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다양성 파괴를 막고 지구를 구해라!
190cm의 키, 빼빼 마른 몸, 시퍼런 얼굴, 언제나 넥타이를 매고 중절모를 쓰는 미스터리한 인물. 한국의 산골 마을, 별똥리에 사는 그의 이름은 다양해 씨다. 다양해 씨는 지구에서 아주 먼 행성 별종별에서 왔다. 지구의 다양성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한편 별종별에서 온 또 다른 외계인이 있다. 새빨간 얼굴, 고집스러워 보이는 수염, 남을 깔보는 듯한 말투의 침투해 씨다. 침투해 씨는 생물 다양성을 파괴해 인류를 멸종시키려 한다.
침투해 씨의 계획을 알게 된 다양해 씨와 별똥리에 사는 네 아이들, 바다, 토미, 오데트, 로니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아마존 열대 우림, 아프리카 초원, 산호 삼각 지대로 날아가서 그의 계획을 막아야만 한다.
■ 별종별 외계인을 만난 별똥리 아이들
다양해 씨가 지구에서 다양성을 연구하는 이유는 다양성이 지구를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양해 씨가 살던 별종별은 지구보다 훨씬 과학 기술이 발달했지만 어느 순간 황폐해지고 말았다. 그 원인을 찾아 우주 곳곳을 찾다가 다양성 덕분에 풍요로운 지구를 발견했다.
다양해 씨가 이사 온 별똥리에는 한국인 바다, 아메리카 원주민 토미, 르완다인 오데트, 인도네시아인 로니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커다란 멧돼지가 마을로 내려온 어느 날, 다양해 씨는 호랑이로 변신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들키고, 몰래 숨어든 아이들에게 비밀 연구소도 결국 발각되고 만다.
『우리는 다양해 : 생물』은 다양해 씨와 네 아이의 첫 모험을 담고 있다. 정체를 숨겨야 하지만 들키고 만 다양해 씨와 아이들은 지구를 침략한 침투해 씨의 공격을 막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모험을 시작한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려는 침투해 씨의 계획과 맞닥뜨리면서 생물 다양성이 왜 중요한지 깨달아 간다.
■ 모험담이자 생물 다양성에 대한 동화
『우리는 다양해 : 생물』은 아이들의 모험 이야기지만, 그 안에 생물 다양성의 의미와 중요성을 담고 있다. 별종별의 최강 악당 침투해 씨가 인류 멸종 계획으로 지구를 공격하는 방법은 생물 다양성 파괴다. 다양해 씨와 아이들은 침투해 씨가 생물 다양성 파괴하는 것을 막으며 생물 다양성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생물 다양성에 위기가 찾아오면 지구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등을 알게 된다.
아마존 열대 우림은 지구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생물이 살아가는, 생물 다양성의 보물 창고와 같은 곳이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한국 땅 면적의 60% 이상의 숲이 사라졌다. 숲을 밀어내고 그 위에 가축을 키우거나 농장을 만들거나 광산을 개발하는 인간들 때문이다. 만약 이곳이 무너진다면 지구 전체의 생물 다양성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다.
멸종 위기 동물 한 종이 사라진다고 해서 생물 다양성에 큰 문제가 생길까? 아프리카코끼리는 초원에 작은 풀들이 잘 자랄 수 있게 하고, 똥과 함께 여러 지역에 새로운 씨앗을 뿌리는 등 다양성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이런 동물이 멸종해 버린다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다른 생물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누군가는 생물 다양성 파괴가 우리에게 무슨 영향이 있겠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구의 모든 생물은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그물 한두 개가 끊어져도 우리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만약 계속 끊어지다 보면 그물망에 연결되어 있는 인류에게도 결국 큰 영향을 끼친다. 이미 꿀벌이 사라져서 사람들이 작물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문제는 발생하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생물 다양성 파괴를 막는 모험은 결국 우리를 위한 이야기다. 지금 당장 우리도 생물 다양성을 위한 모험을 떠나야 한다!
■ 다양성, 다름과 차별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다양해
‘우리는 다양해’ 시리즈는 생물, 성, 언어, 종교, 문화, 사람 등의 다양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이야기면서 다름과 차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양한 국적과 피부색을 가진 아이들과 다양해 씨를 보며 마을의 이장은 ‘별종들, 괴짜’라고 빈정댄다. 별종이란 말은 ‘다르다’는 의미지만, 빈정대는 이장의 말에는 정상이 아닌, 이상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금 우리의 세계에서도 다름을 정상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거나 이를 차별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우리는 다양해’ 시리즈의 아이들에게 다르다는 건 아주 익숙한 일이다. 피부색, 언어, 성 등이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별똥리에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다르다는 건 이상한 게 아니라 아주 특별한 거다. 아이들 각자 개성이 넘치는 능력으로 지구를 구하는 것처럼 말이다.
잠수를 잘하는 바다는 바닷속에서 침투해 씨의 흔적을 발견하고, 성대모사의 달인인 오데트는 모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생각이 깊은 토미는 늘 적절한 아이디어를 내고, 마음이 따뜻한 로니는 위기의 순간에도 아이들을 보호한다. 아이들은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며 다름의 가치를 스스로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차별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사람들에게 아이들은 외친다. “우리는 다양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