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이면에 감춰져 있던 언론의 본색
참언론과 기레기의 근원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통찰
언론을 접하며 울고 웃었던 모두를 위한 지침서
사람들이 보려는 진실과 언론이 전하는 진실 사이에는 깊은 간극이 있다. 양쪽 모두 저마다의 확증편향은 이념에 따라, 뉴스를 주고받는 처지에 따라 상반된 기대를 낳고, 이는 다시 언론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가로막는다. 그러나 경제학의 시선은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과는 동떨어진 언론의 본모습을 다채롭게 드러낸다. 참과 거짓이 뒤섞인 뉴스의 바다에서는 ‘나침반’의 구실도 한다.
한국은 지구촌 어디에 비교해도 언론의 신뢰도가 부끄러울 만큼 낮다. 너나 할 것 없이 ‘언론의 위기’를 말하지만, 그 위기는 언론의 행태에서만 비롯된 게 아니다. 그 근본 원인은 언론을 둘러싼 ‘사람들의 욕망’과 뉴스 시장의 ‘경제적 환경’ 변화다. 그만큼, 언론의 위기를 이해하는 데는 경제학의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언론에 대한 저마다의 기대를 잠시 접고, 언론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냉정한 분석과 진단을 접해보자. 지구촌 경제학자들의 뛰어난 통찰들이 한국 사회의 새로운 공론(公論)과 숙의(熟議)를 자극해 위기의 한국 언론을 되살리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종 기자와 신문사 CEO였던 경제학자가 소개하는
언론에 관한 치밀한 해석과 생생한 실례
이 책은 언론과 언론 현상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견해와 학문적 성과를 모아 소개하는 책으로는 국내 최초다. 언론에 관한 경제학은 경제학에서 뒤늦게 등장한 분야다. 특히 한국에서는 많은 경제학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모르고 지냈던, 언론과 언론 현상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연구들은 흥미롭고 유익하다. 언론학의 연구나 설명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언론의 본성이나 실상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언론에 관한 그간의 잘못된 통념들도 효과적으로 깨우쳐준다.
언론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이 언론과 언론 현상에 관한 서로의 견해와 연구를 공유하며 교류하는 서구에 비하면, 한국의 사정은 많이 다르다. 일선 기자와 언론사 경영자, 그리고 경제학자로서 살아온 저자는 한국의 이런 현실을 타개하는 데 작은 기여라도 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언론을 경제학으로 이해한다?
언론을 ‘정치학으로 이해한다’는 말은 수긍할 수 있어도 ‘경제학으로 이해한다’는 말은 쉽게 와 닿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대 경제학의 궁극적 탐구 대상이 ‘인간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보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경제학은 경제활동을 위한 ‘인간의 선택’뿐만이 아니라 정치·사회적 선택 전반으로 탐구 대상을 넓혀왔다. 개인과 사회의 정치적 선택을 다룬 민주주의에 관한 경제학 이론이 나온 지도 이미 반세기 전이다. 민주주의에 관한 경제학 이론이 유익했다면, 경제학의 ‘렌즈’로 언론을 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저널리스트와 뉴스 미디어는 만들어 보도할 뉴스를 선택하고, 뉴스 소비자는 보고 들을 신문과 방송을 선택한다. 또 뉴스 소비자들은 뉴스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할 상품과 용역을 선택하고, 선거에 나선 후보나 정당을 선택한다. ‘언론을 경제학으로 이해한다’는 말은, 뉴스의 생산과 공급, 소비의 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선택’과 그 영향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뉴스의 공급과 소비 행위는 물론, 뉴스 소비에 따른 정치사회적 영향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학자나 연구자들은 물론 언론인과 일반인도 알기 쉽게 전달한다. 경제학자들의 치밀한 이론들과 생생한 실증적 연구 사례들을 접하다 보면, 무릎을 치는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언론의 이상이 아닌 현실에 착목하는 경제학,
뉴스 소비자들과 저널리스트들을 잇는 가교가 되다
뉴스 소비자와 저널리스트 사이에는 깊고 넓은 강이 흐른다. 뉴스 소비자들은 ‘저널리스트들이 편향 없는 진실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저널리스트들은 ‘뉴스 소비자들이 편향 없이 진실을 원할 것’이라고 상정한다. 뉴스 소비자나 저널리스트 모두 일상의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도 그렇다. 그뿐이 아니다. 진보주의자들이 바라는 ‘사회 진보’에 복무해야 할 언론과, 보수주의자들이 기대하는 ‘보수의 가치’를 옹호하는 언론 사이에 타협의 여지가 없다. 이념에 따라, 혹은 뉴스를 주고받는 처지에 따라 갖게 되는 이런 상반된 기대는 언론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가로막는다.
그러나 언론에 관한 경제학의 관점은 탈규범적이고 가치중립적이다. 우리가 일상으로 접하는 진영 논리에서도 벗어나 있다. 그런 까닭에, 언론에 관한 경제학은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과 뉴스를 소비하는 청중들이 지닌 ‘양면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동시에 ‘하나의 뉴스’를 놓고도 평가가 엇갈리는 보수와 진보는 물론,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 모습을 서로에게 기대하는 저널리스트와 청중의 본색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사물을 올바로 보려면, 자신의 선입견을 먼저 버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언론에 관한 ‘객관적 진실’을 보려 할 때도 마찬가지다. 진보나 보수, 전통 미디어나 뉴미디어, 뉴스 소비자나 뉴스 공급자, 그 어느 하나에 기반한 규범이나 가치관이 아니라, 모두의 사정과 처지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독자들도 이 책을 읽으며 뉴스 시장과 저널리즘에 관한 경제학의 유용성에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언론학과 경제학을 아우르는 사례연구와 다채로운 예시!
일선 기자에서 언론사 경영자는 물론, 뉴스를 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
“진실을 보려거든 견해를 갖지 말라.” _ 선(禪) 사상,
“언론은 선과 악의 기이한 혼합체이다.” _ 알렉시 드 토크빌
이 책의 저자는 국내에 소개하는 이 분야의 첫 책인 만큼 누구든 관심이나 의지만 있으면 사전 지식 없이 읽을 수 있는 경제학 서적을 쓰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책에서 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수학적 논증이나 전문적 용어를 최대한 배제한 이유다. (단, 좀 더 깊이 있는 이해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서는 필요한 곳마다 〈한 걸음 더〉 코너를 뒀다.) 또한 이 책에서는 서문부터 마지막 장까지, 언론에 관한 대표적 화두들을 제시하고 이를 경제학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제1장╷ “어떤 의견 표명을 침묵시키는 것은 현재의 인류뿐만 아니라 미래의 세대까지 강탈하는 것이다.” _ 존 스튜어트 밀
제2장╷“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알기를 원한다.” _ 아리스토텔레스
제3장╷“저널리즘은 지성이자 문명 그 자체다.”_ 오노레 드 발자크
제4장╷“민주주의는 오직 시민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_ 허버트 간스
제5장╷“뉴스 미디어의 편견 없는 보도는 ‘현실’이 아니라 ‘신화’였다.” _ 매튜 젠츠코우
제6장╷“나의 기레기는 누군가에겐 ‘참언론’이고, 나의 ‘참언론’은 누군가에겐 기레기”이다. _ 강준만
제7장╷“진리와 거짓이 다투게 하라. 자유롭게 개방된 대결에서 진실이 진 것을 본 적이 있는가?” _ 존 밀턴
“환한 대낮에 있지도 않았던 것에 대한 신문들의 끔찍한 추측과 거짓을 40년간 경험하며, 나는 신문들이 읽을 가치도, 주목할 가치도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_ 토머스 제퍼슨
제8장╷“언론은 중립적이지도 않고, 중립적일 수도 없으며, 그걸 기대해서도 안 된다.” _ 한스 로슬링
제9장╷“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어둠 속에 살 것이다.” _ 김수환 추기경
제10장╷“2016년 세계 인구의 45%가 ‘자유롭지 않은 언론 환경’에 살고 있는 반면, 전 세계 인구 여덟 명 가운데 한 명만이 언론이 자유로운 나라에 살고 있다.” _ 프리덤 하우스
제11장╷“우리는, … 뉴스의 역사에서 최고와 최악을 함께 경험하고 있다.” _ 라스무스 닐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