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눈물과 상처가 있는 곳/그곳이 이 세상에서 가장 선한 힘이 새로 돋는 곳”
k포엣 시리즈 37권 송경동 시인의 『내일 다시 쓰겠습니다』
송경동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내일 다시 쓰겠습니다』가 K-포엣 시리즈 37권으로 출간되었다.
송경동 시인은 폭력적인 사회 구조와 맞서 싸우며 울분을 토해내는 이들 곁에 있다. 그 곁을 지키며 그들의 울음을 듣고 또 함께 울면서 이를 다시 언어로 옮겨 적는다. 시인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미문과 은유는 쓸 틈 없이/직설의 분노만 새기며 살아왔던” 그의 시는 말하는 바와 향하는 바가 뚜렷하다.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주의자들, 불합리한 사회 구조의 유지 보수에만 힘쓰는 권력자들의 민낯을 드러내고 그들을 향해 분노를 쏟아낸다. 그 분노는 이 세계와 사람들을 사랑하는 만큼 더욱 열렬해진다.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슬픔을 허투루 보아 넘기지 못하고, 먼 데 있는 자의 고통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그곳으로 내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곳의 거리에 섰을 때 우리에게 닥친 절망이 결국 어디에서 연유하는지를 알게 된다. 그것은 대체로 뻔히 드러나 있다. 모른 척 지나쳐버리는 사람들을 향해서도, 시인은 뜨거운 사랑을 품은 채 피 맺힌 절규를 또박또박 써 내려간다.
“명료하면서 쓸모 있고, 정직하며, 고귀한 시”_진은영 시인
“송경동이라는 고유한 역정의 장르를 만들어낸 사람.”_문동만 시인
“죽은 자들을 위해 조시를 쓰는 시인 송경동.”_이설야 시인
선생께서 전화를 주셨다. 참혹한 일이라며 현장 상황을 물으셨다. 말미에 ‘경동이가 그곳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라는데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렇게 참담한 밤을 기억하며 연락을 해오는 한 명의 ‘동지’가 있다는 것이, 놀란 사슴처럼 나약해진 내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한 명의 ‘벗’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_「혁명이 필요할 때 우리는 혁명을 겪지 못했어―『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를 기억하며」 중에서
“누군가의 눈물과 상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시인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은 그가 서 있는 자리를 짐작하고 말을 걸어주는 일이다. “경동이가 그곳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라는 안부 전화에 왈칵 눈물을 쏟는 시인의 모습에서 그에게도 목소리를 내는 일은 매우 큰 용기와 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송경동 시인은 현장에서 목소리를 높일 때와 마찬가지로 그 목소리를 시로 옮겨 적으며 끊임없이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있다. 이번 시집을 읽는 일은 그의 목소리를 잘 듣고 있다는 응답인 동시에 다시 한번 그에게 말을 걸어주는 일이 될 것이다.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과 〈K-픽션〉 시리즈를 잇는
해외진출 세계문학 시리즈, 〈K-포엣〉
아시아 출판사는 2012년에 기획부터 출간까지 7년이 넘는 시간을 들인 근현대 대표 작가 총망라한 최초의 한영대역선집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과 2014년에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K-픽션〉 시리즈를 출간하며 한국 문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안도현, 백석, 허수경을 시작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의 시편을 모아 영문으로도 번역하여 출간하고 있다. 영문 시집은 해외 온라인 서점 등에서도 판매되며 한국시에 관심을 갖는 해외 독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