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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음식


  • ISBN-13
    979-11-979322-4-3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출판사 결 / 출판사 결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10-23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이상은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소설 #한국현대소설 #단편소설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190 mm, 188 Page

책소개

“내가 쓴 이야기에 기적 같은 순간은 없다. 하지만, 그런 순간도 괜찮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삶을 파헤치고 사랑을 발견하는 작가. 이상은의 두 번째 소설집 『남은 음식』이 출간되었다. 『반복의 존재』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소설집은 「남은 음식」 을 포함한 여섯 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상은의 섬세한 시선이 만들어낸 세계는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허문다. 그 세계는 자꾸만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다 놓고, 고민하게 만든다. 더 나아진다는 건 무엇일까. 휴일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지하철에 몸을 싣는 것. 아무런 걱정 없이 끼니를 챙기고 잠자리에 드는 것. 그렇게 성실히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이것만으로 삶이 나아질 수 있다면 대부분은 나아지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이상은이 남긴 이야기는 사랑이라는 건 정말 아름답기만 한 것인지, 여태껏 존재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변화 가능한지, 일상을 재조명하며 우리에게 더 나은 삶에 관한 질문을 쥐여 준다.

질문의 끝에서 만난 하나의 생각은 어떤 희망은 정제된 현재. 극적이지 않은 평범한 생활. 『남은 음식』은 일상의 그늘에 실낱같은 희망이 되어 줄 것이다.

목차

여름의 명암 07
남은 음식 29
신부 입장 85
아름다운 나의 작업실 103
장미 빌라 133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 151

발문 | 김신식(사회학자, 작가)
팔자를 실감하더라도 169

작가의 말 
기적의 날들이 아니더라도 181

본문인용

다른 사람들처럼 사는 거… 그게 내가 원하는 삶이야. 
아니, 선화야 내 말은…
나한텐 그게 특별한 거야.
「여름의 명암」 중에서

신애는 언젠가부터 틈만 나면 그런 종류의 말을 계속했다. 먹어. 잘 먹어야 돼. 선에게 그 말은 ‘먹어’가 아니고 ‘살아’라는 말로 들렸다. 살아. 잘 살아야 돼.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소름이 끼쳤다. 사실 선은 신애가 그 말을 하기 시작한 시점의 일을 기억한다. 남들이 들으면 아직도 못 잊었냐고 할, 그런 건 다 누구나 있는 일이니 잊어버리라고 할 그런 일.
「남은 음식」 중에서

그랬나. 멀쩡하게 잘 살았었나. 선은 이전의 삶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신애는 아무렇지 않게 선풍기 바람을 정면으로 계속해서 쐬고 있었고, 방 안에선 선풍기의 날개가 달달 달달 돌아가는 소리만 퍼졌다.
「남은 음식」 중에서

선우의 주변엔 그런 사람들이 있었고, 내 주변엔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 그건 날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였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며 존중하긴 했지만, 정말 진심으로 이해하거나 공감하진 못했다.
「아름다운 나의 작업실」 중에서

러그에 쓰여있는 ‘liberté’가 너무 얄미워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악 소리를 한 번 지르고, 와인잔은 싱크대에 쓰레기는 쓰레기봉투에 넣었다. 그러다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고무장갑을 끼고 쓰레기봉투 앞에서 엉엉 울었다. 무언가 답답했는데, 그 무언가가 이 작업실이라면 이상했지만 아무래도 이 작업실 때문인 것 같았다.
「아름다운 나의 작업실」 중에서

나는 저번처럼 친구 녀석들에게 또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만약 너네 딸이 신부 입장할 때, 너네랑 입장 안 한다고 하면 어떡할래?

질문에 순간적으로 분위기가 냉해졌다. 그리고 나는 봤다. 인아의 아버지와 닮은 몇몇 얼굴들을.
「신부 입장」 중에서

생각해 보면 우리 중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랑을 받고 싶고, 갖고 싶어 한 것뿐이며 그 방법이 너무도 서툴렀을 뿐이다. 그런데, 그 서투름이 너무도 후회스러워 우리는 서로 만나지 못한다.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알 수 있던 우리는 서로에게 마음을 들킬까 봐 만나지 못한다. 그렇게 우리들은 헤어졌다. 그 헤어짐은, 나에게 더는 타인에게 마음을 꺼내지 않으면서, 적당한 거리를 두며 오래 보는 법을 알려줬다. 헤어짐으로, 헤어지지 않는 방법을 알게 됐다. 
「장미 빌라」 중에서

넌 아무나 사랑하잖아.
넌 아무도 사랑 못 하잖아.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 중에서

아득한 기분에 팔목과 팔꿈치 사이의 공간으로 감은 눈을 덮었다. 사랑하는 방식… 더듬더듬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 중에서

서평

이상은은 소설 속 인물의 생활을 통해 서로 비슷한 처지로 느껴지는 누군가가 은근히 눈에 밟힌다는 팔자를 파고든다. 더 나아가 그 팔자를 작가 자신의 팔자로 여긴 채 인간의 삶을 향한 열린 시야를 추구하는 팔자로 나아간다. 『남은 음식』을 관통하는 팔자의 특성을 만남과 헤어짐으로 비유하자면, 팔자란 내 삶에서 멀어지고픈 것과 헤어졌다고 믿으며 살아왔는데, 어느 날 그것이 나에게 찰싹 붙어있음을 깨달을 때 체감된다. 그래서일까. 여섯 편의 픽션엔 헤어짐의 서사가 두드러진다. 이상은이 주목하는 헤어짐이란, 마음까지 떠난 온전한 결별과 거리가 멀다. 「여름의 명암」의 상원, 「남은 음식」의 선, 「장미 빌라」의 수인,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의 수현은 자신에게서 누군가가 멀리 떠났다 할지라도, 떠나보내게 된 타인의 속성이 어떻게든 다시 찾아와 얽히고설킬 수밖에 없는 팔자를 실감하는 캐릭터다. 
현실에서 이런 타인을 만나면 대화는 어떻게 흘러가는가. 분명 자제한다고 하는데도 ‘인생 별 거 없잖아’라는 말로 타인의 팔자를 위무하고, 타인은 눈앞에 있는 이의 태도를 통해 자신이 특정한 삶의 방향성대로 가야 한다는 덕목을 요구받는 느낌이 든다. 이에 둔감한 조언자는 자기 자신이 건네는 조력의 성격을 다정함이란 이름으로 정의하곤 관계를 이어가버린다. 다행히도 이상은의 다정함엔 그런 게 없다. 그는 한 사회가 규정하는 행복을 향해 진취적인 열망을 품어보자는 일방향적 대안을 강권하지 않는다. 대신 이상은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다정함이란, 사회가 구획해놓은 삶의 방향대로 따라가지 않으려는 팔자를 택한 타인과 나의 모습을 긍정해보는 태도가 아닐까 구체화된다. 아울러 이러한 다정함은 소설마다 계절이 주는 흔적과 사물의 상태를 묵묵히 묘사하는 대목에서 짙게 느껴진다. 그 묘사가 형성한 영역엔 앞날과 관계된 사람과 삶에 대한 열렬한 응원도 가슴을 후벼파는 서늘한 고백도 없다. 열렬한 응원도 서늘한 고백도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로 느껴지는 삶에 시달려온 이라면, 이상은식 다정함이 내재된 문장 속 계절미는 내가 추구하려는 고유한 가치를 되짚는 사색의 시간으로 다가온다. 덩달아 자신의 팔자에 관해 생각해 볼 사고의 공간을 만나는 기분이 들 것이다.
김신식(사회학자, 작가) 발문 중에서

저자소개

no image book
저자 : 이상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 세상에 대한 희망과 혐오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다. 삶을 들여다 보며 그 안에 있는 사랑을 꺼내어본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반복의 존재』, 에세이 『바꿀 수 없는 건 너무 많고』 『영화가 내게 말을 걸다』가 있다.

출판사소개

출판사 결은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개인, 집단과 협력하며 세상과 어우러지는 도서를 만들어갑니다.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아름답고 감각적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결이 선보이는 모든 이야기가 오래도록 사랑의 방향으로 보듬어지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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