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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모버스(ETYMOVERSE), 어원으로 보는 세상


  • ISBN-13
    979-11-979099-5-5 (0370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파롤앤 / (주)파롤앤
  • 정가
    17,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09-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박만규
  • 번역
    -
  • 메인주제어
    언어, 언어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인문학 #언어, 언어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8 * 210 mm, 202 Page

책소개

말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지적 모험

『에티모버스(etymoverse), 어원으로 보는 세상』은 어원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 주는 인문교양서이다. 저자는 어원을 뜻하는 에티몰로지(Etymology)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에티모버스, 즉 어원으로 설명되고 파악되는 세상에 인문적 사고 및 소양을 갖추고자 하는 독자들을 초대한다. 말들의 뿌리인 어원은 그 말이 생겨날 당시의 사람들이 대상을 보던 시각을, 그들이 실제로 생각하는 바를 담고 있다. 오늘날 무심코 쓰는 어휘들의 어원에는 개념이 처음 형성될 당시 사람들의 사유가 비유와 함께 담겨 있어 사물에 대한 인류의 다양한 시각과 심오한 세계관을 알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이는 단어들의 의미 변화와 그 궤적을 탐색해 보면 인류가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의 구조를 알 수 있게 된다. 이는 현재 우리 생각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 준다.

목차

1장 시간의 이름짓기

‘까치 설날’과 ‘섣달’의 기원

나이를 왜 ‘먹는다’고 할까?

만우절의 모든 것, 핵심 정리

‘스승’의 의미를 새기며

놀라운 ‘바캉스’의 어원, 노동과 휴식의 개념

‘고요한 아침의 나라’

왜 영어의 월(月) 이름은 숫자로 되어 있지 않을까?

July와 August—시간에도 이름을 남긴 권력자들

‘한가위’와 ‘보름달’의 어원을 아시나요?

크리스마스, 메시아, 예수, 노엘의 어원

‘굿바이’가 약자일 줄이야

‘해’가 만든 단어를 아시나요?—‘희다, 밝다’ ‘동쪽’ ‘새롭다’

 

2장 어원으로 보는 세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하나’라는 폭력성

왜 서양의 왕들은 같은 이름을 쓰면서 2세, 3세를 붙일까?

약칭의 세계, ‘엘리자베스’와 ‘리즈’에서 ‘롯데’와 ‘메리엇’까지

‘장애’의 어원, ‘핸디캡’은 공정을 위한 것

‘당선인’이 틀리고 ‘당선자’가 옳은 이유

‘투표’(vote)의 어원은 ‘소망’, 그렇다면 ‘책임’(reponsibility)은?

Lord와 Lady가 빵을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심심한 사과가 심심하지 않은 이유

‘이모’와 ‘삼촌’의 사회학

 

3장 단어 쪼개기

테라스, 발코니, 베란다의 차이점은?

골프 관중이 ‘갤러리’로 불리는 이유

‘팬덤’은 그냥 ‘팬클럽’이 아니야!

‘미나리’와 ‘미더덕’—의외의 어원

‘언더스탠드’, 대표적인 어원의 가짜 뉴스

‘누리’와 ‘누리다’, 같은 기원?

‘롤랑 가로스’ 정신과 나달

‘테니스’ ‘발리’ ‘러브’는 어디에서 왔을까?

 

4장 말들의 먹방

‘짜파구리’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아무도 먹어 본 적이 없는 음식, ‘골탕’

‘삼시세끼’는 ‘역전앞’, ‘딤섬’은 ‘점심’?

‘봉사료’는 틀린 말!

‘밥심’과 ‘등심’의 관계

원샷! 각국 건배 구호의 차이

 

5장 코로나가 만든 말들

hospital과 hotel이 같은 어원이라고?

바이러스는 액체였다?

‘백신’과 ‘부스터샷’의 기원

‘마스크’와 ‘마스카라’는 무슨 관계?

‘격리’가 ‘쿼런틴’(quarantine)인 이유

‘위드’(with)는 ‘함께’가 아니었다?

‘델타’와 ‘오미크론’의 참 공교로운 스토리

본문인용

한국인들은 나이를 항상 ‘먹는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음식도 아닌데 나이를 ‘먹을’ 수 있을까? 한국어에만 있는 이 독특한 표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 우리는 ‘마음을 먹는다’고 한다. (…) 나아가 ‘앙심을 먹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욕을 먹는다’는 표현도 있다. (…) ‘꾸지람’ ‘핀잔’도 먹는다. 또한 우리는 ‘겁’도 먹는다고 하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공포의 심리가 체화되는 것이니 말을 할 수가 없는 그 상황이 더욱 실감 난다. 때로는 ‘충격’도 먹는다. 한편 ‘더위’를 먹는다고도 하고, ‘이자’나 ‘이문’을 먹는다고도 하며, 부당한 방식으로 수익 따위를 가로채거나 차지할 때 ‘돈’을 먹거나 ‘뇌물’을 먹는다고 한다. 한발 더 나아가 수수료를 ‘꿀꺽 삼킨다’라는 표현도 쓴다. (17~18쪽)

 

‘성탄절’(聖誕節)로 번역되는 ‘크리스마스’(Christmas)는 무슨 뜻일까?

영어의 Christmas는 (…)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는 cristes에 ‘미사’를 뜻하는 mæsse가 합성하여 이루어진 어휘이다. 흔히 X-mas로 표기되기도 하는데, 여기서 X는 Christ의 그리스어 Christós, 즉 Χριστός의 머리글자이다. (50쪽)

 

한편 ‘크리스마스’는 영어권을 벗어나 로망스어권으로 가면 전혀 다른 단어가 된다. (…) 스페인어에서는 navidad(나비닷), 프랑스어에서는 Noël(노엘)이다. ‘즐거운 성탄’도 프랑스어 ‘Joyeux Noël’(주아외 노엘), 스페인어 ‘Feliz Navidad’(펠리츠 나비닷)이다. 이들 언어의 크리스마스는 모두 ‘탄생’을 뜻하는 라틴어 형용사 natalis(나탈리스)로부터 파생된 어휘들이다. 여기서 ‘탄생’이란 다름 아닌 ‘예수의 탄생’을 의미한다. (52쪽)

 

‘Good bye’(굿바이)는 ‘God be with ye’, 즉 신이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라는 표현에서 기원한 것이다. 여기서 마지막의 ye는 you의 고어형이다. 1570년대의 문헌에 Godbwye가 나타나는데, 뒷부분은 ‘be with ye’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그리고 본래는 God(神)이었는데, 이후 관용적으로 쓰이면서 본래의 의미가 약화되고 ‘Good-day’나 ‘Good evening’과 같은 표현에 영향을 받아서 Good으로 바뀌었다. (58쪽)

 

우리가 ‘해’가 바뀌었다, ‘해’를 넘긴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한다, 새로운 ‘해’를 맞는다 등과 같이 표현할 때의 ‘해’는 ‘연’(年, year)을 뜻하는 말이다. (…) 이 ‘해’는 우리말에서 많은 어휘를 파생시켰다. 첫째, 흰색을 나타내는 형용사 ‘희다’(白)가 ‘해’에서 온 말이다. (…) 앞이 탁 트여 넓고 시원하다는 뜻의 ‘훤하다’도 ‘해’에서 나온 말이다. ‘밖이 훤하다. 앞길이 훤하다’와 같이 쓰는데, 태양처럼 밝은 것이 또 어디 있으랴 생각해 보면 적절한 비유라 아니할 수 없다. 막힘없이 깨끗하고 시원스럽다는 뜻의 ‘훤칠하다’도 ‘해’에서 왔다. 머리카락이나 수염 따위의 털이 희어진다는 뜻의 ‘(머리가) 세다’도 ‘해’가 ‘새-/세-’로 구개음화된 것이다. 물론 ‘새치’도 마찬가지이다. (60~61쪽)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투표가 자신의 정치적인 의사를 표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이다. 투표란, 집단에서 공통의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제도이다. 동양어권에서 투표(投票)는 단지 표를 던진다는 뜻이지만, 서양어권에서는 ‘소망’이라는 뜻이다. 영어와 프랑스어의 vote와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의 voto는 모두 소망을 뜻하는 라틴어 votum에서 기원하는 단어들이다. (91쪽)

 

프랑스어의 경우 매우 가까운 친구를 뜻하는 말로 ‘copain’(코팽)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는 ‘함께’를 뜻하는 co와 ‘빵’을 뜻하는 pain이 합쳐진 말로서 ‘빵을 함께 먹는 사이’라는 뜻이다. 이 단어는 영어

의 company(컴퍼니)와도 역사를 같이하는데, 우리가 잘 알다시피 이는 ‘함께하는 사람’이나 ‘(집에 찾아온) 손님’과 같이 친밀감이 있는 사람들, 혹은 ‘회사’나 ‘중대’ ‘극단’ 등과 같이 공동의 목적으로 함께 일하는 단체를 가리킨다. 이 company는 12세기 중엽에 고대프랑스어의 compagnie(콩파니)로부터 유입된 말로 이는 라틴어 ‘함께’를 뜻하는 com과 ‘빵’을 뜻하는 panis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말이다. (96쪽)

 

‘갤러리’라는 말은 우리말에서 ‘화랑’을 뜻하는 말로 주로 쓰이며, 골프에서는 ‘관중’을 뜻하는 말로 쓰이는 외래어이다. 왜 이렇게 서로 닮지도 않은 두 뜻이 하나의 단어에 담기게 되었을까? 영어 단어 gallery는 중세 라틴어 galeria에서 온 말이다. 이는 교회 안의 작은 기도실 혹은 현관(church porch)을 뜻하는 galilaea에서 왔다. (…) 이로부터 14세기경에 벽을 따라 난 좁은 통로나 기다란 복도를 뜻하는 고대프랑스어 galerie가 나왔다. 그러다가 이것이 15세기에 영어로 편입되어 gallery가 탄생되었다. (114쪽)

 

팬덤(fandom)은 킹덤(kingdom)처럼 ‘팬들의 관할구역, 영토’ 혹은 ‘팬들의 집단’이라는 의미가 되는데, 이러다 보니 팬덤은 특히 킹덤의 영향으로 인해, ‘팬들의 왕국’이라는 어감을 얻게 된다. 실제로 팬덤을 사전에 따라서는 ‘열광적 팬의 왕국[영역]’(the realm of avid enthusiasts)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따라서 팬덤은 단순히 팬클럽이 아니다. 단순히 동호인들의 모임인 ‘클럽’이 아니라, 규정, 법규가 지배하는, 그리하여 체계를 갖춘 팬들의 집단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의 팬클럽이라는 용어는 맞지 않게 되어 이러한 체계성을 갖춘 집단이라는 의미를 더욱 잘 전달하는 ‘팬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120쪽)

서평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라고 성경책은 세상의 창조를 묘사한다. 사물보다 말이 먼저라는 것은 과학적 상식을 벗어나는 것이지만, 김춘수의 시에서도 ‘꽃’이라 부르니 비로소 내게 와 꽃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말과 사물은 불가분의 것이다. 물리학자는 세상의 탄생을 설명하지만, 언어학자는 ‘우리에게’ 세상 탄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준다. 그들은 세상을 이해하고 풀이하는 서로 다른 열쇠를 쥐고 있다. 영화 〈컨택트Arrival〉(2017)에서 외계인들과 접촉하고 미지의 세계의 메시지를 풀어내는 임무를 맡은 사람은 바로 물리학자와 언어학자였다. 여기에 ‘에티모버스’라는 세상을 만들고 설명하는 또 한 명의 언어학자가 있다. 그는 세상(universe)을 그 처음의 이름, 즉 어원(etymology)으로 설명해준다. 사물에 처음 이름을 붙일 때 사물과 이름의 관계는 임의적이지만 동시에 개연적이다. 하나의 이름이 붙여지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물들의 이름이 붙여지고,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처음 왜 그 이름을 붙였는지 기억하지 못한 채 그저 말을 할 뿐이다. 그리고 한 뿌리에서 나와 서로 다르게 변형되어가는 말들의 관계를 알지 못한 채 말을 한다. 한글, 한자어, 영어, 프랑스어, 라틴어를 넘나들면서 언어학자 박만규는 정치·경제·사회의 복잡한 세상의 넝쿨을 헤치고, 세상을 이해하게 하는 말들의 뿌리로 우리를 안내한다.

저자소개

저자 : 박만규
박만규(아주대 불문과 교수)는 언어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연구와 강의를 수행하고 있는 언어학자이다. 특히 어원과 인류 문명사에 대한 탐구를 통해 인간 사유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추적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어원에 대한 호기심 충족에 그치지 않고, 이를 문·이과 통합의 지식과 결합하여 정신문화와 물질문명을 연결하는 넓은 시야를 얻는 것을 추구한다. 이외에도 그는 한국어와 서양어에 나타난 세계관의 차이, 현대 프랑스 문화의 기원 그리고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언어에 관해서도 강의와 칼럼 및 저서 집필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초대 전국 사립대학교 인문대학장 협의회, 한국사전학회와 한국프랑스어문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프랑스 정부 학술공로훈장을 수훈했다. 저서로는 『설득언어』(베가북스)와 『빛나는 당신이 있다면 촛불을 켤 필요가 없다』(씨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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