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조사기관에서 17개 주요국을 대상으로 ‘무엇이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라는 설문에 ‘가족’이라고 응답한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물질적 풍요’를 1위로 꼽았다. 최근 온라인 리서치에서 미혼 남녀 2,400명을 대상으로 결혼 계획에 관한 질문에 ‘계획 없음’ 비율이 61.4%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이 비혼인 셈이다. 결혼을 우선 순위에 두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결혼을 하면 여러가지 제약이 생겨 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혼에 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만연한 대한민국에서 겁도 없이 ‘결혼 장려 만화’라는 별칭을 얻으며 6,000건의 조회수를 달성한 만화가 있다. 바로 『놀러오세요 부부의 숲』이다. 게임 덕후인 저자는 아내와 함께 꾸려가는 부부의 알콩달콩한 일상을 게임에 빗대어 그려내고 있다. 만화에 등장하는 느긋한 겜돌이 곰냠이와 부지런한 똥손 치와양을 통해 비혼 남녀들이 그토록 우려했던 결혼에 관한 수맣은 제약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곰냠이와 치와양 부부의 결혼 이야기는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다. 왜 그럴까?
적당한 긴장감과 제약 덕분에 나의 삶은 더 다채로워지고 있다
결혼 전 누렸던 곰냠이의 자유로운 생활은 몸은 편했을지 몰라도 지루한 일상의 연속이었다. 싫증이 날 때까지 게임을 하며 자신이 내키지 않으면 무엇이든 하지 않아도 되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일사천리로 진행된 치와양과의 결혼 생활이 시작되고 나서야 곰냠이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어느 정도의 긴장감과 제약이 있는 결혼생활이야말로 자신의 삶을 다채롭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제 남편 곰냠이는 퇴근 후 게임에만 몰두하던 저녁에서 벗어나 아내 치와양과 함께 저녁을 먹고 함께 산책을 하며 부부의 내일을 읊조리는 삶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적당한 긴장감과 제약 덕분에 나의 삶은 더 다채로워지고 있다
그래서 자유로웠지만 지루했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결혼 전 맘껏 누렸던 자유의 소중함과 동시에 결혼 후 생겨난 수많은 제약들을 곰냠이와 치와양이라는 귀여운 부부가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들여다보고 있으면 많은 웃음 유발과 동시에 결혼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벗어나 달달한 현실 속 진정한 결혼의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더불어 부부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일상 속 좌충우돌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부부간의 문제들을 작가 특유의 소심함과 순수함으로 풀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귀여운 부부의 우여곡절 많은 일상은 비혼 남녀들로 하여금 웃음과 동시에 결혼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는 좋은 계기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