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나무 한 그루를 품는다면] 이난영 작가의 손그림이 담긴 그림 에세이. 도시 속 나무의 그늘에서 새가 쉬는 것처럼, 척박함 속에서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작은 생명들이 가득하다. 또 사라질 마을의 식물과 사람들과, 나무를 지키려는 사람들까지. 나무의 어두움 속 안식이 피운 따뜻한 마음들이 가득한 책. - YES24 에세이 PD 이나영
팍팍한 도시민에게 전하는 식물과 나무의 위로
나무의 어두움이 깊을 수록 인식의 품이 넓다.
우리도 품에 기대어 안식을 얻는다.
재개발 예정지 아파트 옥상에는 볕을 보며, 스트리폼 상자에 심겨 있는 식물과 물을 주는 사람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 안부를 나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작은 나무 한 그루씩 마음속에 품고 있다. 주머니 속 씨앗을 만지작 거리다보면 언젠가 나의 나무도 희망처럼 자라지 않을까?
사람들은 기도한다. 숨을 쉴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우리도 당신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나무에게 기도한다.
“우리도 당신처럼 아름다워 질 수 있다면.”
크레인이 지평선을 이루는 도시
도시는 개발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을 지녔다. 끊임없이 건물이 세워지고 나무가 잘려나간다. 도시의 성장만큼이나 사람들의 가슴에 뚫린 구멍도 커간다. 그 개발의 뒷면, 어두운 곳에 작은 생명들이 있다. 잘린 나무가 있고, 콘크리트 틈새를 뚫고 나오는 여린 식물이 있고, 옥상에서 식물을 키우고 함께 모여서 TV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약해 보이지만 도시의 황폐를 감싸고 가슴 뚫린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존재다. 나무의 어두움이 깊어야 그늘의 품이 더 넓어지듯, 도시를 다채롭고 깊게 하는 존재들이다.
마음속에 자신만의 나무 한 그루씩 키울 수 있다면
“어쩌면 사람들은 저마다 작은 나무 한 그루씩 마음속에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 문명의 그늘을 견뎌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가슴에 구멍 하나 뚫린 채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녹색을 기억하라고 이야기한다. 벌판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들꽃, 돌담 틈새의 작은 풀, 고향 집 감나무, 혹은 나만의 거대한 나무. 무엇이든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을 테니 그걸 기억하고 떠올리며 숨을 쉬라고 한다. 그러면 식물이 당신을 위로할 것이라고. 글과 손그림으로 이뤄진 이 책은 녹색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한 기도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