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실이라면 조약은 매듭과 같다
조약을 따라 한국 근현대사의 결정적 장면을 따라가는 여행!
역사책에는 항상 나오지만 봐도 봐도 머리만 아플 뿐, 정작 우리는 조약을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약은 지금의 우리 역사를 만든 결정적 사건들이기에, 조약만 알아도 한국 근현대사의 가장 크고 중요한 봉우리를 정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이러한 조약들의 결과와 의미뿐 아니라 체결 장소, 배경, 전개 과정까지 아우르고 있어, 조약을 통해 우리 역사를 더욱 깊이 들여다볼 귀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로
역사가 바뀐 순간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는 조약을 빼놓고는 감히 말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36년 동안 이루어진 일제 식민 지배라는 치욕적인 역사를 우리에게 남긴 을사늑약을 비롯해 1997년 온 국민을 경제 위기에서 구해낸 IMF 합의까지, 우리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에는 항상 조약이 있었다.
종잇장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조약문의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이 우리의 역사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를 알게 된다면 누구나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에서는 “조선은 중국(청나라)의 속방”이라는 문구 하나 때문에 청나라가 조선의 내정을 마음대로 간섭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이 그 예다. 그런 만큼 이 책에서는 각 조약의 주요 조항을 하나하나 살피며 뜻도 모르고 줄줄이 외우기만 했던 조약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되짚는다.
어렵다고 미루지만 말고
이참에 한국 근현대사까지 꿰뚫자!
조약, 협약, 협정, 각서, 선언... 조약이나 이에 맞먹는 국가 간의 합의는 왜 이리 많고 온통 어려운 한자투성이인지! 그뿐인가, 웬만한 것들은 이름이 너무 길어 외우기조차 어렵다. 조약의 ‘조’ 자만 나와도 멈칫했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많은 청소년에게 역사 공부의 걸림돌이었던 조약을 시대순으로 살피며,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와 근대적인 조약을 맺기 시작한 1876년부터 2021년의 역사까지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이 책에서는 조약이 체결된 장소에 주목한다. 스포츠 경기에서 홈그라운드가 가지는 이점이 분명 있듯이, 조약 당사국들은 어떻게든 자국에 유리한 곳에서 조약을 맺으려 안간힘을 썼다. 그렇기에 ‘역사 간이역’에서는 중명전과 흥복헌 등 굴욕적인 역사의 현장이었던 우리 궁궐뿐 아니라, 세계적인 조약 체결의 중심지인 런던이나 워싱턴 D.C.와 같은 도시를 조약의 역사 측면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특별히 소개한다.
과거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
아픈 역사는 뒤로 하고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하여
우리가 조약을 알아야 하는 진짜 이유는 조약과 협정을 지키지 않으면 국가가 멸망할 만큼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는 구한말 강화도조약부터 한일병합조약까지 일본을 비롯해 서구 열강들과 불평등한 조약을 맺는 바람에 나라를 잃어버린 아픔을 겪었다. 또한 광복 이후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더불어 과거사에 대해 일본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 한일기본조약), 경제적·군사적으로 여전히 미국에 높이 의존하는 결과를 낳았다(한미상호방호조약, 한미행정협정SOFA).
하지만 조약 때문에 우리가 불이익만 감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력이 신장하면서 우리도 과거를 거울삼아 조약의 잘못된 조항을 바로잡으려고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그 결과로는 미군이 한국에서 저지른 범죄를 벌하도록 한 SOFA 개정과, 자주국방의 초석을 마련한 한미미사일양해각서 해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자칫 조약은 불합리하다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명하게 체결하면 우리에게 충분히 도움이 되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조약을 알면 더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더 나은 대한민국의 앞날을 만들어나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