 끝내는 사람 
실패를 말하는 사람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
오래 쓰는 사람
슬픔을 아는 사람 
정확하게 칭찬하는 사람 
정성껏 보는 사람
거절을 흔쾌히 여기는 사람 
눈을 마주치는 사람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는 사람 
조언을 주저하는 사람 
말해야 할 때를 아는 사람 
행동하는 사람
환대하는 사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죄책감을 주지 않는 사람 
자기 수용 범위를 아는 사람 
질투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
잘 알고 좋아하는 사람
잘 표현하는 사람 
괜찮은 척 안 하는 사람 
대신 화내주는 사람 
우울한 사람 
안부를 물어보는 사람 
시도하는 사람 
자존을 지키는 사람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사람 
이유를 아는 사람 
자발적인 사람 
추천하는 사람 
흘려보내는 사람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람 
섣부른 말을 하지 않는 사람 
섣불리 반응하지 않는 사람 
쓸모를 따지지 않는 사람
슬픔도 읽는 사람
마음을 보태는 데 주저함이 없는 사람 
질문하는 사람 
충분히 사과하는 사람 
처사를 잘하는 사람 
더 물어봐주는 사람 
가끔은 손해 볼 줄 아는 사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 
상대의 결점을 사랑해주는 사람 
조연도 기꺼이 해내는 사람 
적당히 명랑한 사람 
자유가 더 소중하다고 말하는 사람 
작은 일을 잘해내는 사람 
끝인상이 좋은 사람

 

에필로그
 

본문인용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감정을 숨길 것인가, 들킬 것인가. 숨기려고 노력해도 들켜버리는 성격이긴 하지만, 누군가를 싫어하는 마음이 제 3자에게 불편함을 줄 때는 어떤 제스처를 취해야 할까. _15쪽

 

“여기서는 우리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 나는 이 문장을 왼편 가슴에 새기고 싶다. 환대의 자리에서 우쭐해지지 않고자 함이고 내가 본 것들이 전부가 아님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_18~19쪽

 

삶을 자주 성찰하고 글로 남긴다면 우리는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짐작해본다. _19쪽

 

침묵하는 사람은 자유로울 수 없고 나와의 관계보다 더 소중한 관계는 없다. 나를 더 잘 돌보기 위해 침묵하지 않는 편을 택하고 싶다. _30쪽

 

자신의 호오를 정확히 인지하고 표현하는 사람과는 오랫동안 관계 맺고 싶다. _31쪽

‘돌봄’이라는 단어는 해가 갈수록 더 많이 호명되고 있다. 미디어에서도 문학작품 속에서도 ‘돌봄’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돌봄이 필수적인 신생아로 태어나 성인이 되어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이 되고, 또 노인이 되어 다시 돌봄을 제공받기까지, 누구도 돌봄은 피해갈 수 없다. 마땅히 해야 할 일, 그러나 쉽지 않은 돌봄을 흔흔히 수행하는 엄마들을 포함한 모든 존재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하는 일보다 위대한 일은 없다고. _35~36쪽

 

반응하는 사람이고 싶다. 상대의 수고와 노력을 알고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그 마음 씀이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너무나 절실한 요즘이다. _43쪽

 

오래 공들이고 마음을 다했지만 실패하는 일도 있고, 노력과 성공이 반드시 비례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나의 실패를 거리낌 없이 말하고 누군가의 실패담을 들을 때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다. 적어도 실패했다는 건 시도를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응원받아야 마땅한 일 아닐까. _54쪽

 

나의 장점을 정확하게 발견해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는 살아갈 힘을 낼 수 있다. _70쪽

 

상대의 시선에 눈을 맞추는 일은 관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존중 없이는 어렵다. 찰나의 눈 맞춤일지라도 우리는 느낄 수 있다. _81~82쪽

 

내내 조심하고 싶다. 선의와 호의의 덫에 걸려 무심코 조언이 툭 튀어나올 때, 과연 상대가 들을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지, 내 선의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더 크진 않은지. 어설픈 말들로부터 상대가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조언을 건네는 일에는 계속 주저하고 싶다. _92~93쪽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말하는 타인을 응원하고 싶다. 불편한 언어와 행동을 지적하지 않고 사시사철 너그러운 표정을 지은 채 괜찮은 척 살고 싶지 않다. _97쪽

 

누군가를 초대하고 응답하는 일, 그 마음의 애씀이 얼마나 귀한 일인가. 상대를 환대하고 그 환대를 기꺼이 받고 또 고맙다고 인사하는 행위. 내가 참 좋아하는 이 일을 한동안 못해서 쓸쓸했구나, 다시 또 연결되는 기쁨을 누려야겠다고 생각한 밤이다. _104쪽

 

오싹하다. 서늘하다. 나의 실체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 나를 고평가할까 봐. 부러 하소연도 쓰고, 못난 모습도 보인다. 잘 알지 못하면서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여전히 ‘잘 알고’ 좋아하고 싶은 욕망을 버리지 못하며 애면글면 살고 있다. _115쪽

 

매일 웃는 사람이라고 슬픔이 없지는 않다. 슬픔을 희석해 글로 표현하고 웃음으로 만드는 재주가 뛰어날 뿐. _167~168쪽

 

모든 감정이 엉켜서 폭발하기 직전의 사람에겐 어떤 명약이 필요할까? 바로 물어봐주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이토록 힘들어하냐고, 어떤 일이 당신을 그렇게 고통스럽게 만드느냐고 질문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_180쪽

 

일부러 손해를 본다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상대의 마음에 무엇이 있는지가 궁금하다는 사람. 그것을 알아내 품어주고 싶다는 사람. 쉽지 않겠지만 내가 정말 닮고 싶은 얼굴이었다. _186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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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엄지혜
누군가가 흘러가듯 한 말들을 오래 기억한다. 혼자 듣긴 아까운 이야기들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기자, 에디터, 인터뷰어로 일했다. 예스24에서 <채널예스> <책읽아웃>을 만들었고 현재 미디어플랫폼 ‘얼룩소 ’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에세이 『태도의 말들』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공저) 『돌봄과 작업』(공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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