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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녀


  • ISBN-13
    979-11-969390-8-3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인디북스 / 인디북스
  • 정가
    16,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09-1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최다경
  • 번역
    -
  • 메인주제어
    인물, 문학, 문학연구
  • 추가주제어
    성연구: 여성, 소녀 , 불교: 신앙생활
  • 키워드
    #여성문학 #불교문학 #최다경 #인디북스 #치유문학 #인물, 문학, 문학연구 #성연구: 여성, 소녀 #불교: 신앙생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8 mm, 242 Page

책소개

빛과 소녀

 

성폭행과 그 후유증, 제도권 입시교육에 대한 절망으로 롤러코스트와 같은 삶을 살아야 했던 한 여성작가의 내면 고백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출간된 최다경 작가의 첫 소설집

 

 

지은이 |최다경

일러스트 |이기영

출판사 | 인디북스

분량 | 242쪽

가격 | 16,800원

ISBN | 979-11-969390-8-3 03810

발행일 | 2023년 9월 15일

분야 | 문학 〉 소설

주제키워드 | 여성, 성폭력, 불교, 치유, 화해 

출판사 연락처 | 070-4227-5593

온라인 보도자료 주소 http://www.indibooks.co.kr

 

 

▶ 책 소개

 

 

폭로와 저항의 미투 문학을 지나 트라우마의 언어로 성폭력의 고통을 그려내다

압축된 일러스트로 가려진 기억들을 표현하다

 

 

작가는 어릴 적 성폭행의 후유증으로 20년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한국과 독일을 오고 가며 여러 번 정신병동에 입원해야 했고 또한 하루 스무 알이 넘는 정신과 약물 과잉처방으로 폭식증에 걸려 어둡고도 절망적인 청춘을 보내야 했다. 어느덧 중년이 된 작가는 그때의 고통을 때론 생생한 그림처럼 때론 가려진 트라우마 기억 그대로 재현해 내려 애썼다. 

 

“십대에겐 무척이나 버거웠던 치료는 좀처럼 끝날 줄을 몰랐고 정신병동에도 수차례 입원해 보았다. 한국에서도, 심지어 이국땅 독일에서도. 다 지난 일이라 애써 지우려 해도 씁쓸한 웃음이 새어 나오게 만드는, 도리어 희망을 상실하게 만들었던 치료 시스템에 대해 지금은 딱 잘라 필요악이었으나 덕분에 살았다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엔 그것이 오로지 최선이라 세상도 나를 속였고 나 역시 스스로를 그렇게 속였다.” (작가의 말 중에서)

 

고등학교 자퇴 이후 자살을 시도하고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오다 회사에서마저 거부당한 채 이국땅에 홀로 나아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유산의 고통을 겪으며 다시금 외상이 재발하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삶, 그녀에게 어떻게 희망이 가능하였을까? 이국땅에서 만난 불교와 귀국 후 산사(山寺)에서의 생활, 등 파는 소녀와의 사랑…… 기적 같은 재활은 용서와 화해로 가능했다.

 

▶ 출판사 리뷰

 

작가는 심각한 정신적 공황과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여러 번 경험했다 전한다. 인생이 밑바닥을 쳤을 땐 각종 병명으로 가득 찬 진단서와 약물 이름이 빼곡히 적힌 처방전을 들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해야 했다. 십대에겐 무척이나 버거웠던 치료는 좀처럼 끝날 줄을 몰랐고 정신병동에도 수차례 입원했다. 한국에서도, 심지어 이국땅 독일에서도.  

잊으려 해도 도저히 잊을 수가 없고, 덮으려 해도 당최 덮어지지 않는 그 시간대를 그저 인생의 침체기, 무덤, 함정, 암 덩어리라 여기며 의식 저편으로 밀어 넣고 달리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던 작가는 어느덧 세월이 흐르고 상처는 희미해졌지만 다시 쓰려는 용기를 좀처럼 낼 수 없었다.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장애를 경험한 예술인의 인생사를 작품으로 펼쳐 놓을 수 있는, 작가로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를 얻었지만, 자전적 스토리를 펼쳐 놓기 전의 심리적 중압감이 상당했다고도 전한다. “정신질환이란 표현은 아직도 여전히 실로 민감하고 조심스러우며 거부감이 들고 순순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어떤 모양새였건 이 땅에 태어난 순간부터 하루하루 생활하고 기능했다 항변하지만, 이 낙인엔 감내해야 할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너무나 강해 보인다”고 담담히 고백한다. 

신앙인이 된 작가는 문득 자기와 같은 고통을 겪은 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자그마한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란 희망을 품기 시작하여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종교적 색채로 의도치 않게 신비주의로 비칠까 우려스러웠다고도 하지만, 불교에 귀의한 작가는 자신이 회복된 지난하고도 기나긴 여정을 되돌아보며 고통 속의 인간에게 위안이 될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할 수 있으며, 자신의 경험을 담아 실화에 바탕을 두었지만 문학이어서 부르기 너무도 자유로운 노래를 마음껏 부르는 심정으로 여주인공 리사의 입을 빌려 자신의 우여곡절 많은 인생을 펼쳐 놓았다. 

목차

▶ 차례

 

작가의 말 

 

1부 죽음의 기억

 

열일곱

기차와 녹색방

단절, 다시 원점

 

2부 베를린, 생명의 시

 

탈수와 금단

엄마가 보내온 천사

가난과 사랑

하늘에서 들려온 노랫소리

 

3부 세상 온갖 고통의 소리

 

어느 특별한 장례

등 파는 소녀

백일간의 사랑

너는 나다

 

트리오(2010년 충북작가 데뷔작)

 

본문인용

끔찍한 기억의 단상들이 트라우마의 언어와 절제된 일러스트로 표현되다 

 

구타의 기억은 끔찍하다. 

머리가 멈추어 버린다. 

몸 어딘가에선 기억하고 반응하는데

헌데도 제대로 맞서 싸울 수 없다. 

달린다, 달린다. 

마치 뒤에서 악령이라도 쫓아오는 듯 줄행랑을 치며 달린다. 

 

넘어져도 상관없다. 

언제였던가. 

그것은 아주 어릴 적이었다. 밤에 이어진 몸 대 몸의 기억. 목이 졸리고, 가슴이 더듬어지고, 옷이 벗겨졌다. 

 울부짖고 발버둥을 쳐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 리사에겐 갈 곳이 없다. 얼어붙었던 그 순간, 눈 앞에 다가오는 그의 얼굴. 리사는 꼼짝도 할 수 없다. 눈을 질끈 감았다.

 

 

90년대, 정신과 치료에 대한 고발이 아닌 담담한 기록 

  

 입속에 쑤셔 박은 세탁기 배수관만 한 호스가 리사의 위장 속에 이름 모를 약물을 흘려 넣고 있었다. 한참인가 위장 속으로 차디찬 액체가 흘러들었다. 백의(白衣)의 천사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곳의 간호사는 죄다 녹색 옷을 입고 있었다. 간간이 눈에 띄는 의사도 녹색 옷을 입었다… 토악질이 시작되었을 때, 리사는 그것이 멀미 나는 녹색으로 인한 온몸의 거부반응이라 착각했다. 

 

“으이구, 다 그냥 확 뒈지지,”

“저런 것들, 그냥 죽으라 그래.”

“디아제팜 5밀리. 야, 잡어, 묶어, 꽁꽁”

 

 

성폭력의 후유증과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 맞서지 못하고 무너지다

  

“내 그럴 줄 알았어. 

너 그.그.그거지.

너 멘탈 이상하지?”

 

“여기서 나가줘. 

윗선엔 보고했어. 

넌 안 돼. 

어차피 인턴이니까 오늘 당장 나가줘.”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날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딱 그 지점에서 사지가 얼어붙어 버렸다. 몸속 깊이 감춰진 귀소본능에 이끌려, 간신히 어찌저찌 집에 돌아온 듯하다. 그렇게 다시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리사는 자신의 집, 방구석의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이국땅 독일에서 코카인, 헤로인 중독자와 함께한 병동생활, 그곳에서 시작된 갱생

  

낯선 자들의 거리, 알코올 중독자, 마약 중독자, 기타를 치는 걸인, 저들과 나는 무엇이 다를까

 어린 갱소년, 한밤중에 병실에서 리사에게 빼꼼히 얼굴을 들이민 한쪽 눈이 일그러진 헤로인 중독자, 분노 조절이 되지 않는 이탈리아 아저씨가 패거리를 지어 리사에게 달려들어 담배를 구걸했고, 간호사가 이 광경을 보고 헐레벌떡 뛰어왔다.

 

정신병동에서 경험한 기적 같은 빛과의 만남

 

그는 약물과용의 후유증으로 코가 없었고, 다리 한 짝이 없었다. 온몸이 굳어 버린 그야말로 돌부처처럼 꿈쩍 않고 있던 할아버지가 리사 곁에 다가온 것이다. 

 

“가지 마, 거기 있어.”

 

할아버지는 리사에게 담배를 건넸다. 도망치려는 찰나에 리사의 심장에서 무언가가 툭, 떨어졌다. 

 

 떨리는 눈을 들어 할아버지에게 다가갔을 때였다. 알코올과 마약에 절어 반생이 불구가 되었다는 석화된 그의 몸에서 빛이 발했다. 리사는 헛것을 본 것마냥 뒤로 주춤 물러나 눈을 부볐다. 하지만 진짜였다. 온통 눈이 부시게 그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나와 같은 한 사람. 

내가 가버리면 그도 울지 모른다. 

손을 잡을 것인가, 말 것인가.

저 손을 저버리면 나도 울게 될 것만 같다. 

 

그가 건넨 담배 하나가 리사에겐 촛불과 같았고, 그가 발한 빛은 새 생명과도 같았다. 그의 부름에 응답한 순간, 리사는 다시 연결되었다. 그리고 사랑이 하고 싶었다.

 

 재활의 순간 찾아온 사랑, 지독한 가난 그리고 새 생명

 

그가 리사에게 다가왔을 때 리사는 막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그는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난 지 3년째 된, 리사에겐 대선배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갱생을 결심하고 벌이가 얼마 안 되는 직업생활과 취미활동을 시작했다.

다.  또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고 석 달이 지나고 리사의 배가 불러왔다. 리사는 태어나서 최고로 행복했다. 세상을 다 가진 것마냥 기쁨에 넘쳤다. 

  

“무엇이 꺼려져, 레오?”

“난 돈이 없어.”

“나도 돈이 없어.”

“난 직장도 없어. 결혼하려며 집을 얻어야 하는데.” 

 

네 집, 다섯 집을 지나 여섯 번째였다. 추운 길거리에서 리사의 다리 사이로 뜨거운 물이 흘러나왔다. 리사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머릿속에서 생각이 멈추지 않고 뱅글뱅글 돌아갔다. 그렇게 삼일 밤낮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베를린 밤거리를 쏘다니다가 쓰러졌다. 

레오는 고심 끝에 비행기 표를 끊고서 리사를 한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이번 이별은 아주 오래 걸릴 거야. 

내가 원해서 떠나는 게 아니니까. 

앞으로 한동안 무지하게 힘들겠지만

우린 이제 어른이 된 것 같아.

 

어떤 감상을 느낄 겨를도 없이 그렇게 리사는 베를린을 떠났다. 레오는 말없이 탑승 게이트를 지키고 한참을 서 있었다.

  

귀국 후 산사를 찾은 리사, 그곳에서 찾은 치유와 화해의 시간

 

거친 자갈을 걷어내면 알알이 드러나는 시냇가의 모래 부스러기처럼 더욱 또렷해지는 낱낱의 순간들, 신기하게도 살아오며 겪은 아픔만이 한 덩어리로 뭉친 채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다 보면 전각 안에 고요히 펼쳐 놓은 방석 위인데도 몸을 가눌 수 없고 갸우뚱 한쪽으로 기울어져 버렸다. 

 

이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고통스럽다는 저마다의 사연은, 벽에다 대고 외쳤다가 그대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다만 각자의 몫일 뿐이었다. 또다시 혼자 남겨진 시간의 고통은 오롯이 혼자 감당해 내야 했다. 

 

 

등 파는 소녀를 만나다 

 

한 손엔 연등을 쥐고 다른 한 손엔 접수증을 거머쥔 앳된 그녀는 고작 열다섯 남짓으로 보였다. 남루하다 못해 헐벗어 보이는 그녀는 외진 산기슭에 달랑 티셔츠 한 장에 다 헐은 청바지를 걸치고 슬리퍼를 신고서 연등을 팔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 갑자기 삼촌이 밤에 문을 따고 들어와서… 계속계속 말하고 싶어요. 말하고 나니 기분이 좀 좋아져요. 갑자기 배가 불러왔어요. 아버지가 마구 때렸어요. 뭔 짓 하고 돌아다니냐고. 죽고 싶어서 도망을 갔는데, 부모님은 더 이상 보지 않아요. 아예 연락 안 해요.  저 위에 암자에서 살게 되었는데 빨래를 하고 있는데 아기는 하늘나라로 갔어요. 절에선 극락이라고 해요. 진짜 다행이었어요.”

 

산사에서의 생활과 소녀와의 만남, 과거와의 화해 

  

먹구름 같은 머릿속.

끊어지지 않는 한 생각, 아니 오만 생각들.

모든 것이 환영들.

숨이 점점 가늘어지고

고동치던 머리도 가슴도 멎는다. 

 

한밤의 법당엔 따듯한 빛이 깃든다. 

눈을 뜨면 항상 그곳에 있는 붓다는, 

빙그레 웃다가 아름답다가 

한나 불상이었다가 그리고 멈춘다네.

마침내 사라진다네.

 

세상이 본래 그러하고, 종교는 위로하고, 사람들은 기도를 한다. 흩어지는 영상들, 조각난 감정들을 붙잡지 말라지만 자신에게는 그냥 날려 버리기가 무척이나 소중해 리사는 그것들을 모아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첫 소설의 주인공은 저 소녀가 될 것이다. 

 

소녀와 노보살과 함께하는 조용한 일상 속에 리사는, 조그맣지만 소중한 방을 꾸몄다. 책상 책장 필기구, 어릴 적 방과 비슷하게 배치한 공간, 그곳에서 뇌리에 이따금씩 옛날처럼 번쩍번쩍 신호탄이 울렸다. 멈추었던 한 지점에서 글이 다시금 터져 나왔다.  고통 속의 인간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써 보겠노라 포부는 야무지지만, 젊은 날의 치열함은 그 열기가 가신 듯하다. 나이듦에 날카로운 펜촉도 몽그라짐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멀게만 느껴졌던 이 세상도 그녀에겐 이젠 모두 하나이구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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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최다경
서울에서 태어나 경주에서 성장했다. 이화여대 및 동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교육학을 공부했다.
출판편집자, 독일어 번역가로 일해오다 <충북작가> 소설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인디북스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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