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안팎의 이런저런 변화로 인하여 그리고 보다 나은 글쓰기 교육을 위하여, 새롭게 ‘교양글쓰기’ 교재를 쓰게 되었다. 우리는, 지난번 교양글쓰기 머리말에서, 글쓰기는 어렵고, 글 쓰는 것을 가르치기는 더 어렵고, 글쓰기 가르치는 교재를 쓰는 일은 더욱더 어렵다고 했다. 이제 책을 거의 마무리하면서 전체를 훑어보니, 역시 글 쓰는 것을 가르치는 책을 쓰는 일은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의 방법에 특별한 묘법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글쓰기 교재는 글 쓰는 방법을 일반화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모든 글쓰기의 과정이 유사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세밀히 보면 그 과정은 글 쓰는 이마다 제각각 다르기도 하다. 글의 종류나 기능, 역할 등에 따라 그 과정이 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어찌 보면 글쓰기 방법은 세상 사람 머릿수만큼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글쓰기를 위한 또 하나의 기준 좌표라고 생각하자. 좌표란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가상의 위치만 나타내는 것이다. 현실은 좌표 어름 어딘가를 떠돈다. 그러니 실제 글쓰기는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 때때로 원칙에서 조금 벗어나는 글이 더 뛰어난 경우도 있다. 원칙을 익히되, 어떻게 쓸 것인가를 스스로 깊이 고민하면서, 글 쓰는 이 나름의 방식대로 쓰면 좋겠다.
만약 글쓰기 공부에 왕도가 있다면, 그것은 송나라의 문장가 구양수 선생이 제시한 ‘삼다(三多)’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 즉 좋은 글을 많이 읽고 쓰고,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한 개인이 평생 동안 닦아가며 이루어 나가는 끝없는 과정이다. 그러니 왕도는 아니라도, 글쓰기 교실에서 이런 글쓰기 교재도 영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고난도의 글쓰기 훈련을 위한 ‘글쟁이’ 지도서가 아니고, 글쓰기의 기초를 익히는 책이다. 이 책으로 글쓰기 공부를 하면서, ‘삼다’를 늘 염두에 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