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서 벗어난 과학, 일상에 숨어 있는 과학, 어렵지만 제대로 알고 싶은 과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는 호기심이다. 지적 생명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능이다.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학문이 바로 과학이다. 아인슈타인은 스스로에 대해 “나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단지 굉장히 호기심이 많다”라고 평했다. 모르는 게 있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모르는 것을 접했을 때 궁금증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호기심에서 시작된 인간의 노력이 우리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점이다.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앎을 얻는 자세와 태도다. 과학 지식이 의미 있는 이유도 그 지식이 밝혀지고 체계가 잡히기까지 수많은 과학자가 과학적인 자세와 태도를 잃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가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와 논리를 펼치면 자기 의견과 생각을 바꿀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은 아집과 고집, 무모함만으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곳이다. 이런 자세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과학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과학이 항상 옳지는 않다. 그래서 과학 지식의 특징으로 ‘잠정성’을 꼽는 것이다. 과학 지식은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니며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임시체계다. 그래서 과학이 더 대단한 것이다. 과학 지식은 분명히 어렵고 난해한 점이 있다. 하지만 그런 최첨단의 지식만이 과학인 것은 아니다.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생각하고, 과학적 태도를 삶의 기준으로 삼는 데는 아주 간단한 과학 지식이면 충분하다. 이 책은 과학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친숙함과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는 길로 안내하는 친절하고 믿음직한 길라잡이다.
◆ 현대 사회는 과학기술의 시대라는데……
한국인이 똑똑하다는 사실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지적 능력을 겨루는 각종 올림피아드에서 우리나라 참가자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익숙한 뉴스다. 또한 최근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우주항공 기술력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점수와 암기 위주의 답답한 교육 현실에 치여 일찌감치 수학과 과학을 포기한 ‘수포자’, ‘과포자’들이 수두룩한 게 현실이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노벨상 자체가 한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모든 국민이 과학을 잘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과학자가 될 필요도 없지만, 귀가 따갑게 들려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너무 뒤처지지 않게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과학과 친해질 필요는 있다. 그리고 시험을 위한 것도, 지식을 뽐내기 위한 것도 아닌 일상생활을 좀 더 풍요롭게 해나가기 위한 즐거운 과학의 세계를 얼마든지 누릴 수 있다.
이 책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12년간 다양한 과학교육 사업을 통해 올바른 과학문화를 뿌리내리고 국민이 직접 과학을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드는 일을 해온 저자가 더 적극적으로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세상에 내놓는 첫 번째 결실이다.
저자가 실제 일상에서 겪은 다수의 에피소드를 곁들여 아이들의 장난감인 슬라임부터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인공위성 기술까지를 쉽고 친근한 에세이 스타일로 서술해놓아 과학의 문턱을 확 낮추었다. 나아가 주제에 어울리는 상당수의 올컬러 도판까지 곁들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금방 읽게 만들었다.
과학과 담 쌓은 독자에게는 과학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용기를, 과학에 관심은 있지만 시험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들에게는 ‘앎’ 자체의 순수한 즐거움을, 어린 자녀를 둔 독자에게는 자녀에게 좀 더 쉽게 과학의 원리를 들려주는 방법을, 과학에 관심이 많고 잘 아는 독자에게는 과포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누리호 발사 성공 소식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력 수준이 궁금해진 독자에게는 다방면의 과학 지식을 선사할 것이다. 이제 맛있는 브런치를 먹을 때처럼, 또는 가까운 둘레길을 걸을 때처럼 한껏 여유롭고 느긋하게 과학을 즐겨보자.
◆ 친절한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탐방로
이 책은 프롤로그와 총 여섯 개의 본문,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현재 과학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왜 과학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아직 진정한 과학기술의 시대는 오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이야기의 첫걸음을 뗀다.
1장은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 ‘과학’의 의미를 살펴보고, 과학은 학창시절에만 배우고 끝내는 단순한 시험 과목이 아님을 강조함으로써 과학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2장은 우리가 늘 마주하는 하늘과 구름, 빛, 별 등의 이야기로 시작해 망원경, 인공위성, 스페이스X 등 다양한 우주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3장은 일상 속에서 자주 맞닥뜨리는 혈액형 관련 에피소드부터 장마, 태풍, 산사태 등의 자연재해와 관련한 과학 이야기를 나눈다.
4장은 보온병, 컴퓨터, 에어컨, 전기, 엘리베이터, 터널, 자동차, 항공기 등 실제로 우리 일상생활에 과학기술이 안겨준 혜택들을 살펴봄으로써 과학 자체가 우리 주변에 얼마나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5장은 아이들의 장난감 슬라임에도 과학 원리가 숨어 있음을 보여주고 꽃이나 놀이기구에 관한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들려주면서 심해와 곤충의 세계, 화석 이야기 등 신비하거나 이상한 세계로 초대한다.
6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SF, 외계 생명체, 실험용 동물에 관한 논의를 거쳐 글로벌 이슈인 기후위기와 기후비상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에필로그에서는 우리가 과학에 대해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평소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생각하는 것과 과학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밝히면서 모두가 과학자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지만 자라나는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과학과 더욱 친숙해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제부터 기성세대들도 과학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가볍게 즐겨보자고 호소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