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정을 한다. 어떤 결정은 매일 반복적으로, 또 어떤 결정은 1년에 한두 번, 또 다른 결정은 일생에 한 번만 한다는 차이가 있지만, 자신의 하루나 1년, 어쩌면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결정을 하게 된다.
일어날 것인지 잠을 더 잘 것인지, 씻고 아침을 먹을 것인지 먹은 뒤에 씻을 것인지, 아침으로 무엇을 먹을 것인지 어떤 옷을 입을 것인지, 퇴근 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매일 이루어진다. 따라서 반복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불확실성으로 인한 두려움도 거의 느끼지 않는다. 뇌의 신경회로에 저장되어 있는 내용이 자동 시스템처럼 재현될 뿐이다.
휴가나 방학 때 무엇을 할 것인가, 보너스를 받으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등에 대한 결정은 1년에 한두 번 이루어진다. 어느 학교에 진학을 할 것인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누구와 결혼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일생동안 한 번만 할 수도 있는데, 그에 따라 삶이 바뀔 수도 있다. 따라서 더욱 신중해야 하는데 확신이 없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도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한 뒤 목적지를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은 불안감의 지배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그 결과가 실수와 실패의 연속일 수 있다. 하지만 실수는 성장을 위해 더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그러므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싫거나 실수나 실패가 두려워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끝내 성장을 통한 행복도 경험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결정하지 않는 것은 실수나 실패를 하는 것보다 더 나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이자 예술가이며 동기부여 전문가이자 행복을 그리는 철학자로 유명한 앤드류 매튜스(Andrew Matthews)는 “결정은 스스로 내리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기분이 상할 정도로 독불장군 행세를 할 필요는 없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진실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어떤 일을 해도 좋다고 허락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남겼다. 호주 남부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에서는 법학을 공부했으나, 25세 때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초상화를 그리는 만화 예술가가 된, 그야말로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니 참고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인생에서 혹은 인생을 위해 큰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여 결정하기가 더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큰 결정을 하기 전에 매일 달성할 수 있는 간단한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반영하는 작은 결정들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어,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해 하루에 만보 이상을 걷는다는 목표를 정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실천을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이다.
동음이의어인 결정(結晶, crystal)은 ‘물질을 이루고 있는 하나하나의 작은 입자들이 규칙적으로 고르게 배열되어 있고, 전체적인 겉모양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고른 평면으로 둘러싸인 물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결정(決定, decision) 이야기를 하면서 결정(結晶, crystal)의 의미를 끌어온 것이 엉뚱하다 싶겠지만, 나를 위한 결정을 신중하면서도 빠르게 내릴 수 있다면 울퉁불퉁했을 생각이나 감정이 빠른 시간 내에 평평해져서 삶 또한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통하는 면이 있다 싶어 인용을 해봤다.
이 책은 ‘애도’, ‘우울’, ‘관계’, ‘자살’, ‘중독’, ‘불안’으로 이어진 ‘주제별 독서치료 시리즈’의 일곱 번째 권으로 ‘결정’을 주제로 하고 있다. 문학작품의 힘과 독서치료 장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들이, 독자 및 참여자들에게 항상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