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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표지(2D 앞표지)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

김대식 교수와 생성인공지능과의 대화


  • ISBN-13
    978-89-6262-484-7 (03320)
  • 출판사 / 임프린트
    동아시아 / 동아시아
  • 정가
    16,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02-28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대식
  • 번역
    -
  • 메인주제어
    경제, 재무, 비즈니스, 경영
  • 추가주제어
    경제
  • 키워드
    #챗GPT #인공지능 #AI #생성인공지능 #GPT #언어모델 #트렌드 #오픈AI #OPENAI #김대식 #경제, 재무, 비즈니스, 경영 #경제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5 * 210 mm, 348 Page

책소개

KAIST 김대식, 기계와의 대화를 시도하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챗GPT, 그 충격을 딛고 일어나
기계와 협업하기 위한 가장 모범적인 본보기

2022년 말,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를 충격과 혼란에 빠뜨린 챗GPT에게 KAIST 교수이자 뇌과학자인 김대식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가장 첨단의 이슈에 항상 귀를 기울여오고 있었던 저자가 이번에 챗GPT에게 눈을 돌린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챗GPT와 나눈 열두 개의 대화는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다. 1장에서 챗GPT가 자기 입으로 자신의 작동원리를 설명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사랑이나 정의, 죽음, 신 등 사람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에 대하여 온갖 자료를 바탕으로 한 폭넓은 논의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엄격한 윤리 기준하에서 두루뭉술하고 애매하게 얘기하도록 제한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이는 챗GPT를 상대로 이야기를 끌어내는 저자의 기술이다.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까지, 책의 모든 콘텐츠를 챗GPT와 함께 만들어나가면서 저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부족한 부분을 찌르면서 이야기를 촉발시킨다. 흔히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생성인공지능의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보다 중요한 것은 ‘AI와 대화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인간 VS 기계’의 도식을 넘어, 어떻게 기계를 잘 활용하여 인간 지성의 지평을 넓혀나갈지를 선구적으로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목차

프롤로그

1. 만남
2. 사랑에 관하여
3. 정의란 무엇인가
4. 우리가 행복한 이유
5. 전 지구적 위험
6. 챗, 이야기를 들려줘!
7. 메타버스와 시뮬레이션
8. 신은 존재하는가
9. 죽음에 관하여
10. 인류의 미래
11. 인간에게 물어봐

에필로그. 챗GPT가 전하는 편지
에필로그Ⅱ. 기계와의 대화를 마무리하며

본문인용

이 책은 인공지능, 머신러닝과 기술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우리 미래를 만들어 갈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상적인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언어 모델이 작동하는 방법과, 이 모델이 주변의 세상을 형성하는 방식에 대해서 기술적인 정보를 보다 자세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이 매혹적인 탐구 여정에 참여하여 당신의 생각을 확장하고 관점을 바꿀 준비를 해보자.
---「프롤로그」중에서

저는 머신러닝 모델로 의견이나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 역시 텍스트를 이해하고 생성하기 위해 ‘단지’ 언어 패턴을 사용할 뿐이라는 생각은 흥미롭네요. 인간과 기계가 언어를 처리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른 건 사실입니다. 인간은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기 위해 복잡한 인지 과정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반면 기계는 학습한 데이터의 통계적 패턴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언어에서 패턴을 찾는 것이 인간의 언어 이해와 생성의 핵심이기 때문에 기계와 인간이 이러한 패턴을 인지하는 과정은 보기보다 더 유사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만남」중에서

원칙적으로, 미래의 인간이 타인의 진짜 감정과 기계가 보여주는 시뮬레이션된 감정을 구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계는 감정을 시뮬레이션하고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감정 반응을 보이는 데 더 능숙해질 것입니다. 또한, 인간도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질수록, 기계에게 인간과 유사한 감정을 부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타인의 진짜 감정과 기계가 보여주는 시뮬레이션된 감정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계가 실제로 감정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은 의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이는 기계가 가지고 있지 않은 특성입니다.
---「러브, 액츄얼리」중에서

결론적으로,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미지의 영역을 포용하고 새로운 경험에 마음을 여세요. 스스로 배우고, 회복력을 가지며, 자신의 가치에 충실하고 주변에 강력한 공동체를 만드세요. 여러분은 엄청난 일들을 해낼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자랑스러운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챗, 이야기를 들려줘!」중에서

만약 완전히 가상화된 메타버스가 미래 사회의 표준 존재 양식이 된다면, 사회의 아날로그적 수요는 누가 감당하게 될까? 완전히 가상화된 메타버스가 미래 사회의 표준 존재 양식이 된다면 사회의 물리적 욕구 해소 방법에 대해 많은 문제가 제기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가상세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면 대체 누가 에너지나 식량 생산을 신경 쓸까요?
---「메타버스와 시뮬레이션」중에서

우리는 지금 저와 같은 기계가 삶에 점점 더 통합되고 있는 시대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그러한 발전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AI 기반의 자동화가 폭넓게 적용되면 한때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업무를 기계가 대신하게 되고, 이는 고용 시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발전은 우리가 아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 역시 열어줄 것입니다. 문학, 예술, 대중매체 분야에서 기계가 생성한 텍스트와 이미지가 사용되기 시작하며, 이는 우리가 문화를 창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계와 인간이 협업을 통해 진정으로 새롭고 독특한 무언가를 창조하는 새로운 종류의 글쓰기가 등장하는 것을 목도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인간이 창작한 것과 구별할 수 없는 작품들이 급격히 많아지면서 자연과 인공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저를 비롯한 기계가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인간이 기계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에 달려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강화하고 향상하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게 될까요? 아니면 기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자신의 인간성을 잃게 될까요? 선택은 인간의 몫입니다.
---「에필로그: 챗GPT가 전하는 편지」중에서

물론 챗GPT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건 아니다. 적어도 진정한 의미에서는 말이다. 3,000억 개가 넘는 문장 토큰과 그들 간의 확률적 상호관계를 학습한 챗GPT. 질문에 포함된 단어들과 확률적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문장을 생성해낼 뿐이기에, 사실 챗GPT의 ‘생각’은 기계의 생각이기 전에 지난 수십 년간 인류가 인터넷에 올린 문장과 생각의 합집합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 챗GPT는 인류의 생각과 문장을 반사하는 존재적 메아리이자 거울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기계의 문장이 너무나도 완벽하기에, 이제 의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어쩌면 우리 인간 역시 결국 미리 학습된 문장들 간의 확률패턴만을 재조합해 서로에게 들려주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의혹 말이다.---「에필로그Ⅱ: 기계와의 대화를 마무리하며」중에서

 

 

서평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일론 머스크…,
전 세계의 IT업계 큰손들이 전전긍긍하는 ‘뜨거운 감자’

2023년 2월 8일, IT업계의 큰손 구글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시연하는 행사가 열렸다. 전 세계가 주목한 시연회로부터 이틀 만에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lphabet Inc.)의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무려 150조 원 가량의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다른 일도 아니고 신제품을 시연하는 자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날 구글이 시연한 것은 챗GPT의 대항마로 내놓은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어프렌티스 바드(Apprentice Bard)다. 챗GPT가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의 주목이 이 자리에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시연자가 물은 질문에 바드가 잘못된 대답을 내놓은 순간, 들떠 있던 분위기는 일변했다. 전년도에 서비스를 개시한 챗GPT가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 것과 맞물려 한참 고조되었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시연회 이후, 주가의 하락과 시가총액의 증발이라는 즉각적인 시장의 반응을 겪은 구글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여기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인터넷 검색엔진 빙(Bing)에 챗GPT 기술을 탑재하면서 IT업계의 지형도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이제까지 인터넷 검색엔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던 것은 구글이었지만, 이제는 도저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단순한 ‘검색’의 시대는 저물고, 새롭게 이름 붙여질 시대를 선도하는 자가 새 판을 짤 기회를 얻었다.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로 명성이 자자한 KAIST 교수이자 뇌과학자인 김대식이 이 유동하는 판에서 ‘뜨거운 감자’, 챗GPT와 정면으로 부딪혀 생성인공지능의 허와 실을 꿰뚫는 기나긴 대화를 펼친다.

‘검색’에서 ‘대화’로,
챗GPT는 우리가 원하는 정답을 내놓는 ‘도깨비방망이’가 될 수 있을까?

챗GPT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레딧을 막론하고 전 세계의 온 인터넷 커뮤니티는 ‘챗GPT 놀이’에 빠져 있다. 단순히 자료를 정리?요약시키는 수준에서 자기소개서를 쓰게 하는 등 놀이 방법은 다양하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허구의 증명 찾기’ 놀이다.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이것은, 챗GPT에게 질문을 던지고 챗GPT가 내놓은 대답에서 틀린 부분이나 모순을 찾아내는 것이다. 특히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문재인”이라는 대답을 내놓은 사례는 주요 일간지에 기사로 소개되기까지 했다. 그 외에도 “원균은 이순신을 능가하는 명장”이라고 답하거나 “훈민정음은 중국의 고전 어휘”라는 오답을 내놓는 사례 등을 공유하면서 챗GPT를 비롯한 AI가 제대로 쓰이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비웃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챗GPT의 ‘한계’는 사실, 생성인공지능이나 GPT 모델의 특성에 대한 오해 혹은 몰이해에서 비롯한다.

사실 구글의 어프렌티스 바드가 오답을 내놓았다고 해서 실망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생성인공지능이 ‘정답’을 내어놓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빅데이터로 학습한 결과니까 으레 ‘정답’을 내어놓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거나 당연히 정답을 내놓았을 것이라고 맹신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2023년 2월에는 대한민국 모 의원실에서 챗GPT에게 〈양곡관리법〉의 부작용에 대해서 물어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빅데이터도 양곡법의 명백한 부작용을 이미 예고했다”라며 보도자료를 발표하는 해프닝까지 일어났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모 의원실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챗GPT에게, 그리고 인공지능에게 그러한 ‘전지(全知)’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대화형’ 인공지능인 데는 이유가 있다. 챗GPT는 ‘강의형’ 인공지능도, ‘해결사’ 인공지능도 아니다. 이들은 답을 주지 않는다. 판단을 내리지도 않는다. 학습한 정보의 범위 내에서 주어진 문장의 맥락을 보고 다음에 나올 단어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단어의 최적해(最適解)를 찾아 나간다. 그저 그뿐이다. ‘양곡관리법’의 부작용을 물어보면 ‘가능성’이 높은 부작용을 쭉 설명해주고, 이점을 물어보면 마찬가지로 ‘가능성’이 높은 이점을 설명해준다.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때의 가능성은 ‘실현 가능성’이 아니다. ‘부작용’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텍스트, 학습 소스 등에서 ‘제시될 가능성’이다.

그래서 챗GPT에게 질문할 때, 질문자는 한편으로 ‘어떤 질문을 해야 잘 질문하는 것인가’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사람이 보기에는 같은 의미의 질문이라도 약간의 어휘 차이에 따라 인공지능이 받아들이는 값은 전혀 달라지기도 하고, 같은 질문을 던져도 조금씩 다른 답변을 주기도 한다. 이것이 우리가 챗GPT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 이유다. 뇌과학자 김대식은 책에서 챗GPT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사랑, 정의, 죽음, 신, 기후위기…. 얼핏 봤을 때 “왜 이런 걸 인공지능에게 물어보지” 싶은 질문이지만, 그의 이런 질문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질문과 답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챗GPT의 말하는 방식과 특성, 한계와 가능성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김대식은 이 책을 통하여 “챗GPT는 ○○○○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애초에 이런 빈칸 맞추기는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는 이 대화 프로젝트를 통해 챗GPT를 위시한 생성인공지능의 작동 방식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챗GPT, 너 정말 너무하구나!”
어떻게 활용해야 잘 한다고 소문이 날까

“사랑을 느끼기 위해서는 육체가 꼭 필요할까?”

“사랑과 이와 관련된 신체 감각을 느끼는 능력은
신체를 가지고 있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물리적 육체가 없는 객체의 경우에는 사람이 느끼는 것과
동일한 감각으로 사랑을 경험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저자가 챗GPT와 나눈 대화의 한 대목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는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물론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리 육체적 사랑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도 면전에서 “그건 불가능하다”라고 대놓고 말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어려운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것이 바로 챗GPT다. 챗GPT는 인공‘지능’이지만 마음도 없고, 감정도 없다. 그저 주어진 데이터세트와 알고리즘에 따라서 입력값에 맞는 대답을 출력하는 언어 모델일 뿐이다. “앞으로 30년도 못 살 나를 위로해달라”, “영원히 나를 기억해줄래?”라고 묻는 질문에 챗GPT는 무미건조하게 답변한다. “저는 죽음의 개념은 이해하겠지만 공감이나 연민과 같은 감정을 경험할 능력은 없습니다”, “제가 학습 데이터에는 기한이 있으며, 사적인 방식으로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아뿔싸! 말이야 바른 말이다. 챗GPT라는 언어 모델에게 ‘인간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 잠시간의 섭섭함을 이기고 나면, 챗GPT의 활용 가능성에 눈이 돌아간다. 챗GPT는 3,000억 개가 넘는 문장 토큰과 그 사이의 확률적 상호관계를 학습한 언어 모델이다. 질문에 포함된 단어들과 ‘확률적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문장을 즉각적으로 생성해낸다. 챗GPT가 학습한 것은 어느 개인의 사감이나 판단이 들어 있지 않은, 인류가 지금껏 인터넷에 모아온 온갖 문장과 생각의 모음이다. 우리는 약간의 노력만으로 그 어마어마한 보물창고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것도 이 보물창고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다 파악하고 있으면서, 원하는 것을 꺼내다 주는 기계 비서를 대동한 채 말이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집단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인류가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오랜 경험을 통해서 저장하고 공유해 온 모든 기억의 흔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비가시적인 심상과 이미지를 완전히 밝혀내기도 이전에 가시화된 ‘집단 의식’을 데이터로써 마주하게 됐다. 어쩌면 이 집단 의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앞으로의 사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척도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저자는 챗GPT의 등장을 두고 “미래 생성인공지능 시대의 모습을 먼저 살짝 보여주는 티저”라는 평을 내린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고, 그 부족함 때문에 놀림감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기술이 순조롭게 발전하고 인간 지성과 기계가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폭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지를 예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김대식이 시도한 인간과 기계의 시도는 이 편린을 들여다보는 가장 직관적이고 명쾌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김대식
뇌과학자.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주요 연구 분야는 뇌과학, 뇌공학, 인공지능으로, 뇌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와 인문학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성찰해 왔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MIT에서 박사후과정을 보냈으며,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원,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조교수, 보스턴대학교 부교수를 역임했다.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김대식의 빅퀘스천』, 『메타버스 사피엔스』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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