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 은수는 도서관에 가기로 마음먹고 집을 나섭니다. 집에 있어도 달리 할 일이 없을 테니까요. 텔레비전은 아예 켜지도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인 언니가 집에서 공부할 때는 텔레비전을 켜지 않겠다고 엄마와 굳게 약속했거든요.
…… 올해는 언니에게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합니다. 언니가 가고 싶은 대학은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해야 갈 수 있는 곳이라니까요. 은수는 엄마의 말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언니가 원하는 대학에 가서 원하는 공부를 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도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 〈1. 존중받고 싶어요〉 중에
만약 세상 사람들이 다 똑같다면 얼마나 끔찍할까요? 한 공장에서 만들어 낸 똑같은 곰인형들처럼, 세상 사람들이 모두 똑같다고 생각해 보세요. 생김새도 같고 생각도 같고 행동도 똑같이 한다면 정말 끔찍할 것입니다. 나도 없고 친구도 없고, 부모님도 선생님도 없고, 오로지 똑같은 곰인형들처럼 똑같은 사람들만 살겠지요. 그러고 보면 이 세상 사람들이 다 다르고, 나와 같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 〈4. 차별하지 마세요〉 중에
말랄라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무기를 들고 싸울 수는 없습니다.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것은 끝나지 않는 폭력을 부를 뿐입니다. 그래서 2013년 7월 12일에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반기문의 초청으로 유엔 본부를 방문한 말랄라는 이렇게 호소합니다.
“우리가 책과 펜을 들 수 있도록 해주세요. 책과 펜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한 명의 어린이가, 한 사람의 교사가, 한 권의 책이, 한 자루의 펜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 〈인권을 지키는 사람들 | 내가 말랄라다〉 증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에게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거예요.”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 있지만,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말은 처음 듣습니다. 무엇보다 ‘권리’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지현이가 선생님에게 묻습니다.
“선생님, 권리라면 필요할 때 요구할 수도 있다는 말이잖아요? 차별하는 사람에게 차별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런 말씀인가요?”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누군가 여러분을 어떤 이유로든 차별한다면, 차별하지 말라고 요구할 권리가 여러분에게 있다는 거예요.”
- 〈5. 우리에겐 어떤 권리가 있나요?〉 중에
뭔가를 처음 배워서 아직은 서툴고 미숙한 사람들을 어린이에 빗대는 것은 맞을까요?
2022년 4월 27일, 인권위의 아동권리위원회는 테린이를 비롯해 ‘~린이’와 같은 표현이 어린이를 낮추어 보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낮추어 보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어기는 표현이라는 거죠.
- 〈좀 더 자세히 | 국가인권위원회의 아동권리위원회 활동〉 중에
“언니, 그런데 왜 흑인들은 법을 바꾸지 않은 거야? 인종분리법이 잘못되었다면 1년 넘게 ‘버스 안 타기 운동’을 하기 전에 법을 바꾸면 더 간단했을 텐데 말이야.”
은수의 말에 언니가 웃으며 말합니다.
“맞아, 법을 바꿀 수 있었다면 더 빨리 더 쉽게 인종차별을 없앴겠지. 하지만 흑인에게는 참정권이 없었어. 아니, 사실 있기는 했지만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어. …… 그러니 흑인들은 차별을 없애는 법을 만들 대표를 뽑을 수도 없었고, 설사 그런 법이 만들어졌다 해도 그 법에 동의하는 투표를 할 수도 없었던 거야.”
은수는 갑자기 진지해졌습니다. 투표가 중요하다고 배우기는 했지만 이렇게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 줄은 몰랐습니다.
“참정권이 왜 중요하다고 하는지 이제 알겠다.”
- 〈9. 우리가 참여하여 만드는 세상〉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