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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한 계절

손끝으로 더듬어 마음으로 여민 사적인 여행


  • ISBN-13
    979-11-87093-24-4 (03980)
  • 출판사 / 임프린트
    이데일리(주) / 이데일리(주)
  • 정가
    1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05-1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강경록
  • 번역
    -
  • 메인주제어
    생활, 취미, 레저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여행 #국내여행 #여행에세이 #여행핫플 #감성여행 #주말여행 #당일여행 #당일치기 #계절여행 #인문여행 #인생여행 #관광 #국내관광 #이데일리 #생활, 취미, 레저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2 mm, 272 Page

책소개

어떤 여행에도 길어 올릴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같은 곳에서 다른 멋을 찾아내는 아주 사적이고 내밀한 시선

 

여행전문기자 10년. 보통 1주일에 한 곳씩 여행 기사를 쓰니 어림잡아도 500여 곳을 여행한 사람에게 여행이란 뭘까? 

저자인 강경록에게 여행은 무엇보다 즐거움이다. 그러나 그 즐거움은 뛰어난 풍광, 줄 서는 맛집,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 할 ‘핫 스폿’에만 있지 않다. 그에게 여행의 즐거움이란 의미가 더해지는 것으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자연, 건물이나 장소, 음식과 생활 등이 품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비롯된다. 그리하여 여행은, 오감에 더해 작은 속삭임을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마음을 활짝 열었을 때야 온전해진다. 그 온전함으로부터 생의 갈라진 틈에 스며들어 채울 새로운 이야기들이 고이기 시작한다. 사소하지만 단단해 스러지지 않고 씩씩하게 버텨줄.

이 책에는 저자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이야기, 그래서 본인의 새로운 이야기가 된 여행지 40곳이 담겨 있다. 일부는 이미 너무 유명한 곳이고, 많은 이들이 다녀와 여행기를 남긴 곳이기도 하지만 저자만의 사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새로운 이야기들이 하나씩 숨어 있다. 숲에서 깨달음을, 호수에서 예술을, 마을에서 애환을, 꽃에서 사람을 찾아내는 그만의 내밀한 이야기가 직조된다.

자연과 사람 그리고 그 사이에 품은 이야기를 향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계절 화보를 넘기면 가장 먼저 숲의 향연이 펼쳐진다. 긴 들숨으로 억척스레 버텨낸 일상을 뒤로하고 잠시나마 긴 날숨으로 평안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숲 이야기는 읽고 보는 것만으로도 삼림욕을 하는 듯한 기분에 들게 한다.

숨을 고르고 나서는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는 것이 순서. ‘눈이 열리고’ 모둠에서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산과 호수, 강과 계곡, 바다와 섬을 만나고, 이어지는 ‘피안에 깃들고’ 모둠에서는 오래도록 걷고, 머물고 싶은 풍경과 이야기가 담긴 곳으로 떠난다. ‘멀리 향기롭고’에서는 코끝이 아닌 마음에 잔향을 남기는 씩씩하고 강건한 꽃들의 속삭임을, ‘이야기를 만나고’에서는 마을과 그 마을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의 여행 친구는 저자를 일컬어 ‘못되고 악랄한 완벽주의자’라고 평했다. 마음이 산란하고 소란할 때, 그 무엇도 명확하지 않아 알던 길도 흐릿할 때, 이 못되고 악랄한 완벽주의 여행기자가 그려놓은 길을 따라 찬찬히 걸으며 심호흡해보는 것은 어떨까?

목차

숨을 고르고

은은하게 퍼지는 달고 시원한 공기 | 경기 남양주 국립수목원

한 걸음씩 비우고 마침내 버려내면  | 강원 평창 오대산 선재길

제 발걸음 소리만 데리고 걸어도 좋은 | 충북 옥천 화인산림욕장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겨울의 목(木) 소리 | 대구 팔공산 북지장사 솔숲 길

달뜬 욕망이 사소해지는 정원 | 경북 군위 사유원

오롯한 자연이 함께 발걸음을 맞추는 | 경북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 숲

비 내리면 더 신비롭고 애틋한 | 부산 기장 아홉산 숲

그저 걷고 숨 쉬는 것만으로도 |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

 

눈이 열리고

한 굽이 깊어질수록 짙어지는 | 강원 삼척 응봉산 덕풍계곡

추억은 안개로 피어오르고 | 강원 횡성 횡성호 둘레길

꿈인 듯 아른한 신비 한 자락 | 강원 삼척 무건리 이끼폭포

태고의 자연이 시간으로 깎아낸 절경 | 강원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길

가슴 먹먹해지도록 티 없이 맑은 | 충북 단양 제비봉과 충주호

절정을 넘어 경외가 된 아름다움 | 광주 무등산 돌기둥

발그레 수줍다가도 결국 타오르는 | 전남 신안 홍도

달 뜨는 산허리에 달뜨는 마음 | 전남 영암 월출산

 

피안에 깃들고

천년 물길 따라 잔잔히 굽이치는 | 충북 영동과 경북 상주 구수천 팔탄 천년 옛길

때로는 가까이 종종 멀리 | 충북 청주 대청호

그리는 마음이 보드라운 까닭은 | 충남 태안 내파수도

느릿하게 깊숙하고 완벽하게 고요한 | 전북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 관방제림 그리고 죽녹원

잊힌 이야기와 오늘의 예술가가 만나면 | 경북 안동 예끼마을

인고의 세월을 버텨낸 거목의 안온한 품 | 경북 성주 성밖숲

섬마을의 고된 삶이 들어찬 논배미 | 경남 남해 다랭이논

골골이 소문처럼 번지는 가을 호수의 아침 공연 | 경남 밀양 위양지

 

멀리 향기롭고

봄바람에 넘실넘실 꽃 멀미도 반가운 | 경기 안산 풍도

가파른 절벽 위 시리도록 처연한 | 강원 정선 동강

예쁘고 씩씩한 것들이 흐드러지게 춤을 추는 | 강원 태백과 정선 분주령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 전북 완주 금낭화 군락지

산자락을 압도하는 노란 꽃의 기세에 반할 | 전북 무주 적상산 노랑매미꽃 군락지

그늘마저 붉은 꽃바다 | 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 숲과 백운동 별서정원

설움이자 희망인 나무가 꾸는 꿈 | 전남 구례 산수유마을

향은 깊고 마음은 통하고 | 경남 양산 통도사 자장매

 

이야기를 만나고

서러운 마음이 덩그러니 | 인천 강화 교동도

속절없는 시간이 잠시 고여 | 충남 서천 판교마을

꿈이 무너진 자리에 흔적으로 남아 | 충남 예산 임존성

마을의 일상이 나의 일상으로 | 충남 공주 제민천

역사의 고단함이 더께처럼 내려앉은 | 부산 감천마을과 비석마을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깨우친 | 경남 고성 학동마을

대대로 내려온 부자의 기운 | 경남 진주 승산마을

간절한 기원은 하늘에 닿아 | 경남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

본문인용

수백 년을 지나온 나무들은 저마다 전위적인 모양으로 들어앉아 있더군요. 마치 그 모습이 백팔번뇌에 빠진 다양한 인간의 모습 같기도 하고, 인간의 오욕을 모두 짊어진 늙은 고승의 수행처럼 느껴지더군요. 아마도 가장 사유원다운 곳을 꼽는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1. 45쪽
  2.  

비가 내립니다. 이런 날에 여행을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비를 피해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실내로 들어가거나, 비 내리는 풍경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의 숲은 짙어집니다. 숲의 색도, 향기도, 그리고 빗속을 걸어가는 연인의 마음까지도…. 부산 기장 아홉산의 대숲을 찾은 이유는 후자였습니다.

  1. 51쪽

 

초겨울 호수는 아침마다 안개가 피어올라 유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의 안개는 호수에 가둬져 파도처럼 출렁거립니다. 호수 너머 색바랜 산 능선 너머로 펼쳐지는 경관은 인상파 화가가 그려낸 유화를 연상케 할 정도입니다. 날마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마침 찾은 날에 만난 안개 낀 호수의 이른 아침 풍경은 가히 황홀합니다. 통째로 수장된 다섯 마을의 추억도 그렇게 신기루처럼 펼쳐지는 듯합니다.

  1. 72쪽

 

방파제에 배를 대고 자갈밭에 내려서면 사각사각 자갈 밟히는 소리와 해조음을 연주하는 조약돌들이 사뿐한 촉감으로 마중합니다. 둥근 자갈을 만져보니 비단결처럼 매끄럽더군요. 아마도 억겁의 세월 동안 파도에 씻겨 닳으며 겉모습뿐 아니라 마음도 닦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1. 133쪽

 

새벽, 호숫가로 내려갑니다. 수풀처럼 우거진 어둠을 헤치고 저 멀리 아스라한 물안개가 잔물살처럼 밀려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수면 위로 무수히 피어오르며 한데 모여 일렁이네요. 한 마리 외로운 백조가 잔잔한 물 위에 이리저리 쉼 없이 오가더군요. 어느샌가 물안개는 호수를 장악하고, 산허리를 휘돌아 골골이 소문처럼 번져나갑니다. 공연은 햇살이 산등성이를 비출 때까지 이어집니다. 소리 없이 장면을 바꿔가는 가을 호수의 아침 공연입니다.

  1. 157쪽

 

몸을 낮춰 바짝 웅크려 다소곳이 고개를 숙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야 제대로 볼 수 있거든요. 그래도 꽃잎 안이 보일까 말까 합니다. 애간장을 태우네요. 자신의 속살까지 드러낸 매혹적인 아름다움과는 또 다르더군요. 세상 보기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기꺼이 몸을 낮춰야 보일 때도 있는 것처럼요.

  1. 168쪽

서평

송가인·가수

내용 중에 “화려한 꽃동산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이곳에서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될 것만 같은 기분”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저도 책을 보는 내내 “다음 장엔 어떤 곳이 나올까” 설레는 마음으로 뒷장을 넘겼습니다. 

국내 여행을 가고 싶지만 어디를 가야 할지, 간다면 어떤 걸 보고 와야 할지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400살 나이의 은행나무, 한탄강 얼음 트레킹, 월출산 명물 구름다리…. 이렇게 신비롭고 궁금하고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들이나 지나쳐 왔던 순간들이 이 책으로 인해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민천 호텔에 사람이 더 붐비기 전에 시간 내서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훗날 제가 이 책 속의 장소를 여행한다면 오늘 책을 읽던 이 순간의 제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눈으로 한 번 읽고, 마음으로 한 번 더 새긴 오늘을요.

 

이우석·놀고먹기연구소장, 방송인

무슨 옛날 책 이름 같지만 강경록은 사실 여행기자다. 그것도 아주 ‘못됐’고 ‘악랄’한 여행기자다. 진정성을 넘어 편집증이 드러나는 완벽주의에 입각해 취재를 하고 기사를 출고한다.

허투루 넘어가면 큰일이 난다. 그의 기준에서 ‘완벽’에 어긋날 때 언제나 투덜댄다. 어김없다. 하지만 그나마 항상 귀는 열어놓는 모양이다. 그 좋은 청각은 그의 기사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그런 그가 첫 책을 냈다. 놀랍다. 바로 얼마 전까지 강경록과 함께 많이 다녔던 난 내 행적이 있다. 내 비밀 이야기가 적힌 소싯적 일기장을 우연히 발견한 기분이다. 거기에 더해 그동안 내가 몰랐던 그의 새침한 감성이 첫 장부터 느껴진다.

어느 출판기획자가 지역과 계절로 나눈 그의 행적을 어여쁜 사진과 맛깔나는 글로 엮었다. 교정본의 낱장을 넘길 때마다 그가 툴툴거리며 봤던 이야기와 찍었던 사진이(그의 눈을 통했지만) 고대로 잉크로 각인되어 있음에 놀랐다.

그와 다녔던 여행이 문득 그리워진다. 이 책에 나온 곳을 다시 한번 강경록과 가고 싶다. 책 한 권이 괜한 여행을 부른다. 지금은 조금 바쁜데….

 

손지원·KBS <배틀트립> CP 

‘여행(旅行)’.

두 글자를 써놓고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문자 그대로 ‘나그네의 움직임’. 발길 닿는 대로 마음이 닿는 대로 구석구석 걷고 헤매는 일. 

어디든 떠나고 싶다가도 시간은 부족하고, 넘쳐나는 정보에 지레 지쳐 피곤함만 몰려올 때, 저자가 먼저 마음껏 누비고 돌아와 잘 골라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담담하게 풀어낸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저도 이 계절이 끝나기 전에 떠나야겠다는 마음이 피어납니다. 이 글을 읽게 되실 여러분도 곧 떠나실 차례입니다.

 

이종원·상상콘텐츠연구소장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늘었다. 싱그런 숲의 공기와 예쁜 꽃 그리고 탁 트인 절경이 백신주사 한 방보다 더 효과가 있고 훨씬 위로가 되었다. 이 책은 그런 산소 같은 얘기를 담은 치유의 책이다. 대지의 온기를 느끼며 유유자적 산책하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일깨워준다. 단순히 여행지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자의 남다른 시선 덕에 여행지에 대한 감성과 살가운 스토리가 빛을 발한다. 

그래서 대충 책장을 넘기지 마라. 한 자 한 자 곱씹다보면 마음창고에 감성이 쌓인다. 군위의 사유원에서는 어떻게 자연과 교감해야 할지,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 숲에서는 자작나무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어떻게 나무를 마주해야 할지 그 해답을 준다. 

이 밖에 풍도와 금대봉의 야생화 등 책에 꽃이 만발해 생태도감을 펼치는 것처럼 시원스럽다. 태안의 내파수도, 남해 다랭이논, 밀양의 위양지 등 은퇴하면 여생을 맡기고픈 여행지까지 선보였다.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교동도 사람들의 애환, 70년대를 박제한 서천 판교마을, 공룡알만 한 바위로 돌담을 만든 고성 학동마을 등 민초들의 소소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세상이 고달프다고 생각할 때 이 책을 읽으라. 박하사탕같이 입안이 화해질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강경록
이데일리 문화부장 겸 여행전문기자

“자연은 말이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진짜 여행의 매력입니다. 자연은 거대한 노목처럼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말없이 제자리에서 언제 찾더라도 똑같은 모습으로 저를 반겨주더군요. 물론 사시사철 제각각 다른 옷을 차려입기는 합니다. 언제 찾아가더라도 똑같은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그리고 저라는 존재를 온전한 모습 그대로 바라봐주더군요. 저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없고, 더 잘하라고 다그치지도 않아요. 오히려 제가 자연을 속이고 기만했지요.
이데일리라는 신문사에서 10년간 여행전문기자로 살아오면서 느낀 여행의 묘미였습니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동안 국내외를 누비며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음식과 각종 정보를 독자들께 전했습니다. 지금은 잠깐 여행을 소개하는 대신 직접 즐기고 있습니다. 대신 이데일리 문화부를 맡아 우리의 대중문화와 전통문화 그리고 여행과 스포츠까지 다양한 인문학을 경험하고 독자들과 공유하며 소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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