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학 자 는 누 구 인 가
“우리가 더 똑똑해지지 않으면 더 궁핍해질 것이다”
★스티븐 핑커 추천!
“과학이 세상을 구하는 방법에 대한 신중하고 시의적절한 이야기”
천문학의 노벨상 ‘브루스메달’ + 피터그루버재단 ‘우주론상’ 수상 작가
영국 왕립 천문학자 마틴 리스가 전하는 과학의 최전선과 우리 시대의 미래―
‘과학을 따르기’가 인류에게 지금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있었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재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진보한 과학적 지식과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행성의 미래도 과학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과학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은 연구실 밖의 일이며, 폭넓은 공적 논의를 거쳐야만 한다.
우리 시대의 가장 심오한 사상가이자 현명한 과학자로서 오랫동안 공적인 목소리를 내온 마틴 리스는 이 책에서, 과학의 놀라운 발전이 오늘날 절박한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향하도록 전 세계의 과학자, 정책 입안자, 시민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요청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모든 시민이 과학에 대한 ‘감각’을 갖기를, 모든 과학자가 ‘공공’에 대한 감각을 갖기를 촉구한다. 그래야만 과학 혼자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우리에게 심오한 질문들을 던진다. 누가 우리의 개인적인 유전자 코드에 접근해 ‘읽어 들일’ 수 있는가. 수명 연장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우리가 전깃불을 계속 켜고 싶다면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야 할까, 풍력 발전단지를 지어야 할까. 살충제를 더 사용해야 할까, 아니면 유전자변형 작물을 심어야 할까. 유전자 조작 기술을 사용한 ‘맞춤형 아기’를 법적으로 허용해야 할까. 인공지능이 우리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에 대한 기계의 결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과학에서 최고의 것을 얻으려면 학교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이 모든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과학자뿐만 아니라 더 많은 대중과 정치의 관여가 필요하다.
저자 마틴 리스는 평생에 걸친 과학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이성적이고 장기적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은 그저 과학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과학 역시 사회적․공적 공간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학은 우리를 구할 수 있다! 과학의 혁신이 사회에 잘 스며들고 그 응용이 공동선을 위해 전달된다면 말이다.
모든 시민이 과학에 대한 ‘감각’을 갖기를, 모든 과학자가 ‘공공’에 대한 감각을 갖기를!
기후 위기부터 인공지능까지,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의 거대한 도전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역병의 시간’은 두 가지 메시지를 우리에게 아로새겼다. 첫째, 오늘날 전 세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어느 지역에서든 연쇄적인 재앙이 전 세계적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으며, ‘모두’가 안전하기 전까지 진정으로 안전한 나라는 없다. 둘째, 국제적으로 수행되는 과학은 백신 개발의 예에서 드러났듯 우리의 구원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코로나 위기는 ‘잠을 깨우는 전화’처럼, 훨씬 더 치명적일 수 있는 미래의 여러 위협에 맞설 효과적인 행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오늘날 지구에 닥친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전 세계 인구가 80억 명에 육박하면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자원, 식량의 잠재적 위기가 임박했으며, 돌이킬 수 없는 기후 변화 역시 우리를 위협한다. 핵전쟁 또한 여전히 우리를 엄습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를 급격히 변화시킬 또 다른 새로운 기술, 특히 생명공학이나 사이버 기술은 잘못 적용된다면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 게다가 한 국가 안에서, 그리고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도 불평등은 몹시 크다. 한마디로 우리 인류에 닥친 곤경은 끓는 물 속 개구리의 상황과 비슷하다. 스스로를 구하기에는 너무 늦을 때까지, 따뜻한 수조에서 만족하며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낙관론을 품을 강력한 근거가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이보다 좋은 시기는 없었다. 이전의 과학적 발견에 따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부양시킨 보건․농업․통신의 발전 덕분이다. 실제로 지난 팬데믹 사태에서 과학은 우리의 구원이었다. 감염병을 추적하고 예방하며 백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대규모의 노력과 전 세계 과학 공동체가 보여준 반응은 이들이 최고의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 보였다.
팬데믹뿐만 아니라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위기들은 대부분 전 지구적 위기이며, 이에 대처하는 것 역시 인류 공통의 글로벌한 과제다. 식량이나 물, 천연자원의 부족과 저탄소 에너지 전환 문제도 각 국가가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또한 잠재적으로 위협을 일으킬 여러 혁신들, 특히 글로벌 대기업이 주도하는 혁신에 대한 규제 역시 개별 국가로는 역부족이다. 그러므로 과학자들은 이러한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자신들의 연구가 쓸모 있게 활용되도록 힘쓸 의무가 있다.
과학자들은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가가 아니라, 신기술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기술이나 대책의 단점과 위험 요소를 다루는 데 과학자들의 의견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러 무시무시한 시나리오 가운데 어떤 것이 공상과학으로 치부해 무시할 만한 것인지, 어떤 것이 진짜로 심각한 문제이며 그것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지를 정책 입안자들이나 대중이 현명하게 결정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과학자들은 비정부기구에 참여하거나 블로그, 언론 활동 등을 통해 스스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대중의 사고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정부나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이 아우성을 치지 않는 한 미래 세대에 중요한 조치들을 우선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어디서든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인간 사회가 어떻게 번영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위해서는 사회과학적 통찰도 필요하다. 가끔은 인류 전체가 나아갈 전망에 집중해야 할 ‘특별한 순간’이, 드물게 우리에게 온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일지도 모른다.
최고로 멋진 시대를 살아갈 것인가, 최악의 시대를 살아갈 것인가―
1장에서는 오늘날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과학이 맞닥뜨린 거대한 글로벌 과제들을 살펴본다. 즉 과학에서 커다란 변혁을 겪고 있는 ‘기후와 환경’, ‘생물의학’, ‘컴퓨터와 머신러닝’ 영역이다. 실제로 이 영역들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에 따라 인류의 미래 전체가 달렸다. 저자는 과학과 기술이 최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인류의 집단적인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일부 기술은 지나치게 빨리 발전한 나머지 우리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실수나 오류에 따른 기술 오용은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위험과 이익 사이에는 언제나 균형점이 있다. 따라서 대중의 우려를 존중하면서도 그것이 불균형한 인식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장에서는 과학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설명한다. 과학자들의 생각이 어떻게 전달되어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되고, 현대 세계(그리고 미래 세계)의 기반이 되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과학이라는 대규모 산업의 구조와 그 사회학, 과학의 범위와 한계, 과학과 문화․정치의 관계를 설명하고, 과학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대중이 선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또한 과학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응용한 결과가 전문지식을 훨씬 뛰어넘는 반향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며, 시민과 정치인들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비윤리적이거나 위험하게 적용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장에서는 과학자들이 일하는 기관과 연구소 등 과학 공동체의 세계를 다룬다. 그리고 과학과 정치, 과학과 국방, 국경을 넘나드는 전 세계 과학의 거대한 구조적 변화와 시민 과학자들의 활약 등을 살펴본다. 과학자들이 정부에 조언자로서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는지, 얼마나 대중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지는 나라마다 다르다. 특히 인류가 직면한 도전과제들이 점점 더 국제적인 협력과 대응을 요구하게 되면서, 국제기구와 아카데미의 역할은 강화될 필요가 있다. 과학은 말 그대로 글로벌한 문화이며, 전문가들과 여러 대학․아카데미 사이의 국제적인 접촉이 더 긴밀해져야 한다.
4장에서는 과학과 교육의 문제를 살펴본다. 과학자가 되는 것은 하나의 직업을 선택한 결과다. 이때 충분히 재능 있는 사람들이 과학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충분한 인센티브를 비롯해 적절한 교육과 기회가 필요하다. 그래서 앞으로 전문가가 될 사람들의 관점뿐만 아니라 좀 더 넓은 맥락에서 교육 문제를 다룬다. 우리 모두가 첨단 기술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과학을 충분히 이해하고, 과학을 어떻게 적용할지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말이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학습은 평생 이뤄져야 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교육은 특권을 가진 소수에 국한되지 않고 포괄적이고 유연해야 한다. 한 세기 전에 공상과학 작가인 허버트 조지 웰스가 했던 말은 오늘날에 훨씬 더 강하게 울려 퍼지는 듯하다. “교육과 대재앙이 서로 경주를 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 사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