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는 1학년, 날마다 새로운 일이 자꾸자꾸 생겨요!”-1학년생들의 신나는 하루하루가 담긴 일기 같은 시
입학통지서를 처음 받고 두근두근 설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아이는 어느새 어엿한 초등학교 1학년생이 되었다. 날마다 새로운 일이 자꾸자꾸 생기는 1학년, 학교에 오가는 길에서 처음 보는 것들도 많고, 학교에서 처음 알게 된 친구들도 처음 배우는 것들도 정말 많다. 저녁때 일기를 쓰는데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것들이 떠올라,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를 정도이다. 신형건 동시집 『나는 나는 1학년』엔 1학년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고, 또박또박 소리 내어 책을 읽고, 또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도 하면서 보낸 하루하루가 시에 담겨 있다. 즐겁고 신나는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면, 어느새 몸도 마음도 부쩍 자라는 1학년생들의 생생한 성장 일기가 한 권의 동시집이 되었다.‘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길가에 앉아 있던 참새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갑니다. 문득 참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새처럼 잽싸게 학교로 날아가 교문 앞 전깃줄에 앉아서 친구들이 줄지어 오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친구들 앞에 폴짝 내려앉아 “안녕!”하고 인사하면 어떨까요?’ -<시인의 말> 중에서신형건 시인은 이처럼 1학년다운 시선으로 아이들의 일상에서 시의 제재를 발견해 낸다. 아침마다 친구들을 빨리 만나고 싶어서 참새처럼 잽싸게 학교로 날아가고, 국어 시간에 연필로 꾹꾹 눌러 글씨를 쓰면 갖가지 낱말이 새싹처럼 또박또박 돋아나고, 운동장에서 냅다 달려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꽈당 넘어져 무릎이 깨지기도 하며, 하교 시간엔 가장 친한 짝꿍과 떡볶이 한 접시를 사 먹고는 가슴이 홧홧해져서 마치 난로를 삼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동시집 『나는 나는 1학년』은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와 2부엔 활기찬 학교생활이 펼쳐지고, 3부엔 방과 후 가족과 함께하는 아늑한 시간이, 그리고 4부엔 아이들 눈에 비친 자연의 경이로움이 담겨 있다. 또한, 네 화가가 각기 다른 개성으로 그린 일러스트는 아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뿐 아니라 사물이 지닌 고유의 색감과 질감을 풍부하게 표현하여, 독자들이 동시집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즐거움을 배가한다.
▶혼자 소리 내어 읽고, 또박또박 따라 쓰기도 하면서 국어 표현력을 쑥쑥 키우는 동시집
‘빈 화분에/ 솔솔 꽃씨를 뿌리면/ 새싹이/ 쏙쏙 돋아나요// 빈칸에/ 사각사각 글씨를 쓰면/ 새 낱말이/ 또박또박 돋아나요’ -「씨」 전문‘갸우뚱/ 고개를 기울이다 보면// 꼭꼭/ 머리에 숨어 있던/ 생각 하나가// 또르르/ 알약처럼 굴러 나오지.’ -「갸우뚱」 전문쉬는 시간에 와글와글하던 아이들은 공부 시간이 되면 사뭇 진지해진다. 소리 내어 국어책을 읽고, 또박또박 글씨를 쓰며 ‘꽃씨 같은’ 자신의 생각을 담고, ‘깔깔 까르륵 하하하 호호’ 하는 한글을 보면서 ‘야, 글자에서/ 웃음소리가 난다!’(「한글이 웃는다」)고 감탄한다.유아에서 어린이로 성큼 성장하는 이 시기엔 좋은 동시를 접하게 하는 것이 아이들의 문해력뿐 아니라 감수성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초등학교 1~2학년 시기에는 리듬감 넘치는 시를 소리 내어 읽는 행위를 통해 언어의 유창성을 얻기도 한다. ‘가슴이 콩닥콩닥// 두 눈이 허둥지둥/ 건널목 신호등도 깜빡깜빡//(...) 필통 속 연필도 덩달아/달그락달그락(「허둥지둥」)’과 같이 반복적인 소리를 통해 아이들은 글자의 변화에 흥미를 갖게 되며, 자연스레 언어를 폭넓게 이해하고 터득하는 기쁨을 누린다. 동시집 『나는 나는 1학년』에서 각 부가 끝날 때마다 나타나는 <따라 쓰는 동시> 페이지는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손끝에 힘을 모아 시를 따라 쓰는 동안 아이들의 숨결과 마음은 가지런해지고, 그 시는 아이들 마음속에 소중한 보물로 오래오래 간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