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아더 마인즈』의 후속작
동물들과 함께 떠나는 생명 진화의 여정
이 책의 배경과 질문들
이 책의 제목인 후생동물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짧게 설명하자면, 동물은 원생동물(아메바와 같은 단세포 생물)과 후생동물로 구분할 수 있다. 인간의 몸은 다양한 조직과 장기를 형성하는 여러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원론적으로는 후생동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물고기, 새,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등 인간을 제외한 동물을 지칭하기 위해 이 단어를 사용한다.
전작 『아더 마인즈』에서 문어를 통해 의식의 기원을 탐구한 저자 피터 고프리스미스는 눈을 들어 정신이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생겨났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한다. 그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곧 후생동물을 주목한다. 바다와 육지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과 함께 동물의 역사, 생명의 작동 방식, 그리고 동물됨이라는 철학적 논제를 탐구하며 논의를 확장시킨다.
몸과 마음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여정과 그 길에서 만난 동물들
저자는 정신과 같은 내면의 과정은 신체의 작용 그 자체라고 보고, 이 또한 신체와 함께 점진적으로 진화하였음을 확인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어디서부터 정신이 나타났는지 알려면 얼마나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할까? 저자는 마음의 시작을 탐구하기 위해 아주 단순한 동물, 어쩌면 동물조차 아닌 단세포 생물에서 시작한다. 그들은 시각이나 후각, 청각은 없지만 화학적 반응을 하며, 화학적 반응에 기반한 의사 결정을 한다. 이러한 세포의 반응과 동작이 우리가 아는 ‘정신’이 되는 때는 어디인지, 정신은 신체의 어느 부분에 존재하는지, 우리들 생명체들은 얼마나 많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여러 동물에 대한 학술적 탐구를 하면서도, 다이빙을 하며 직접 그 동물들을 만난다. 저자가 가장 먼저 만나는 동물은 바닷속의 해면동물이다. 얼핏 나뭇가지나 돌처럼 보이는 이들은 다세포 생물이며 분명한 동물이다. 그들은 무엇보다 세포 사이의 의사소통 방법 중 하나인 활동 전위를 지니고 있어서 하나의 전체로서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인식속의 동물이라고 하기에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몸을 통해 물을 뿜어내는 것 뿐이다. 근육에 기반한 동작은 이러한 동물의 상황을 바꾸어 놓았다. 저자가 다음으로 만난 산호, 말미잘, 해파리는 동작을 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근육에 의한 움직임은 그들에게 주체가 되게 했고, 일종의 주체성을 갖게 하였다. 그 다음으로 만난 절지동물은 다양한 감각과 주체성을 진화시켰다. 새우, 게, 그리고 다른 갑각류들은 더듬이와 부속지들을 갖고 있다. 그들은 다세포 수준에서 감지하고 동작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과 다른 존재를 구별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것은 곧 새로운 자아의 출현이었다.
자아과 타아 사이를 가르는 이러한 종류의 감각은 동물의 삶에서 중요한 특성이다. 이것은 세상에 새로운 존재 방식을 만들어 냈다. 이는 새로운 의미에서의 관점, 즉 시각의 성립을 수반한다.(책 속에서)
『아더 마인즈』의 주제였던 문어와의 관계는 이번 작품에서도 볼 수 있다. 저자는 이들을 보고 절지동물보다 덜 통합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이들은 마치 몸 안에 여러 자아가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몸과 마음에 대한 질문들은 척추동물을 만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난다. 척추동물의 뇌 사이의 연결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점. 뇌 활동에서 보이는 리드미컬한 전기적 패턴, 뇌에서 발생되는 일종의 전기장. 이런 것들은 것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와 긴 시간을 함께 해온 동물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저자는 우리들에게 해면동물이나 산호와 같은 동물들이 단지 우리보다 더 단순하다고 해서 더 원시적인 동물은 아니라고 반복해서 말한다. 그들도 우리와 함께 진화의 시간을 겪어온 존재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우리의 조상이 아닌 사촌들이다. 여기서 출발할 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동물들, 그리고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실험동물들과 가축들, 나아가 앞으로 우리가 마주칠 수 있는 인공지능 주체의 안녕을 이야기할 수 있다.
동물은 “열등함lower”과 “우월함higher”의 척도로 나눌 수 없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선입관을 깨뜨리기는 쉽지 않다. 계통수에서, 어떤 동물들이 더 일찍 등장했다는 의미에서 “아래low에 있다”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을 살고 있는 곤충들이 우리보다 열등한 것은 아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나무의 맨 위 끄트머리에 있다. 따라서 진화학적 “척도” 혹은 “사다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 없는 짓이다. (책 속에서)
『후생동물』은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깊이가 있으면서도, 독자들을 사로잡을 아름다운 글과 철저한 연구를 거친 책이기도 하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든, 단순히 주변 세계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사람이든, 아니면 생물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든, 지구상 생명체의 다양성에 대한 독특하고 혁신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다세포 셍명의 정신을 찾아나서는 이 책의 놀라운 여행에 독자들이 함께하길 바란다.
추천평
철학자들은 오랫동안 의식의 본질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이 탐사 연구는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계의 다양한 면에서 “보편적 경험”을 찾아 진화의 맥락에서 접근한다. 저자는 추상적이기로 악명 높은 주제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모호한 철학적 은유를 해부하며, 그가 호주의 해안에서 직접 관찰한 문어, 고래 상어, 청소 새우에 대한 생생한 설명을 엮는다.
- 뉴요커 [New Yorker]
고프리스미스는 동물계에서 의식의 존재에 대한 풍부한 관점을 보여준다. 그의 진화적 접근법은 인간의 뇌와 문어의 팔에 분산된 신경망을 비교할 때처럼 생물학적 지식으로 가득하고,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동안 그가 마주치는 동물들의 생생한 디테일로 훌륭하게 보완된다. 그가 다루는 철학적 주제와 그가 만나고 말하는 생명체에 대한 열정은 이토록 매혹적인 이 책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Publishers Week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