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호 작가 해설 부분
체험의 언어에 담아놓은 선한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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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를 한 편 읽어볼까요?
밤새 별들이
왜 풀밭으로
내려오는 걸까?
노래하는 풀벌레
목을 축이라고
이슬방울을 빚는 걸 거야
밤새 별들이
왜 옹달샘으로
내려오는 걸까?
맑은 샘물이
더 반짝이라고
별빛을 뿌려주는 걸 거야.
_ 「별은 무얼 할까」 전문
시인이 묻습니다. “밤새 별들이 / 왜 풀밭으로 / 내려 오는 걸까?”라고 말입니다. 생각해 보지만 답이 얼른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2연을 읽어봅니다. 아하, “노래하는 풀벌레 / 목축이라고” 그랬다는 군요. 밤새 노래했으니 목이 많이 마르겠지요.
시인이 다시 묻습니다. “밤새 별들이 / 왜 옹달샘으로/ 내려오는 걸까?”라고 말입니다. 그것은 “맑은 샘물이/ 더 반짝이라고” 별빛을 뿌려주는 것이라는군요. 맑은 샘물이 더 맑아지겠네요.
이 시를 읽으면 밤새워 노래하는 풀벌레, 풀잎 끝에 맺히는 이슬, 옹달샘 맑은 물속에서 반짝이는 별 이미지가 가슴에 가득 차오르면서 시를 읽는 사람의 마음을 더없이 맑고 순수해지게 합니다. 아마도 서향숙 시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동심의 세계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연 단위로 묻고 답하는 문답식 구조, 맑고 깨끗한 자연물을 통해 보여주는 순수 동심의 세계, 저학년 어린이에게 맞춘 눈높이, 단순명쾌성을 살린 시적 표현, 별이 풀밭으로 내려온다는 물활론의 세계 등 서향숙 시인의 시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핵심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시입니다.
- 중략
서향숙 시인의 연보를 살펴보면 유난히 눈에 띄이는 것이 있습니다. 2012년 명지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면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광주교육대학교대학원 아동문학과에 겸임교수로 출강합니다. 이후, 광주광역시 남구청, KBC 광주방송, 광주 MBC, 광주광역시 노대동성당, 광주 수완초, 광주광역시 동구청 평생교육원 등에서 동시와 동요 창작 강의를 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서향숙 동시 낭송과 동요발표회>를 열기도 했고 KBS 창작 동요대회 노랫말 입상, 한국동요음악대상(작사 부문)을 수상하는 등 동요 작사가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까 서향숙 시인은 초등학생 때는 합창 단원이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순천시립합창단에서도 활동했다고 하네요. 서향숙 시인이 동요 작사에 진심인 이유가 있었어요.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서향숙 시인이 동심의 시와 동심의 노래를 사람들에게 널리 나눠주려는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획득하게 된 삶의 철학을 저학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직관의 언어로 담아놓은 이번 동시집에는 세상을 동심으로 가득 차게 하려는 선한 영향력이 넘치도록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