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에 휩싸인 3국
이순신을 바라보는 2가지 시선
노량에서의 1일
박은우 작가의 『노량』은 임진왜란을 종결짓는 이순신의 최후 일전 노량해전을 향해 진행된다. 왜란 이후 20여 차례의 싸움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지만, 그 이면에 계속되는 임금과의 갈등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전쟁으로 피폐해진 백성들과 자신을 믿고 따라준 부하들에 대한 이순신의 인간적인 고뇌가 드러난 작품이다.
특히 조선과 일본의 전쟁으로 각인된 임진왜란에 구원병으로 조선에 당도하지만, 실익 계산에 몰두하며 위험 요소가 되고 마는 명나라의 작태에서 당시 조선, 일본, 명나라가 임진왜란을 바라보는 각자의 입장을 『노량』은 다각도로 보여준다.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반도 지정학적 위치의 특성을 보여주는 오랜 기록으로, 임진왜란과 『노량해전』이 단순히 조선시대 수많은 전란과 전투의 하나가 아니라 동북아 정세를 암시하고 힘의 균형에 따른 나라의 존망을 보여주는 전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나라를 위해 전쟁에서 승리한 자신의 신하를 시기와 질투심에 견제하고, 모종의 계획까지 꾸미는 임금의 모습을 통해 당시 이순신이 처한 외부적인 상황과 내부적인 고민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노량』에서는 전란 당시 조선과 일본을 넘나드는 ‘이문욱’이라는 인물의 서사를 통해 당시 조선의 바다를 지켜낸 이순신에 대한 임금과 조정의 두 가지 시선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노량해전으로 맞이한 전란의 결말과 이순신의 마지막 모습에 대한 미스터리도 함께 제기한다.
노량해전의 긴박했던 하룻밤
이순신의 가장 치열했던 마지막 해전
감격과 감동이 가슴을 채운다!
이순신은 명량해전의 대승으로 백성들에게 조선을 지킨 영웅이 되었지만, 조정과 임금의 시기를 받게 된다. 명나라는 조선에 구원병을 파병해 조명연합군을 조직하고, 실질적으로 조선군을 지휘하면서 조선과 일본 사이에 기회주의적인 면모를 보인다.
울산, 사천, 순천 등에 왜성을 쌓고 버티던 일본군은 풍신수길 사망 이후 본국으로 귀환하기 위해 명군과 철수 협상을 진행한다. 그러나 유일한 퇴로가 된 바다에는 이순신이 벽처럼 막고 있어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순천왜성의 고니시 군대가 탈출을 시도하기 위한 조짐이 보이자 이순신은 진린을 설득해 노량 앞바다에서 최후의 일전을 준비한다.
『노량』은 이순신 해전 기록상 최대이자 최후의 결전으로 평가받는 노량해전의 전황을 길게는 월간별로 짧게는 시간 단위로 담아내며, 당시 긴박했던 전장의 상황과 치열함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조선과 일본, 명나라를 총망라하는 군선, 병기 등에 대한 설명과 전장이 된 주요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들은 당시 임진왜란과 『노량해전』을 더 사실적으로 이해하는 주요 단서가 된다. 도서 『명량』, 『한산』, 『노량』으로 이어져 이순신 해전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노량』을 통해 나라의 위기 앞에 선 시대를 초월하는 영웅 이순신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확인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