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사가는 이 “나다.”라는 형식의 내용을 더욱 발전시키는데, 주로 그는 예수님의 신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이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4,26; 8,28.58; 13,19; 18,5.6.8 참조). 특히 당신의 신원을 밝히는 단락(8,21-30)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관련해 이 표현 방식을 사용하시면서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5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8,24) 하고 말씀하신다(8,24.28.58). 이것은 죄와 죽음에서의 해방이 전적으로, 신앙 안에서 당신을 아는 것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는 선언이기도 하다.
-25쪽, 나다
무엇보다 요한복음은 머리글(1,1-18)에서부터 하느님께서 신비스러운 존재, 곧 ‘빛’과 ‘생명’의 근원이신 분이라고 제시한다. 8장에서는 ‘세상의 빛’(8,12-20)이신 예수님과 예수님께서 스스로 자기계시를 통해 당신의 신원을 알려주시는 내용(8,21-30)을 전한 다음, 곧바로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고쳐주신 단락(9,1-41)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9,5)라고 말씀하신다. ‘눈먼 사람’을 보게 하신 예수님의 이 표징이 지닌 의미는 “나는 세상의 빛이다.”(8,12)라는 점을 확증해 주는 것이다.
-41쪽, 03. 나는 세상의 빛이다
예수님의 ‘사람의 아들’이라는 칭호가 ‘그리스도-메시아’는 물론이고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칭호와 동등하게 나온다(마태 26,63; 마르 14,61 참조). 사실 유다인들이 쓰고 있던 메시아 칭호들은 예수님의 사명과 신원을 정의하기에는 불충분하고 그 의미가 모호했다. 공관복음은 초대 교회 신앙의 발전과 더불어, 부활 계시에 비추어 예수님의 지상 생활을 재해석하면서 각기 고유한 방식으로 예수님께서 메시아일 뿐 아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유일하고 유례없는 관계를 지니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선언한다.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유다인들과의 논쟁 가운데 솔직히 당신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밝히신다. 즉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신 내가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였다 해서, ‘당신은 하느님을 모독하고 있소.’ 하고 말할 수 있느냐?”(10,36) 하고 말씀하신다. 구약성경에서부터 자주 쓰여 온 이 칭호가 이제부터는 당신의 행동, 그리고 성부와의 일치를 드러내는 표현에 따라(요한 8,30.38)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150쪽, 11. 나자렛 사람 예수님_사람의 아들_다윗의 후손 메시아_그리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