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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나의 섬 학소도


  • ISBN-13
    979-11-984035-1-3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지도없는여행 / 지도없는여행
  • 정가
    17,5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09-01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최범석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자연 주제 , 정원 (역사, 일반) , 자연세계: 취미일반 , 전원생활: 일반
  • 키워드
    #옛집 #여행 #세계여행 #고향 #고향집 #정원 #텃밭 #반려견 #애견 #길고양이 #길냥이 #진돗개 #가드닝 #전원생활 #집수리 #식물 #나무 #꽃 #학소도 #귀향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8 * 210 mm, 280 Page

책소개

15년간 5대양 6대륙을 누비던 30대 싱글 남자. 

귀국 후 어느 날, 애견 인왕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찾아 한겨울에 옛집으로 캠핑을 떠난다.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 집은, 20년이라는 세월에 묻혀 폐가가 되어 있었다. 

진돗개의 놀이터인 마당에 꽃과 나무를 심고, 텃밭을 가꾸고, 벽에 페인트칠하고, 집을 조금씩 수리하여 잠시 머물 거처로 삼았다. 그

러나 그 공간은, 남자에게 새로운 자유를 선물하고 그를 붙잡았다. 

지난 24년동안 옛집은 서울 도심 속의 섬 아닌 섬 '학소도'로 변신했고, 남자는 사계절 자연와 함께 호흡하며 그 안에서 매일 새로움을 마주한다. 

 

 

 

 

 

목차

□ 프롤로그 - 모든 길은 고향으로 

◈ 겨울에 캠핑을 떠나다 

◈ 내 인생의 집들 

◈ 옛집, 새로운 삶 

◈ 나무 심는 남자 

◈ 육체노동의 즐거움 

◈ 집에 이름을 지어주다 

◈ 흙과 친해지다 

◈ 오, 나의 진돗개! 

◈ 인왕산 살롱 

◈ 나의 비밀 정원 

◈ 자연이 말해주었다 

◈ 학소도의 사계 

◈ 나에게는 고향이 있습니다 

□ 에필로그 - 익숙함과 새로움

본문인용

<본문 맛보기>


여기, 서울 도심 인왕산 자락의 한 낡은 집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젊은 미혼 남자의 귀향 이야기이자, 그와 함께 사는 나무와 꽃과 동물 들에 대한 이야기다. 집의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성장한, 자유와 여행과 자연을 사랑하는 평범한 남자가 살아가는 과정의 기록이다.     _<본문 9쪽>

 

고향 집은 나에게, 자유롭게 꾸미고 채워 넣을 수 있는 빈 공간을 선물했다. 또한 자연을 소개해 주고 흙을 만지게 허락했다. 서울 도심 속의 섬 아닌 섬 '학소도'는,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에게 로빈슨 크루소의 무인도가 되어주기도 하고, 허클베리 핀의 뗏목이 되어주기도 한다. 현실에 지친 나의 쉼터이자, 미래를 꿈꾸는 잠자리다. 이곳에서 나는 세월과 함께 나의 내면세계로 여행을 떠나면서, 삶의 본질에 조금이나마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_<본문 12쪽>

 

인왕이가 얼마나 짖었을까, 실내가 다시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긴장했던 근육이 풀리면서 나는 다시 깊이 잠들었다. 다음 날 눈을 뜨자 해가 떠 있었고, 나는 살아 있었다! 거실로 나오는 나를 인왕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힘차게 꼬리를 흔들며 맞았다. 분명 꿈은 아니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결국 나는 귀향 첫날밤에 신고식을 호되게 치른 셈이 되었다. 그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인왕이는 알고 있겠지…….     _<본문 27쪽>

 

내 인생에서 특별한 또 다른 집은 프랑스 파리의 뷔셔리 가rue de la Bucherie 37번지에 있다. 파리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이 17세기 건물 안에서 나는, 1995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살아보는 굉장한 행운을 누렸다. 서점 ‘셰익스피어 엔드 컴퍼니Shakespeare & Company’의 역사와 주인 할아버지 조지 휘트먼George Whitman, 그리고 내가 6개월간 겪은 그 많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자면 책 한 권 분량도 넘을 것 같다. 내가 그곳에 머문 절대 시간은 짧을지 모르지만, 10년, 20년 지낸 것 이상으로 그 집은 나에게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했다.     _<본문 44쪽>

 

언젠가 내 출생신고 때의 주소가 현재 내가 쓰는 주소와 같은 걸 보고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내가 살아오면서 한국 안팎에서 머물렀던 주소가 참 여러 개인데, 결국 나의 첫 번지수를 찾아온 셈이니 말이다. 태어나서 12년을 살고 떠날 때는 젊고 활기차고 아름다웠던 집이, 20년 뒤 찾아가 보니 늙고 아프고 비참한 모습으로 같은 자리에 남아 있었다. 떠날 때 철없는 어린 소년이었던 나는 그사이, 30대 초반의 건강하고 꿈 많은 남자로 성장해 있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_<본문 70-1쪽>

나무는 늙고 지치고 외로워 보이던 나의 고향 집을, 활기차고 풍요롭게 해주었다. 나 또한 나무를 만나고 함께 생활하면서, 추상적으로 여기던 자연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나무와 잎을 쓰다듬고 마음속으로 대화를 나눈다. 그 침묵 속의 대화는 내가 읽은 어떤 책보다도 많은 철학과 삶의 본질을 나에게 가르쳐준다. 나무는 또한 나에게 꾸밈없는 아름다움과 진정한 예술이 무엇인지도 끊임없이 보여준다.     _<본문 89쪽>

 

이렇게 하는 게 맞느냐는 둥, 생각보다 쉽다는 둥, 페인트칠에 소질이 있다는 둥……. 그러다 한동안 맡은 일에 몰두하느라 조용한가 싶었는데, 얼마 못 가 불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팔이 저린다, 허리가 아프다, 아무래도 망친 것 같다, 인건비가 비싼 사람을 이렇게 막 부려도 되느냐……. 그때 내가 친구들에게 약간은 미안한 마음으로 던진 멘트는 이러했다. “예술과 봉사활동을 동시에 한다고 생각해!”     _<본문 99-100쪽>  

 

나는 처음으로 집을 손으로 어루만지고, 고장 난 기능을 고쳐주고, 상처 난 곳을 실리콘으로 때워주고, 찌든 때를 벗겨주고, 헐벗은 곳을 페인트와 타일로 덮어주고, 환한 조명으로 밝혀주었다.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집은 즉각 큰 기쁨으로 보답했다. 나는 더 건강해지고, 멋져지고, 밝아지고 있었다. 우리가 사랑에 빠질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신없이 몰입하게 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행복해지고, 예뻐지고, 웃음으로 얼굴이 해맑아지는 것과 같이.     _<본문 103-4쪽>

 

처음에는 내가 사는 집에 당호를 붙인다는 게 어색했지만, 지나고 보니 집도 하나의 이름을 가질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폼 잡으려고 집의 이름을 짓는 것이 아니라, 집도 사람만큼 품격을 존중받을 만한 소중한 공간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_<본문 122쪽>

학소도에서 생활하면서 나는 평생을 즐기게 될 소중한 취미를 얻었다. 바로 텃밭과 정원을 가꾸는 일. 뒤뜰에 있는 터앝에는 먹고 싶은 각종 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터앝 주위에 각종 과일나무와 꽃나무, 야생화를 심고 가꾼다. 앞뜰에도 다양한 나무와 꽃과 허브가 자란다. 이 ‘초록이들’은 모두 나의 친구이고 가족이다.    _<본문 133쪽>

 

개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점점 더 혼자가 된다. 외로움은 깊어져 간다.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기억도 점점 줄어든다. 추억을 기록해 줄 집의 기능도 사라진다. 개인 블로그나 SNS가 사이버상의 집이 되어줄 수는 있어도, 내가 자고 먹고 숨 쉬는 땅 위의 집을 대체할 수는 없다.     _<본문 189쪽>

 

사람은 누구나 가끔 도피를 꿈꾼다. 아침 출근길 숨 막힐 것 같은 만원 버스 안에 서서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을 상상하는 직장인이 있으며, 낯선 사진작가와 함께 지루한 일상과 집에서 벗어나기를 꿈꾸는 매디슨 카운티의 농부 부인도 있다. 지긋지긋한 학교와 공부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학생이 있고, 소똥 냄새 나는 농촌 마을을 떠나 도시의 화려한 생활을 꿈꾸는 소녀도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상상 속에서 아내의 품으로 달려가는 외양어선 선원이 있고, 꿈에서나마 부대를 떠나 고향으로 향하는 군인도 있다. 책을 잠시 덮고 가슴 설레는 로맨스를 꿈꾸는 노교수가 있으며 은퇴 후 귀농해 있을 자신의 삶을 매일 그려보는 공무원이 있다. 그리고 여기만 아니면 어디서든 더 행복하리라 믿지만, 어쩔 수 없이 오늘도 여기서 살아가는 또 다른 많은 사람이 있다.     _<본문 194-5쪽>

 

학소도 뜰을 거닐 때면 가끔, 신비로운 자연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환상에 빠진다...... 귀로 들을 수 있는 단 한 마디도 내게 건네지 않지만, 키 큰 나무와 키 작은 나무, 덩굴나무, 야생화, 허브들은 내가 모르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자연의 침묵은 나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학소도의 뜰에서 나는 여행을 하듯 즐겁게 방황하고, 예기치 않은 만남을 통해 새로움을 경험한다. 밖의 현실에서  잃어버린 생기를, 나의 도피처인 비밀 정원에서 되찾는다.     _<본문 208-9쪽>

 

봄날의 철쭉꽃이나 한여름의 능소화 한 송이를 손바닥 위에 놓아본 적이 있는가? 눈으로 꽃 가까이 다가가 꽃술을 관찰하고 꽃잎의 모양과 무늬를 감상해 본 적이 있는가? 손가락으로 꽃잎을 살며시 문질러보고 그 감촉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고유의 향을 맡아보고, 꽃잎 하나 따 씹어본 적이 있는가? 사랑에 빠진 사람도 이 모두를 경험해 봐야 사랑이 더 완벽해지는 걸 실감할 수 있지 않은가?     _<본문 227쪽>

 

'자연스러움'은 심적으로, 정신적으로 평온한 느낌을 준다. 우리 중에 '자연스러움'이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그 단어 안에는 '자연'이 있다. '자연'과 멀어지면서 혹시, '자연스러움'도 함께 사라지는 건 아닐까?     _<본문 230쪽>

 

겨울이 찾아와도 ‘인왕산 살롱’은 휴업하지 않는다. 아파트에서는 불가능한 장작 난로의 따뜻한 불을 즐기며 학소도 손님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는 이어진다. 광활한 시베리아 자작나무숲 속 외딴집에 온 듯한 착각이 드는 걸까. 밖에 눈이 내리고 있거나 아스팔트 도로에는 이미 녹아 없을 하얀 눈이 집 뜰에 소복이 쌓여 있으면, 주인장과 손님들은 더 열을 내고 시끄러워진다. 마치 바다 위 외딴섬에 갇혀 오늘 밤만이라도 육지를 잊고 싶은 사람들처럼…….     _<본문 237, 241쪽>

 

자연이 선물한 고마운 술기운에, 일 년 중 잠깐만 즐길 수 있는 봄기운에, 반가운 얼굴들과 마주하며 존재 이유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 속에서 학소도는 기분 좋게 취한다.     _<본문 249쪽>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필수적일지도 모른다. 내가 나를 알지 못하면 누구를 알 수 있겠는가? 내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누구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겠는가? 내가 왜 사는지 모르면 어떻게 남의 삶을 조금이라도 공유할 수 있겠는가?       _<본문 265쪽>

 

대학 강의실에서, 지구촌 여행길에서, 또 내가 이제껏 만난 사람들에게서 배우지 못한 많은 것을 고향은 나에게 가르쳐주었다. 세계적 대도시 서울 도심에 있는 작은 섬, 학소도를 나에게 선물해 주었다. 이곳에서 자연을 소개해 주었고, 나는 자연을 통해 정직한 사랑을 배우고 있다. 농부의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고, 육체노동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고향 집은 또한 내가 나의 과거와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었다. 과거의 내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다는 자명함을, 귀향한 나에게 직접 확인시켜 주었다.     _<본문 271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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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최범석
서울 인왕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미국 버클리대학(UC Berkeley)에서 국제정치학, 경제학, 독문학을 공부하고, 서울대학교와 미국 하버드대학(Harvard)에서 각각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중국 등지에서 15년을 보내고, 현재는 서울에 있는 자신이 태어난 집 ‘학소도 鶴巢島’에서 글을 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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