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에 대한 오해
우리가 ‘물리학’을 떠올릴 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어렵다, 천재들이 한다, 순수 학문이라 취업이 어렵다 등등의 오해들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양자역학이니 상대성 이론이니 하는 일견 어려운 단어들이 물리학을 대표하는 말로 머릿속에 자리 잡았고, 교과서로 배우는 물리학은 용어부터 어렵고 지루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선입견은 정말일까?
실제로 유명하고 어려운 물리학 이론들이 과학 혁명을 이끌고, 철학의 패러다임을 바꿨으며, 인류에 새로운 문명 시대를 열어 주는 변화를 이끌었다. 그런데 이러한 이론은 단숨에 정립되는 것이 아니고, 변화는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관찰과 연구가 쌓이고 쌓여서, 과거의 물음에 대한 답을 설명해 가면서 조금씩 이루어진 것이다. 이 호기심과 궁금증은 다름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아주 자그마하고 사소한 것들에서 시작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숱한 고민과 연구를 거듭하면서 일상에 숨겨진 물리 법칙을 발견하고, 새로운 물질을 알아내고, 만물의 근원을 조금씩 밝힐 수 있었다.
즉 물리학은 어려운 과학 용어와 복잡한 이론에 앞서, 인간의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학문이다. 동물은 어떻게 걸을 수 있을까, 자동차는 어떻게 달릴까, 핸드폰은 어떻게 작동할까, 비는 왜 내릴까 같은 일상적인 현상, 주변에서 자주 보는 모든 것을 궁금해하는 그 자체가 바로 물리학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의 궁금증과 탐구가 축적되고, 그것을 오랫동안 반복하면서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이 인간을 풍요롭게 하는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진 것이다. 물리학은 이렇게 어렵고 때로 신비롭게까지 느껴지지만, 결국 친숙하고 흥미진진한 학문이다.
쉬운 물리학, 흥미진진한 물리학
이 책은 물리학을 어렵게만 생각하는 독자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접근한다. 걷기, 롤러코스터, 요리, 스마트폰 등 각각의 주제를 통해 물리학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들을 다룬다. 걷기, 즉 운동을 통해 알 수 있는 뉴턴의 법칙들, 롤러코스터의 운행으로 배우는 에너지 보존 법칙과 여러 형태의 에너지들, 요리에서 떠올릴 수 있는 열역학의 기본과 물질의 상태 변화, 파동, 시간, 전자기 유도까지,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에서 흔히 사용하는 내비게이션 기능, 그 기능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 등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우리 일상에서 흔한 소재들을 통해 물리학의 기초부터 응용까지 두루 살펴보며, 이 과정을 거치면서 당장 활용할 기술을 배운다기보다 기술의 원리, 새로운 기술을 떠올리기 위한 토대, 다시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 기술 문명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근본이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사고하고,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이 책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탐구하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도구로써 물리학을 제공한다. 이와 동시에 일상에서 활약 중인 물리학을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물리학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학문이 아니라, 친근하고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학문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