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권 줄거리〉
식민지 조선의 국가 승인을 위하여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하와이 펄하버(진주만)의 미 태평양함대를 기습공격함으로써 태평양전쟁이 시작된다. 바로 몇 달 전 이승만이 『일본내막기』에서 예언한 대로였다. 고국을 떠난 지 어언 37년, 어느덧 66세가 된 이승만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름으로, 연합국의 일원으로서 일본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고, 임시정부가 연합국들로부터 정식 정부로 승인받게 하기 위한 외교 활동에 나선다.
1914년 이승만이 고국을 떠나고 5년 후, 조선에서는 3·1독립운동이 일어났다. 각지에서 임시정부가 생긴 데 이어 상해(상하이)에서 ‘대한민국’을 국호로 통합 임시정부가 출범하고 이승만은 그 수반이 된다. 그사이 러시아에는 세계 최초의 공산혁명이 일어나 볼셰비키 정권이 탄생한다. 3·1독립운동 당시 세계는 1차대전 전후 수습이 한창이었고, 이승만의 프린스턴대 은사였던 윌슨 미국 대통령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는 조선을 포함한 약소민족에게 희망을 불어넣는다.
그러나 조선의 독립은 요원하고, 일본은 만주사변을 일으켜 본격적인 만주 침공을 준비한다. 상해임시정부에 김구가 합류하고, 이봉창과 윤봉길의 잇따른 의거를 주도한다. 그러는 사이 독립운동의 제1세대는 하나둘 세상을 등지고, 젊은 세대만이 희망이 된다.
8년 전인 1933년,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연맹 총회는 이승만의 외교 데뷔 무대였다. 세계정세를 꿰뚫어본 이승만은 부질없는 무장투쟁보다 강대국들의 역학관계를 이용하는 외교 독립 노선을 추구했으나 번번이 좌절하는 가운데, 일본의 펄 하버 기습이 일어난 것이었다. 제네바 총회가 이승만의 이름을 처음으로 세계에 알렸으나, 그에게는 개인적인 행운도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