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그게 사랑이라면
가야 할 길
저마다 가는 길이 있어,
걷는 길에 함정들을 피해 가면서
도착하기를 몸부림한다
무릎은 깨지고, 쑤셔도
가야 하는 길이기에
온 인내로 이겨 낸다
이 강을 건너기 위해
하염없는 눈물로 밤 지새우고,
쥐어짜는 핏줄기는
남은 온 에너지로 심장을 뛰게 하여
큰 함성을 터지게 한다
그런데도
하루에도 여러 명이 목숨을 정지한다
창조주의 허락으로
이 땅에 태어났으나,
거친 땅을 건너지 못한 생명들,
꿈은 이뤄지니,
꼭 일어나야 한다.
가는 세월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 없어
그냥 보낼 수 없기에
온갖 계획을 세워가면서
여기에까지 왔어도
아쉬움이 남아 있는 탓에
그리움을 돌아볼 겨를 없이
보내고 또 맞이한다
이 때 쯤 이면,
부질없던 것들로 허비한 게
너무 속상하여,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다시 떠오를 태양을
부끄럽지 않게 맞이하겠다면서
오늘을 마무리한다
따스한 피가 흐를 때,
남은 숙제들을 이뤄보기 위해
숨 쉬는 오늘이 행복이다.
4성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
인성 지성 감성 영성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보물로
생애 동안 추구해야 하는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부모로부터 받은 것도 있고
본인이 노력하면 얻을 수도 있다
이것으로 사람을 평가하여,
만인에게 행복을 담게 한다
노력해도 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 반대인 게 더 많다
수준 높은 이 네 가지를 유지하면
더욱 빛나는 생애를 누린다
더 아름다운 생애를 누리자.
가이드 인생
정들만하면 보내고
다시 맞이하는 여행 가이드,
맘 깊은 곳에 쌓인 사연을
쏟고 가야 하기에
만담과 웃음을 선물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스쳐 지난
잊혀진 여행 가이드들,
삶의 마당에서 사라지지만
희미한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해준 안내자들이다
이번의 여행지에서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따라갔다
여행객들은,
가이드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워
역사의 발자취인 유적지와
발길을 스쳐 지난 구석구석을
웃으며 졸졸졸 따라간다.
감동
살아가면서 중요한 게 많지만
그 중,
감동을 받는 일이다
험한 세상이라서 그럴까
쉽게 감동되지 않음을 고백하면서
무엇으로든
감성으로 인하여
뭉클한 순간이 꼭 필요하다
이게 없다면 굳어지는 냉가슴일 뿐
진리를 간절히 사모하거나
사랑이 흘러나갈 때
소망하는 게 이뤄질 때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황홀은
영원한 그리움이다
그 누구의 대상이 된다면
이 또한 행복이다.
감사의 행복
쏟아지는 나쁜 뉴스로
긴장하지 않는 자 없는 현실이다
엊저녁에도
아침의 태양을 보지 못한 채
영원으로 간 벗들,
슬픔으로 밤 지새운 자들도 많다
밤새,
기침과 열이 나서 항생제 투약 후
아침을 맞이하여,
음성 판정이 나와서 감사다
멀리에 있지 않은 행복의 조건들
오늘도,
신선한 공기와 찬란한 태양으로
기운을 얻어
오늘을 온 맘 다해 열어간다.
거기에 계신 당신
공허감이 파도처럼 밀려 올 때
당신이 계신 곳으로
영혼의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새벽에 무릎을 꿇어
귀를 활짝 열어 보면,
세미하게 들리는 소리로
뻥 뚫린 구멍을 메꿉니다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는 에너지로
나 지금 여기에 서 있습니다
가야할 길이 멀지만
당신을 품은 후로부터
영원의 항구에 이를 것을 약속하여
쌓인 보따리를 풀겠습니다.
관심
너무 많은 관심으로 피곤한 현대인
이게 함정인지를 알면서
점점 빠져들어 가는 것은
관심도가 너무 높아서다
오직 한 가지에만 몰입할 수 없어
온갖 뉴스들로,
영혼 마당에 도배되어 간다
쓸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여
그 관심에 몰입하면,
보약과도 같은 게 참 많다
현대인의 딜레마는,
자신의 관심에는 큰 기대 없다
타인을 너무 의식하여
그것을 따라가다가 많은 것 잃고서
땅을 친다
내 영혼의 안테나는 과연 건강한가?
내 가는 길은 안전한가에
묻고 두들겨 무장을 잘하자.
그 이름을 부르면
문뜩 당신 이름을 부르면
태풍 지난 후의 고요함을 누린다
마음은 정화되기도 하고
용기가 부족할 때면,
뒤에서 응원을 보내는 것처럼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준다
이렇게 수많은 날을 살아 와
창고에 가득한 당신의 숨결로
영혼의 안방에서 춤춘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잡은 듯한 감각으로 인하여
따뜻해진 내 가슴은,
꿈꾸는 자의 모습을 잃지 않는다
당신도 내게 거는 기대로
함께 환호성을 부르게 한다.
그 품에 안겨
언젠가 그 품에 안겨서
님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눈빛으로 나누는
가장 따뜻한 언어들은
평생으로 잇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험한 파고 앞에서
무참하게 쓰러진 상황에서도
나눈 눈빛을 기억하며
우리는 그 강을 건넜습니다
더 깊은 골짜기를 지나면서도
싸인 은총으로
지금의 오아시스를 만들었으니
영원의 아침에 이르기를
혼신을 다해 기도합니다.
그게 사랑이라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사랑의 중병을 앓는다
그것이 멈추다가도
그렇다고
앓지 않으면
더 큰 병에 걸린다
그 병은 신비하리만큼
세포를 소생케 하여
삶에 활력을 주어
새로운 생명을 창출하고
미래에 대한 소망을
더 크게 품게 한다
사랑의 가치는,
죽음의 끝에서도 건지는
기적 같은 능력이다.
그냥 갈 수 없네
이보게,
태어날 때부터 지금껏 동행했는데
뭔가 하나쯤은 이뤄놔야 하지 않겠는가?
먼지들도 서로 뭉쳐
의미 하나 만들려고 몸부림치는데
사람으로 태어나
그냥 갈 수 있겠는가
나 그렇게 살기 싫어서
때로는 뼈를 깎아내는 자세로
내 몸을 다듬었네
언어로 사람을 다듬고 길러
큰 산 되기를 위하여
온 힘을 기울였고,
남은 에너지로 글로 책을 펴
세월을 헛되게 보내는 게
큰 죄라며,
스쳐 보내지 않기를 신호로 알리네.
그냥 보내야 함은
그냥 스쳐 지났어야 했는데
당신의 미소에
마음 둘 곳 없어
시간 속 벗 되어진 것으로
지금에 이르렀으나
여전히 거리감이 있는 탓에
이별의 문턱 앞에 있다
가을 낙엽만큼 쌓인 추억은 아니어도
함께 보낸 시간 앞에
진실의 옷 입기를 앙망하여
가슴만큼은 설렘이었다
가야 하는 목표가 다르기에
여기쯤에서 정차하여,
남은 길로 행복을 채워야 하기에
세월의 열차에 실려 보낸다
그대도 이해하겠지요.
그대를 보면
길가의 코스모스는 춤을 추고
거리에는 온통,
가을빛으로 물 들어가면서
짙은 꽃 향 내음을 풍깁니다
그래서일까?
온갖 새들도 춤을 추며
그 외의 짐승들도 살이 쪄서
크게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그대는 무엇으로 행복한가요
꽃이 그려진 가을 색 치마,
가벼운 모자를 쓴 화사한 모습
이 계절을 대표하기에,
어디론가 데려가고 싶습니다.
그대와 함께 하고 파
그 따스했던 품은,
굳은 감정을 눈 녹듯 하게하고
땅과 하늘을 잇는
가장 아름다운 사다리였습니다
힘이 들어 기댈 곳이 없을 때
추억의 날들로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그 현장들을 새겨보면서
마음의 발길을 내딛어봅니다
오늘은 내일의 추억이 되기에
싸인 흔적들로
또다시 그리움이 되겠지요
다시 내민 손이라면,
잘 데워진 체온을 전달하여
그리움의 탑을 더 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