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학교가 아침부터 시끌시끌하다. 바로 4학년 부들이가 커다란 삼각자를 들고 6학년 형을 쫓아가기 때문이다. “잡히면 죽여 버린다고!” 무시무시한 소리를 하면서도 뭐가 그리 서러운지 부들이는 눈물, 콧물 범벅인 채로 펑펑 울면서 형을 쫓아간다. 60kg이 넘는 부들이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은 킹콩 쌤뿐! 하지만 쌤이 말려도 부들이의 화는 가라앉지 않는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더욱더 화가 치솟을 뿐이다. “나는 분.노.조.절.장.애.라고!” 머리끝까지 화가 난 부들이가 외친 말에 킹콩 쌤도, 부들이 자신도 얼음처럼 뚝! 멈춰 버렸다. 그 말은 두 사람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이후에도 ‘구제불능 구부들’은 6학년 형 얼굴에 모래 뿌리기, 교실 바닥에 가래침 뱉기, 지각하기, 수업 시간에 졸리면 자기 등 화나는 대로 화내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 하지만 킹콩 쌤은 부들이를 혼내지 않는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이해해 주고 들어주고 말하게 해 준다. 용기를 주고 응원해 준다. 킹콩 쌤과 이야기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부들이는 조금씩 변해 간다. 이제 ‘구제불능 구부들’은 없다. 자신을 내보이며 먼저 손을 내미는 멋진 친구 구부들이 있다. 우리도 부들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어떻게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용기를 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