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딸아이의 나이는 벌써 이십대입니다. 지금은 아이의
생김새나 지적 상태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데, 오래전 그 시절에는
왜 그리 아이의 생김새에 시비를 걸고, 아이의 지능에 좌절하고, 아
이의 건강을 문제 삼았던지….
이 글은 장애아를 받아들이기까지의 힘든 시간에 대한 고해성사
같은 것입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이런 과정을 견디어 왔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이 말씀을 상
고하게 되었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 마태복음 11:28 -
요한복음 9장에 보면 장애(소경)로 태어난 자는 그 누구의 죄라
기보다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함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장애
아들은 하나님이 이 세상 곳곳에 숨겨놓은 빛나는 자들이기에 우리
가 어떻게 갈무리하느냐에 따라 진주도 될 수 있고, 한낱 파편으로
흩어지고 마는 조각난 보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긴긴 인고의 사랑이란 자양분을 공급해 주면 이들의 맑은 심성은 세
상을 아름답게 밝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리라고 믿습니다.
이 조그만 책은 그런 미션 수행의 첫 단추 같은 것입니다. 하찮은
푸념기일 수도 있지만, 장애아를 통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나아가
기 위한 수행의 증표로써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해 주
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