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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엄마들의 살롱

“저처럼 우울한 엄마들이 진짜 있나 궁금해서 왔어요”


  • ISBN-13
    979-11-89385-44-6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어떤책 / 도서출판 어떤책
  • 정가
    16,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10-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수미
  • 번역
    -
  • 메인주제어
    인물, 문학, 문학연구
  • 추가주제어
    사회, 사회과학
  • 키워드
    #인물, 문학, 문학연구 #사회, 사회과학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05 mm, 288 Page

책소개

“아이를 키우며 우울한 것은 당신이 좋은 사람이자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김현지 〈어른 김장하〉 연출,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 이성경 부너미 대표 추천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르는 우리 곁의 사람들

 

2022 창원의 책, ‘밀리의서재’ 힐링 에세이 베스트셀러

《애매한 재능》 수미 작가의 두 번째 책

 

경남 창원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 이야기

 

우울증 호소가 넘쳐나는 요즘, 자신만은 결코 우울해선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 곁의 엄마들이다. 우울하다고 말하는 순간, 엄마들은 두 가지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우울할 수 있는가.’

‘우울증인 엄마가 좋은 엄마일 수 있는가.’

 

  엄마들이 우울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출산 여성의 52.6퍼센트가 평균 134.6일 동안 산후우울감을 겪는다(2021년 보건복지부 통계). 또한, 여성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남성보다 두 배 높다(2016년 보건복지부 통계). 한편, 결혼과 출산은 경제적으로도, 직업적 커리어의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이 되지 못한다.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고 양육 활동에 한 시절을 매진하는 엄마들을 환대의 시공간으로 초대한다. 우울할 수 있다고, 여기 당신처럼 우울한 사람들이 또 있다고 곁을 내준다. 

 

《어린 왕자》에서 여우가 남긴 명대사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는 내게로 와서 이렇게 바뀌었다.

“네가 4시에 하원한다면, 나는 3시부터 우울해질 거야.” 

-책 속에서

 

목차

프롤로그. 눈물 뒤에 오는 것

 

1장. 어떻게 우울할 수 있는가

스물다섯의 나는 알지 못한 │ 가슴 수난기 │ 흔들린 우정 │ 쪽잠의 후유증 │ 고통의 이름표

 

2장. 집을 지키는 모험

‘엄마’라는 지위 │ 누가 응답하는가 │ 소아과에서 야단을 듣다 │ 엄마의 번아웃 │ 당신은 긴급합니까 │ 이웃집 가해자들 │ ‘예스’와 ‘노’ 사이에서 │ 침대 위의 평등 │ 흐르는 시냇물처럼

 

3장. 엄마이기만 해서는 곤란한

애 엄마의 커리어 │ 200만 원이면 어깨가 펴진다 │ 고향을 떠나는 여자들 │ 불안을 팝니다 │ 정면을 응시하세요 │ 학교운영위원회 │ 아들에 대하여 │ 긴 머리 휘날리며

 

4장.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 │ 지속하기 위하여 │ 1393 │ 낯선 현기증 │ 또 다른 목소리─우살롱에 온 혜정의 이야기 │ 내가 아이의 전부가 아니기를 │ 우울이라는 감정의 공동체 │ 더 노력해야 하는 사람들 │ 앵콜 요청 금지 │ 고백

 

에필로그. 당신에게─한 사람을 위한 편지

감사의 말

추천의 말

본문인용

그 시절 내게 필요했던 건 사람의 손이었다. 잠깐이라도 화장실에 갈 수 있게 아이를 안아 줄 수 있는 손, 흠뻑 젖은 기저귀를 갈아 줄 손, 잠투정하는 아이를 토닥여 주는 손, “제발 잠 좀 자라” 하고 신경질적으로 아이를 타이르는 나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어 줄 손. 그것이 실현되기 어려운 세상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우울증은 천진난만하게 나를 덮쳤다.

  • 1장 〈스물다섯의 나는 알지 못한〉에서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 하는 4시가 가까워졌다. 《어린 왕자》에서 여우가 남긴 명대사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는 내게로 와서 이렇게 바뀌었다.

“네가 4시에 하원한다면, 나는 3시부터 우울해질 거야.”

  • 1장 〈고통의 이름표〉에서

 

주요 우울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이는 서구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울증 대표서라 불리는 《한낮의 우울》의 저자 앤드류 솔로몬은 그 이유를 여성이 남성에 비해 가난해지기도, 폭력의 희생자가 되기도 쉬우며, 결혼 후 남편에게 종속되기 쉬워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 지위를 잃을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영국의 심리학자 조지 브라운은 여성의 우울증이 자식에 대한 걱정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제외하면 남녀 우울증 발병률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울증 발병률의 성별 차이는 상당 부분 역할 차이의 결과라고 말한다.

  • 2장 〈‘엄마’라는 지위〉에서

 

나는 원고를 의뢰한 사람이 두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을 듣고 반가웠다. 양육자라는 공감대 때문이었다. 나도 세 아이의 엄마임을 밝히자, 그는 얼굴을 찡그렸다.

“에이, 그럼 글 쓸 시간도 없겠네.”

‘엄마’라는 사실을 밝힌 순간 나는 전문성 있는 작가에서 ‘애 엄마’가 됐다. 그의 무례함에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곧장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가 아빠라는 사실은 내게 책임감 있고 의젓한 어른이라는 의미였지만, 내가 엄마라는 사실은 그에게 일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장애 요소에 불과했다.

  • 2장 〈‘엄마’라는 지위〉에서

 

노동, 젠더, 여성을 탐구하는 창원대학교 허은 교수는 2017년까지 창원 여성들의 일자리를 연구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제조업 중심 도시인 창원과 울산 지역은 ‘부유한 노동자의 도시’라는 타이틀과 반대로 여성의 연봉이 전국 평균을 밑돈다. 좋은 일자리로 통하는 제조업은 대부분 남성 노동자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여성은 거의 없으며, 제조업 부문 월평균 임금은 남성과 여성이 100만 원 이상 차이가 났다. ‘부유한 노동자의 아내’라는 지위를 획득하는 것이 ‘부유한 노동자’가 되는 것보다 현명한 선택으로 인식된다는 씁쓸한 결론이다.

  • 3장 〈고향을 떠나는 여자들〉에서

 

우살롱이 대면 모임이라는 게 다행으로 느껴졌다. 우울한 엄마들이 ‘있다’라는 사실을 직접 감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살롱의 가장 큰 존재 이유였다. 어떤 참여자는 우살롱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서 “진짜 우울한 엄마들이 있나 궁금해서 왔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자신이 사는 진주, 창원, 부산 등지에 우울한 엄마들이 있다는 걸 알면 살아가기가 좀 덜 외롭지 않을까. 혼자 모임 장소에 들어설 때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덜 쓸쓸하지 않을까.

  • 4장 〈지속하기 위하여〉에서

 

의사인 은선에게 자조모임이 우울증에 실제 효과가 있는지 물었다. 전문 상담가가 부재하고, 1인 맞춤형 상담이 힘들다는 게 자조모임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분명한 장점이 존재했다. 은선은 자조모임을 영어로 peer support(동료 지지)라고 부른다고 알려 주며, 전문가 없이 동료끼리 모여서 하는 동료 지지에 대한 임상시험을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치료만 하는 것보다 동료 지지 활동을 같이하는 것이 우울증 증상 감소에 도움이 됐다는 자료를 보내 주었다.

  • 4장 〈우울이라는 감정의 공동체〉에서

 

아이를 낳은 게 원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떻게 이렇게 오염되고, 폭력적인 세상에 아이를 세 명이나 낳았어, 너조차 책임지기 버거워하는 인간이.’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기분이 들 때면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물러 빠졌다고, 약한 인간이라고 선언하는 것은 패배일까. 이런 나도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 4장 〈더 노력해야 하는 사람들〉에서

 

“아까 내 노트에 적어 둔 메시지 말이야. 혹시 엄마가 우울증이라 걱정돼서 그렇게 적은 거야?”

어둠 속에서 딸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딸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넘겨 주며 말했다.

“있잖아. 세상에 눈 아픈 사람, 다리나 팔을 다친 사람도 많잖아. 너도 안경을 쓰고 있고. 마산 할머니랑 구포 할머니도 관절이 안 좋아서 수술했고.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장애가 있어. 엄마의 우울증도 그런 거야. 좋아지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 4장 〈고백〉에서

서평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이해받지 못하는……

‘이건 내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야’

기혼 유자녀 여성이 우울증에 취약한 이유

 

수미 작가는 딸과 쌍둥이 형제들을 키우는 엄마다. 5년 전 그는 첫 자살충동을 느꼈다. 돌봄과 가사로 쉴 틈 없었던 평범한 하루 끝에 ‘이건 내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으로 아기와 함께 베란다에서 떨어진 엄마들의 기사를 봤다고, 그들의 죽음이 이해된다고, 남 이야기하듯 남편에게 말했을 때 남편은 답했다. “그건 비겁한 짓이야. 가정도 이루고 아이도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지.”가장 가까운 이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자살충동과 우울을 입 밖으로 꺼내놓는 일은 쉽지 않았다. 1년이 지나도록 자살충동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죽음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기 시작하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수미 작가는 뒤늦게 정신의학과를 찾았다. 반복성 우울증인 그는 지금 3년 넘게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지역 일간지에서 8년 동안 자기 목소리를 내 온

작가의 성실한 자기 고백과 공부

 

우울증은 정확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 개인적 성향이나 사건 사고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사회적 영향도 커 ‘사회적 질병’이라 불린다. 사회경제적 조건이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는 책들, 리처드 윌킨슨의 《평등해야 건강하다》, 김승섭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 캐런 메싱의 《일그러진 몸》, 이민아의 《여자라서 우울하다고? 》 등을 두루 탐독한 수미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우울증에 가장 취약한 집단 중 하나가 ‘엄마’라는 점을 받아들인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동시대 기혼 유자녀 여성들의 삶을 오가며 이 논제를 균형감 있게 다루고자 했다. 의학 전문가와 우울증을 겪는 엄마들을 인터뷰하고, 지역 문제, 노동 문제, 여성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저서를 읽고 강연을 들었다. 공공기관의 통계 자료나 해외 학술지 등을 활발하게 언급하고 인용했다. 이로써 수미 작가는 ‘엄마’라는 위치성을 정신질환, 육아 복지, 섹스 문제, 자녀의 사교육, 경력 단절, 경제적 생산력 등 다각도에서 다룰 수 있기를 바랐다. 엄마의 우울증이라는 주제를 공부하는 일은 자신과 동료들을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하고, 두려움과 막연함에서 걸어 나가게 해 줄 삶의 지팡이이기도 했다. 그만큼 이 공부와 집필에 필사적이었다. 

 

 

울기 좋은 가게를 상상하다가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이라는 월간 모임을 시작하기까지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은 길을 걷다 눈물이 터진 수미 작가가 ‘어디 울기 좋은 가게 없을까?’ 두리번거리다 떠올리게 된 모임이다. 발빠르게 그는 인스타그램에 “엄마에게는 다양한 표정이 있습니다. 기쁨, 고단함, 행복, 슬픔, 벅참, 뿌듯함. 우울도 그중 하나입니다”로 시작하는 모임 공지를 올렸다. 〈경남도민일보〉에 광고도 실었다. 광고에는 별다른 말없이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이라는 모임 이름과 일시, 장소, 주최자의 이메일만 실었다.

  뜬금없는 공지에도 사람들은 모였다. 그렇게 해서 2022년 12월에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이 정식으로 시작됐다.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은 2023년 7월까지 시즌 1, 8회를 마무리하고, 2023년 9월 ‘우울한 여자들의 살롱’으로 시즌 2를 시작했다. 

 

단지 고통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 주는 것. 우울한 엄마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아픔에 대한 존중이었다. 우살롱에서 우리는 단 한 번도 “우울한 이야기해서 미안해요”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책 속에서

 

 

  우울증 자조모임, 글쓰기 모임, 책읽기 모임 등의 성격을 두루 가지고 있는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에서 참여자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어떤 마음이 되어 집으로 돌아갈까. 그리고 수미 작가는 ‘아이들을 곁에 두고 어떻게 우울할 수 있는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는가’두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책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은 상징적이고도 실질적인 의미에서 독자에게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을 열어 준다.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은 울기에도 웃기에도 안전한, 읽고 나면 개운해지는 책이다. 

저자소개

저자 : 수미
수미. 경남 창원에서 세 아이, 남편과 살고 있다. 5년 전 첫 자살충동을 느꼈다. 돌봄과 가사로 쉴 틈 없었던 하루 끝에 ‘이건 내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야’라고 생각했고, 1년이 지나도록 같은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뒤늦게 찾은 정신의학과에서 우울증을 진단받았다. 이후 3년 넘게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했고, 2015년부터 <경남도민일보>에 칼럼을 쓰고 있다. 2021년 에세이집 《애매한 재능》을 출간했다. 《애매한 재능》은 2022년 ‘창원의 책’으로 선정됐다. 2022년 12월부터 창원에서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이라는 모임을 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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