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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하이딩 인 파리


  • ISBN-13
    979-11-980161-1-9 (0392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혜윰터 / 도서출판 혜윰터
  • 정가
    2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07-28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로리 짐머
  • 번역
    문준영
  • 메인주제어
    예술
  • 추가주제어
    예술일반 , 미술: 형식 , 기행문 , 장소와 사람: 일반 및 그림집 , 미술: 표현방법 및 주제
  • 키워드
    #파리 #여행 #예술 #현대미술 #일러스트 #에세이 #예술사 #예술일반 #미술: 표현방법 및 주제 #미술: 형식 #기행문 #장소와 사람: 일반 및 그림집
  • 도서유형
    종이책, 양장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8 * 210 mm, 376 Page

책소개

코로나 시대에 책으로 파리를 여행하기

 

코로나 팬데믹이 잦아들면서 전 세계 곳곳으로 가는 비행기 길이 다시 열렸지만, 선뜻 떠나기에는 막상 주저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여행에 대한 갈증은 남는 법이니, 몸을 옮기는 휴가 대신 그간 접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나 휴식을 취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언젠가는 떠날 파리 여행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아트 하이딩 인 뉴욕』(이지민 옮김, 혜윰터, 2021)으로 도시 예술이 지닌 매력을 전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저자가 이번에는 파리로 떠났다. 이번 책 역시 뉴욕 편과 마찬가지로 도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예술품들을 소개하는 데 집중하지만 팬데믹 상황임을 고려해 탈고 후 파리에 재방문해 검토하며 수정을 거친, 좀 더 깊은 정성과 수고가 담긴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예술품이 집약되어 있는 루브르나 오르세보다 길바닥, 공원, 강 주변 등과 같은 일상 공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품들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이동 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공원에 들렀다가, 배를 채우러 식당에 갔다가, 센강을 산책하다가 슬쩍 볼 수 있는 예술을 일러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는 파리의 예술을 많은 독자가 꼭 만나셨으면 좋겠다.

 

 

파리의 거리에서 만나는 예술 작품들

 

이 책 1장은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가장 첫 번째 이유인, “항상 자신의 코끝을 보면서도 미처 인식하지 못”(5쪽)하는 것처럼 늘 그 근처를 지나다니면서도 놓치기 쉬운 파리의 예술품들을 소개하는 데 집중한다. 이에 저자는 파리에서 익숙하지만 의외인 장소로 우리를 데려간다. 가령 벽(<예루살렘에 도착하는 누앙텔 후작>)이나 타일 속(<오 벨 뿔>), 터널(프랑수아 데퀴르의 조각들)이나 공원(<아이 러브 유>) 등이 그곳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저자는 그것들을 익숙하게 여기기보다 다시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가령 파리식물원에 위치한 '도도 회전목마'는 저자가 애정을 갖고 풀어내는 작품 중 하나다. 이 회전목마는 “얼핏 보면 조명과 음향 효과가 평범한 데다 동물 형상의 목마들도 나무로 만들어진 그냥 구식 놀이기구”(39쪽)인 것만 같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동물들이 '멸종위기 동물들'임을 알 수 있다. 심지어 1992년에 제작되었음에도 1930년대 스타일로 설계된, 교육적인 목적과 예술적인 완성도를 고루 갖춘 작품인 셈이다. 아무래도 외부에 놓인 작품들 중에는 건축물이나 조각 등인 경우가 많다. 3장 '조각의 비밀'에서는 흉상, 분수, 기둥들, 기념상 등과 같은 작품에 집중해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그것들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채롭고 거대한 작품이 파리 곳곳을 채워나가고 있음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 

 

 

파리의 거장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사람들

 

파리는 명불허전 예술의 도시다. 이는 로댕, 반고흐, 세잔, 피카소, 스타인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화가들이 파리를 근거지 삼아 그곳에서 생활하며 작품활동을 했을 뿐 아니라 파리 모습을 예술에 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은 미술관에 귀중히 전시될 만한 작품들을 남기기도 했지만 특별한 인연이나 계기를 통해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에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프랑스의 '국보'로 칭해지는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무료'로 볼 수 있는 파리의 오래된 교회들이 그러하다(45쪽). 또한 '몽마르트'와 '몽파르나스'의 예술가들이 모두 존경하는 세잔의 경우는 파리와 남부 프로방스 사이에서 이사를 반복하며 파리에 자신의 자취를 남겼다. 가령 <단지, 컵, 사과가 있는 정물>, <파리의 지붕들>(264쪽)이 당시를 담은 그림이다. 

지금이야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작품을 남겼지만 당시 화가들은 외롭고 힘겹게 작품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런 순간에도 그들은 혼자가 아니었다. 그림을 그리는 주변 동료들부터, 미술용품들을 값싸게 내어주던 상점들, 그리고 그들이 모여서 음식을 앞에 두고 그림 이야기를 실컷 나눌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한 카페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공간과 사람들까지 예술로 여기며 불러낸다. 가령 '예술가들의 아버지'라 불리던 줄리아 프랑수아 탕기(232쪽)나 “좋은 예술 작품은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데 달려 있다고 믿는 사람”(245쪽)으로 색채에 열정을 가지고 직접 물감 안료를 생산하며, 예술가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했던 귀스타브 세닐리에르(245쪽)가 그렇다. 몽파르나스에 문을 연 첫 번째 카페이자 최고의 카페라고도 불리는 '르 돔 카페'는 그곳에 모이는 예술가들의 스스로를 '도미에르들'이라고 칭하면서 함께 예술에 대해 토론하고 식사도 하면서 '공동체'를 꾸리기도 했다. 또한 이후 근처에 문을 연 카페들에게 선례가 되어주었다(110쪽).

 

 

파리에 대한 역사서이자 안내서

 

이 책은 각 글마다 예술품을 한 점씩 정해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전형적인 아트북 구성을 취하지만 파리의 깊은 역사를 다룬 역사서이기도 하다. 파리가 겪어내야 했던 전쟁들을 비롯해 파리의 문화전성기였던 벨 에포크 시대에 대한 이야기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각 예술품이 어떤 역사적인 맥락 안에서 탄생했는지 함께 이해하는 일은 예술을 더 풍부하게 읽는 방법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 책은 여느 여행책 못지않은 파리 가이드북 역할도 한다. 가령 어느 계절에 몇 시까지 문을 열고 어떤 강연이나 행사가 열리는지, 그럴 때 이동 수단은 무엇이 편리할지 등과 같은 정보가 빼곡하다. 심지어 이 책 6장은 제목이 '지하철 타고'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하철 역사 혹은 지하철을 타며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날이 굳을 때 유용한 루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뉴욕 편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말미에 책에서 소개한 작품들로 동선을 짠 루트들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뉴욕 편에서 협업했던 일러스트레이터 마리아 크라신스키와도 다시 뭉쳤다. 공간과 작품의 특징을 시원하게 잡아내 밝은 색감을 더한 그의 일러스트 덕분에 책장을 넘기는 내내 즐거울 것이다.

 

목차

서문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1장 놀라운 장소들

아르노 드 뷰에즈, 〈예루살렘에 도착하는 누앙텔 후작〉|오귀스트 로댕, 고블랭 극장|오 벨 뿔|

봉 마르셰|도도 회전목마|데롤|외젠 들라크루아,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사원에서 쫓겨나는 헬리오도루스〉, 〈악마를 물리치는 대천사 미카엘〉|프랑수아 데퀴르, 지하 납골당의 조각들|프레데릭 바롱·클레어 키토, 〈아이 러브 유〉|콜베르 갤러리|앙리 마에, 그랑 레 벽화들|앙리 마에, 〈로트렉 찬가〉, 〈예술가들에게 바치는 기도〉|자크 모네스티에르, 〈시간의 수호자〉|줄스 쿠탕·샤를 리슬러, 세브르 아르누보 포티코|르 샹하이, 스테인드글라스|메종 파케티, 스그라피토|마누엘 누네즈 야노프스키,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 복제품|마티 수로넨, 푸투로 하우스|생 테스타슈 성당, 현대미술|야외 조각 미술관

 

2장 거장들과 함께 만찬을

라 봉 프랑케트|카페 드 라 로통|클라운 바|라 쿠폴|르 돔 카페|라 펠리치타|아라 스타크, 〈퀸콩〉|오 라팡 아쥘|막심스 드 파리|라 메디테라네|모리스 호텔|물랭 드 라 갈레트|르 트랑 블루

 

3장 조각의 비밀

아슬란, 〈달리다 흉상〉| 세자르 발다치니, 〈켄타우로스〉|샤를 오귀스트 르부르, 월레스 분수|클라스 올든버그·코셰 반 브루겐, 〈파묻힌 자전거〉|다니엘 부렌, 부렌의 기둥들|라 데팡스|데니스 푸에쉬, 가바르니 기념상|에마뉘엘 프레미에, 〈잔 다르크〉|자유의 여신들|조르주 디에볼, 〈주아브〉|앙리 아루아, 〈죽음〉|장 뒤뷔페, 〈환영〉|장 팅귈리·니키 드 생 팔레, 〈스트라빈스키 분수〉|장베르나르 메태, 〈벽을 통과해 걷는 남자〉|호안 미로, 〈문버드〉|쥘에임 달루, 〈외젠 들라크루아 기념비〉|줄리앙 로리우, 카트리테트|막스 에른스트, 〈거대한 조력자〉|오십 자드킨, 여러 작품들|파블로 피카소, 〈아폴리네르에게 바치는 찬사〉|폴 란도프스키, 〈몽테뉴〉|폴 바니에르, 슈타인렌 분수|폴 베리, 〈구체들의 분수〉|살바도르 달리, 〈해시계〉

 

4장 역사 속에 흠뻑 빠지기

아르누보|폴리 베르제르|앙리 알프레드 자크마르, 야자나무 분수|비둘기의 집|마르크 샤갈, 오페라 가르니에의 프레스코화|페르 탕기, 인상주의자들의 미술용품점|테르트르 광장|방돔 광장|생 드니문과 생 마르탱문|세닐리에르|조르주 캥 공원|빈첸초 코로넬리, 〈루이14세의 천구와 지구본〉|센강의 알려지지 않은 여인

 

5장 예술가들의 방식으로 살며 일하기

바토라부아|세잔의 자취를 따라서|시테 플로리|거트루드 스타인의 집|로이 풀러의 집|마리 바실리에프의 식당|피카소의 작업실|로즈 발랑의 집|라 루쉬|빌라 드 아르|빌라 쇠라|빈센트 반고흐의 집

 

6장 지하철을 타고

오귀스트 로댕, 〈생각하는 사람〉, 〈발자크 기념비〉 복제품|프랑수아 쉬텡, 〈미술과 공예〉|프랑수아 샤인, 〈화합〉|지네비에브 카디외, 〈은하수〉|엑토르 귀마르|장 미셸 오토니엘, 〈야간 보행자들의 키오스크〉

 

7장 존경하는 예술가들을 참배하기

페르 라셰즈|몽파르나스 공동묘지|몽마르트 공동묘지|파씨 공동묘지

 

8장 미래의 아이콘

 리볼리 59번지|벨빌의 벨베데르|크리스티앙 게미(C215), 마레와 판테옹의 명사들|플뤽투아르|오베르캄프 벽|몰리토르 호텔, 파리|13구의 벽화들|뒤프레 놀이터

 

탐방 동선 짜기

후기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에 관하여

 

본문인용

첫문장 : 파리에서 예술품을 찾기란 너무 쉬운 일이라, 마치 여러분이 항상 자신의 코끝을 보면서도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못 보고 지나치는 것들이 다반사입니다.

 

얼핏 보면 이 회전목마는 조명과 음향 효과가 평범한 데다 동물 형상의 목마들도 나무로 만들어진 그냥 구식 놀이기구 같아요. 하지만 여기에는 단순히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넘어선 매력이 있답니다. 회전목마의 말들 대신 그 자리에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있거든요. ‘도도 회전목마’ 혹은 ‘멸종위기 동물들의 회전목마’라고 불리는 이 놀이기구는 날로 늘어나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에 대해 멋지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과거에 사라진 몇 종의 동물을 재현해놓아 방문객들에게 쉽사리 잊지 못할 깨달음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39쪽

 

들라크루아의 가장 유명한 작품들 가운데 일부는 파리의 오래된 교회들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답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조용한 신앙의 경전에서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은 예술의 제단을 경배하는 사람들에게는 종교적인 체험을 하는 것과 다름없지요. 들라크루아는 무신론자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종교화 제작을 의뢰받았습니다. 그중 유명한 작품은 파리에서 두 번째로 크고 후기 바로크 양식의 비대칭 탑 두 개로 잘 알려진, 생 쉴피스 성당에 있습니다. -45쪽

 

몽파르나스에 문을 연 첫 번째 카페이자, 혹자는 최고라고 주장하는 르 돔 카페는 카페들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곳으로 꼽히기에 충분합니다. 그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이곳에 모이던 예술가·작가들은 스스로를 도미에르들(돔의 사람들)이라고 부를 정도였죠. 이곳은 영어권 예술가들에게 천국이자 전 세계에서 온 창조적인 해외 거주자들을 반겨주는 카페였습니다. 

1898년에 문을 연 르 돔(카페 두 돔이라고도 불렸죠)은 몽파르나스의 풍경을 확연히 바꾸었고, 곧 1900년대 초 예술가·작가들의 카페 문화를 선도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09쪽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 파리에서 현대성과 공공 예술이 지배적인 라 데팡스는 파리나 그 주변부와 약간 대조적인 곳입니다. 파리의 서쪽 외곽이자 행정구역상 퓌토에 속하는 이곳은 계획적으로 조성된 상업-비즈니스 구역으로, 파리를 미래주의적으로 해석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많은 고층 건물과 파리 개선문(에투알 개선문)을 모나게 재해석한 것 같은 라 데팡스의 신개선문이 있지요. 요한 오토 폰 스프레켈슨과 레이첼이 1989년에 건축한 높이 110m인 이 입방체 구조물은 실제로 파리 개선문의 현대판을 의도해 설계했답니다. -154쪽 

 

예술가들도 유흥을 위해, 또한 작품에 영감을 얻기 위해 이곳으로 모여들었어요. 마네는 1882년에 그린 그의 마지막 대표작에서 이 카바레의 (아마도 화류계 여성인 것 같은) 바텐더 한 사람을 묘사해 그 모습을 예술사에 영원히 남겼지요. 〈폴리 베르제르의 바〉에서 여성 바텐더는 거울을 등지고 바 앞에 서서 관찰자와 시선을 마주하고 있는데, 거울 속 그 뒷모습이 비스듬한 각도에서 비친 것이라 한 세기 넘도록 미스터리로 남았답니다. 로트렉은 폴리를 배경으로, 혹은 폴리에서 영감받아 수많은 작품을 그렸지요. 왕성한 벨 에포크 포스터 디자이너였던 화가 쥘 세레와 아르 데코의 대가 에르테도 마찬가지고요. -220쪽

 

많은 예술가가 세닐리에르의 가게를 애용했고, 그들의 요구사항은 그가 개발하는 제품에 영향을 줬습니다. 드가가 갈색의 부드러운 파스텔을 요청하자 세닐리에르는 30개의 갈색 톤을 포함해 700가지 색상의 파스텔을 

제조했죠. 귀스타브의 손자 앙리는 1948년 피카소가 어느 표면에든 번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채색 도구를 요청하자 유성 파스텔을 개발합니다. 이 두 제품은 모두 지금까지도 꾸준히 팔리고 있죠. 에두아르 빌라르는 이 가게의 캔버스를 정기적으로 구매했고 고흐, 세잔, 수틴, 고갱은 세닐리에르에게 자신들의 작품에 어울리는 색상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도 했답니다. -246쪽

 

언젠가 몽마르트의 어느 카페 바깥에 앉아 있었어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길 건너 낡은 파란 현관문 앞에서 열심히 셀카를 찍고 있더군요. 파리에는 아름다운 문들도 많고 안으로 들어가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중정들도 많은데, 그 조잡하게 색칠된 문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던 걸까요?

그 파란 문과 안에 있는 또 다른 문을 지나 계단을 몇 층 오르면 젊은 반고흐가 1886년부터 1888년까지 동생 테오와 살았던 곳이 나옵니다. 미술품 거래상이었던 테오는 형 빈센트에게 이 도시의 활기찬 예술 세계를 소개해주려고 그를 파리로 불렀습니다. -298쪽

 

통근하는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지하철 콩코르드역에는 커다란 낱말찾기 놀이와 인권에 대한 역사 강의, 그리고 예술이 하나로 결합된 볼거리가 있습니다. 1989년 벨기에 예술가 프랑수아 샤인이 디자인해 1991년 완성된 〈화합〉이라는 이 작품은 기존의 평범한 지하철역 타일을 수많은 문자와 단어들로 바꾼 것이죠. 이 작품에 들어간 문자와 낱말들은 모두 1789년 프랑스혁명 때 라파예트 후작과 토머스 제퍼슨이 작성해 배포한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309쪽

 

가로수 그늘이 늘어 서 있는 오베르캄프가로부터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라 플라스 베르트라는 예스러운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이 카페의 단골들은 테라스에서 미술사의 일부가 될지도 모르는 장면을 목격하죠. 바로 옛 광고판이 갓 나온 따끈따끈한 현대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을 말입니다.

파리에서 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들은 많지만 정해진 일정에 맞춰 예술가가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곳은 드물죠. 몇 주마다 한 번씩 해외에서 초대받은 예술가 한 사람이 오베르캄프가의 ‘그 벽’에 벽화를 그립니다. -351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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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로리 짐머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큐레이터. 짐머는 여행, 음식, 아티스트의 권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쿠시니르스키 거버(Kushnirsky Gerber PLLC)의 저작권 침해 사건에서 아티스트 연락 담당자로 활동하고 있다.
아트 하이딩 인 파리: 빛의 도시에 대한 일러스트 가이드(2022), 아트 하이딩 인 뉴욕: 도시의 비밀 걸작에 대한 일러스트 가이드(2020), 로건 힉스: 여전히 뉴욕(2022), 스프레이 페인트의 예술; 그래피티 거장들의 영감과 기법(2017), 골판지 예술: 창의성, 협업, 스토리텔링, 재사용을 위한 아이디어(2015)를 저술했다.
그림작가(삽화) : 마리아 크라신스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 아코디언 연주자 지망생. 시카고, 파리, 트빌리시, 워싱턴 DC에서 공공 외교, 미디어 리터러시, 예술 교육 분야에서 일해왔다.
번역 : 문준영
연세대학교에서 서양사와 철학을 전공한 뒤 영국 런던 대학교에서 이탈리아 근현대사와 파시즘의 역사교과서 연구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대전예술고등학교에서 이탈리아 문화와 역사, 유럽 문화예술 전반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파시즘 시대를 중심으로 19~20세기 이탈리아 문화계와 지성계의 역사관 및 역사해석을 주로 연구한다. 이탈리아 작가 쿠르치오 말라파르테의 『쿠데타의 기술』에 해제와 감수를 맡았고, 『진보주의 교육운동사』를 함께 우리말로 옮겼다. dormire@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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