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쌩~
바람이 불면 가을이 온 거야.
초록의 여름이 지나
어느새 가을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밤 생~ 하고 불어온 가을바람을 타고요.
수수바의 여름 마당 속, 초록 잎들도 가을바람이 불 때마다
붉은빛, 노란빛 갈색빛으로 변해갑니다.
마당 안 단풍나무는 가을이 깊어질수록 점점 더 붉어지고,
길가 은행나무들은 점점 더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시원한 가을바람과, 아름다운 가을빛 안에서,
수수바, 푸푸, 코코의 가을도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푸푸는 하루 종일 정말 바빠.
어떤 날은 단풍나무 아래서 하루 종일
어떤 날은 은행나무 아래 하루 종일 앉아있지.
떨어지는 낙엽 잡기를 정말 좋아하거든.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가을 속에서
친구들은 각자의 가을 놀이로 가을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푸푸는 하루 종일 은행나무, 단풍나무 아래 앉아 낙엽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코코는 커다란 코를 실룩거리며 이곳저곳의 가을 냄새를 맡습니다.
수수바는 마치 커다란 은행잎처럼, 노란 가을 코트를 입었습니다.
가을의 색채와 향기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또 각자의 방식으로 가을을 즐기는 놀이도 발견하게 합니다.
가을이 가득한 세상은 알록달록한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가을은
점점 더 노랗게 노랗게, 점점 더 빨갛게 빨갛게
진한 빨강도 가을의 색,
진한 노랑도 가을의 색,
빛바랜 갈색도 가을의 색.
여름날 초록의 풀들이 가을의 시간으로 들어왔습니다.
가을은 초록 안에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가을의 색들을 보여줍니다.
진한 노랑, 빨강도, 빛바랜 갈색도 가을의 색임을 알려주듯이요.
가을바람이 불 때마다
나무들의 단풍들도 점점 더 진해지고.
단풍잎들이 바람을 타고 떨어집니다.
바람에 날리는 작고 고운 빛의 낙엽들로, 세상이 마치 점묘의 그림처럼 느껴집니다.
수수바와 푸푸, 코코도 가을의 한 점이 되어 가을풍경이 되어갑니다
땅 위에 가득, 낙엽들이 쌓여갑니다,
빗자루로 낙엽을 쓸던 수수바가 푸푸 코코와 산책을 합니다.
사각사각, 부스럭부스럭.
낙엽 밟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자연으로 가득 채운 가을의 색, 그 가을빛 안으로.
다양한 색채로 발견하는 가을의 아름다움, 자연을 통해 느끼는 개별적 경험의 중요성.
『수수바의 여름 마당에서』,『수수바의 별빛 줄넘기』에 이은, 조미자 작가의 나의 수수바 세 번째 이야기, 『수수바의 가을바람 불어라』에는 가을의 색이 가득합니다.
여름 마당에서 가득했던 초록색은 가을바람을 타고 붉게,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작가는, 수채화와 그래픽의 혼합매체를 사용하여 진한 가을의 색과, 가을의 시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붉은빛으로만 보이는 가을 안에 다양한 색들이 존재하듯이, 그림책에 담긴 풍경과 낙엽들이, 다양한 색감과 어우러져, 커다란 가을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림책에서는, 수수바, 푸푸, 코코 친구들이 각자의 가을을 발견하고 즐기는 과정을 그리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서 느끼는 개별적 경험들의 중요성도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