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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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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빛 같은 날


  • ISBN-13
    978-89-89224-63-1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이미지북 / 이미지북
  • 정가
    1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11-27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한미자
  • 번역
    -
  • 메인주제어
    인물, 문학, 문학연구
  • 추가주제어
    예술
  • 키워드
    #한미자 #이미지북 #한국의정형시 #풀빛같은날 #인물, 문학, 문학연구 #예술 #한국정형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210 mm, 144 Page

책소개

한미자 형! 24년 만에 두 번째 시조집을 내시는군요? 1992년 〈문학세계〉 신인상으로 문단 등단하고, 1999년 첫 시조집 『그루터기의 말』을 발간했으니 말입니다. 세월이 참 빠릅니다. 등단 후 시조단 행사에서 만나 연을 이어온 지금까지 형은 한결같은 시인이었습니다. 
당시 시조의 깊이보다는 의욕만 앞서고 객기만 넘쳐났던 나의 30대 시기, 대책 없는 후회에 빠지기도 합니다만 시조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은 진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만난 형은 단아한 외모에서 느껴지는 한 편의 단형시조 같은 이미지였습니다. 
때로는 큰누님 같기도 한 동료 시인의 도반으로 시조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갑작스러운 형의 건강 때문에 문학을 멀리하고, 다시 건강을 추스르기까지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한동안 바람의 풍문으로 소식을 접하기도 했고, 안부가 궁금했지만 쉬이 연락도 하지 못했습니다. 
형이 고향 김포에 생활의 뿌리를 다시 내리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난蘭을 옆에 두면서 심성을 더 곱게 다듬고, 텃밭에 작물을 기르면서 자연과 호흡하고, 근래에는 배우의 길까지 걸으면서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을 때까지의 일들을 잘 니다. 그동안 쓴소리처럼 들렸을 잔소리를 다 받아내고, 그래도 시조의 끈을 놓지 않고 작품을 발표하는 형을 보면서 고맙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긴 세월의 시간이 편편의 작품으로 고스란히 익어 두 번째 시조집의 결실을 보게 된 것을 그 어느 때보다 기쁘게 생각합니다. 형이 밝힌 ‘시인의 말’에처럼, “소중한 내 기억들, 그것들을 간직하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구실로 멈추는 날이 더 많았”고, 오랜 시간 시조를 두고 뒤뚱거렸던 그 시간을 품에서 내린다는 말이 왠지 안쓰럽고 서운하고 비장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목차

시인의 말/ 5

제1부| 그대, 내 전부였음을 말할 수 없었니라
우리들의 삐에로 12
저녁 강 13
등넌출이 14
청령포 15
어릿광대 16
여일餘日 17
대밭에선 누구나 18
꿈‒MF 19
독도 20
봉숭아 꽃잎 질 때 21
부유浮遊하는 2 2
모래성 23
동백 24
꽃샘바람 25
청맹과니의 노래 26
구곡폭포에서 27
오늘 28
소나기 29
낙엽기 30
적寂 31
늦가을 햇살 같은 32
밤. 시계 소리 33
낙서 34

제2부| 산그늘 한끝을 훔쳐본 하늘빛 더 붉더라
일식日蝕 36
이슬비 37
양파를 까며 38
홍예문 한나절‒문수산 39
가을 40
냉과리의 노래 41
국경의 들녘 42
바람이 끌고 가는 섬 43
그리고 8월 44
그믐밤 45
소묘 46
봄비 오시는 저녁에 47
작은 우주‒주현에게 48
저녁종 49
겨울 생각‒寒蘭 50
안부 51
사랑의 길을 가다 52
울음도 경經이 되는 53
봄바람이 54
자목련 벙글던 날 55
여우비 56
바람 아니라도 57
돌 58

제3부| 한 번을 놓아버리고 또 한 번을 비워내고
영종도 해당화 60
옛터 61
민들레 62
고운 날에는 63
그들은 그렇게 64
분을 갈면서 65
홍매화 66
산나리꽃 67
소쩍새 68
초승달 69
4월 70
5월 동행 71
허수아비 72
파도 위의 파도 73
다시, 너에게 74
쑥부쟁이 75
사랑 방식‒春蘭 76
저 둥지 때문 77
밤비 78
엉겅퀴 79
산 사람 80
찔레꽃 환한 밤이면 81
가끔은 82
외출 83
옛집에 서다 84

제4부| 흐릿한 네 이름 벗고 그곳에 나 있으니
살다가 86
과남풀 87
어떤 바람 88
나무들에게 89
어깨 위에 내린 이슬 90
홍수 91
아프다는 것 92
점點 93
향달맞이꽃 94
해그림자 긴 오후 95
발을 들여놓았다 96
2월에 9 7
제비꽃 98
그 여름날 99
간월도 100
비가 오시면 101
아버지 102
소리 없이 가득한 103
새털구름 104
이렇게 환한 날 105
가을비 106
가을이 있는 자리 107
지상 어느 문밖에서 108
얼음새꽃 109
할아버지의 강(祖江) 110

제5부| 참다가 뱉어낸 울음 풀꽃이 받습니다
너는 가고 112
내 가을은 113
새벽, 물안개 114
개망초 115
그녀의 속도‒백사마을 116
남도창 117
가을나기 118
그, 후 119
그 봄날 120
아이에게 1 21
어쩌면 너와 나는‒소 122
해당화 123
빨강 등대‒오이도 124
겨울밤 125
저녁을 울다 126
늦가을 소식 127
임진강 하구 128
황사 후 129
밤 가고, 아침 130
부치지 못한 편지 131
소식 132
임이여, 밝히 가소서 133

■해설_오종문_ 한미자 시조 텍스트에서 찾은 풀빛 시학 134

본문인용

우리들의 삐에로

곡예가 끝나가는 곡마단의 삐에로가
벌써부터 울고 있는 한 사람을 보았소
멋지게 웃어 보이려 입을 크게 벌렸지

보는 사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데
흰 분장 덧칠하는 물기를 보았소
손가락 가리키는 쪽 애써 보고 있었소

오래 묵은 휘장이어서 그 또한 삐에로
한 사람 문득 일어선 사나이를 보았소
오래전 분칠한 흔적이 걸어가고 있었소
12



저녁 강

강을 건너지 못하고 돌아온 편지에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물살 그 사이사이
수초에 발목이 잡힌 고기떼가 노닐고

어부는 먼 강으로 배를 타고 나갔다
구슬 하나 건네 줄 물고기는 없을까
커단 눈 꿈벅거리며 하늘 잠시 눈뜨는데

꼬리를 흔들면서 별똥 하나 헤엄치다
뭍에 오르지 못해 떠내려가고 있다
몇 번씩 뜯다 만 편지가 낯설다, 섬뜩하다
13



어릿광대

기어가다
걸어가다
뛰어가다
넘어지다

절뚝절뚝
겅중겅중
뒤뚱뒤뚱
엉금엉금

덜커덩, 문이 닫힌다
여는 사람이 없다
16


대밭에선 누구나

대밭에선 누구나 대(竹)를 꺾지 말 일이다
가지가 꺾이도록 눈 쌓이지 않아도
한번은 무릎을 꺾어 하늘을 우러르느니

누구나 대밭에선 키를 낮출 일이다
휘인 어깨 위에서 외면하는 달빛에도
어둠은 벼랑 끝으로 밀려가고 있느니

꺾일 줄 모르는 너, 굽힐 줄 모르는 나
한 번은 굽히고 한 번은 꺾여야 하리
길 끝에 다다르기 전 한데 엉켜 뒹굴더라도

속마음 허전할 때 대밭에 와 서 보라
하늘을 떠받치다 빠져나간 혈액이
푸르게 푸르게만 솟아 새벽을 일으키느니
18



‒IMF

1.
검푸른 물 일렁인다
흐르지 않고 출렁인다

넘치도록 일어나 덮쳐올 것 같은데

누군가
알몸으로 걸어와
저벅저벅 들어간다

2.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꿈속에서

벌레들이 내 살을 파먹어 들어오는데

누군가
비명소리가
도굴되어 나온다
19

서평

한미자 시조 텍스트에서 찾은‘ 풀빛’ 시학 !

슬픔의 무게를 잘 이겨 낸 시조는 서러운 풀빛으로 짙어오기도 하고, 때로는 풀빛보다 더 짙은 푸름으로 길을 걷는 누군가 무르팍을 툭 치기도 하고, 풀잎에 걸려서 넘어지거나 풀잎 칼날에 베여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하고, 세상의 시퍼런 칼날에 베이기도 한 풀빛의 푸름으로 신뢰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게끔 힘을 주기도 합니다.
형의 시조를 읽으면서 그 깊이에 다다르면 은유가 풀빛 언어로 피어난 꽃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삶의 뒤꼍이 환하게 밝아옵니다. ‘경험적이고 현실적인 사실을 순수 직관으로 시어를 동원해 자기 느낌에 충실’한 형의 시조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언어와 은유의 언어, 곧 상상력과 상징으로 정형성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아니 자연물의 텍스트와 실존의 현장에서 발견한 삶의 텍스트를 자신 안에 웅크리고 있는 존재를 투시하여 통찰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무기력한 일상에 둔감해진 우리의 지각이나 인식의 껍질을 벗고 미적 가치를 새롭게 창조하고 있습니다.
-오종문 시인 「해설」 중에서

저자소개

no image book
저자 : 한미자
경기 김포 들뫼에서 남
1992년 <문학세계>】신인상
시조집 󰡔그루터기의 말󰡕(1999년)
시조집 󰡔풀빛 같은 날󰡕(2023년)
시조 「개망초」 중학 1-1 수록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 회원

출판사소개

시/시조/에세이, 경제/경영, 인문/사회, 자기계발/ 어린이 도서를 전문으로 하는 종합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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