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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평면표지(2D 앞표지)

그림으로 나눈 대화


  • ISBN-13
    979-11-85823-06-5 (0360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남해의봄날 / (주)남해의봄날
  • 정가
    2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15-12-1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전영근
  • 번역
    -
  • 메인주제어
    예술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예술
  • 도서유형
    종이책, 양장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73 * 225 mm, 120 Page

책소개

푸른색을 사랑한 화가 전혁림 탄생 백 년

거장의 삶과 예술을 아들의 기억으로 되살린 아름다운 그림 편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전혁림 탄생 백 년을 맞아 그의 아들 전영근 화백이 아버지와의 추억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당시 낯설기만 한 서양화에 심취했던 화가 전혁림은 예순이 넘은 나이에 뒤늦게 한국 화단에서 화려하게 주목을 받기까지 고향 통영에서 독학으로 그림을 배우고 익히며 주옥 같은 작품을 남긴 열정과 집념의 화가였다. 아흔여섯의 나이로 생을 다하기까지 뜨거운 예술혼을 불태운 그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 걸기 위해 주문한 <통영항>을 비롯하여 <새  만다라> 등의 대작을 남기며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영 바다를 연상시키는 푸른색으로 수많은 작품을 완성하며 ‘코발트블루의 화가’, ‘색채의 마술사’라 불린 화가 전혁림. 이 책은 그의 생애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아들이 아버지의 내밀한 삶과 예술을 글과 그림으로 되살린 특별한 책이다. 언젠가는 넘어서야 할 스승, 전혁림 화백에게 아들이 보내는 그림 편지이자 문학과 음악, 미술 등 당대 화려한 예술혼을 꽃피웠던 통영의 미학을 만날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목차

프롤로그_ 오늘도 아버지를 닮아갑니다

 

1부 스승 전혁림에게 보내는 아들의 그림 편지

-크리스마스 선물, 신생당의 추억

-팔아버린 금성 라디오

-부산 가는 길, 아버지와 쌀밥 한 그릇

-가래떡과 애리 누나

-손바닥을 붓 삼아, 마루를 캔버스 삼아

-도자기 굽는 화가

-화삼리 풍경

-인생의 벗 김춘수 시인

-통영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통영문화협회

-행복한 화가

-어머니의 오색찬란 돔찜

-뜨거운 겨울날, 전혁림미술관

-용화사 산책

-가족은 나의 힘

-예술가의 아내, 마지막 가는 길

-아버지의 옆모습

-푸른색을 사랑한 화가

-한결같은 화가의 인생

-아버지 산소 가는 길

 

2부 화가 전영근의 미술관 그림 산책

 

에필로그_ 아버지와 아들의 동행

 

전혁림, 전영근 연표

본문인용

며칠 밤을 새워 그린 작품을 내게 보여 주며 아흔을 넘은 아버지는 이렇게 물으시고는 했다.

“니 이 그림 안 좋나?”

“글쎄요. 좀 못 봤던 풍이라.”

기존의 미술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신 아버지. 낯선 풍의 그림에 바로 답하기를 주저하다 머뭇머뭇 대답하면 아버지는 쓴웃음을 지으셨다.

“너도 아직 멀었다. 이게 얼마나 좋은 그림인데!”

며칠 뒤 살펴보면 그 그림은 지워지고 새로운 그림이 캔버스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p.4 프롤로그_ 오늘도 아버지를 닮아갑니다

 

부산 동광동에 있는 아버지의 작업실은 보통 상상하는 화가의 작업실과는 사뭇 달랐다. 여관 2층의 방 두 칸을 빌려서 한 곳은 작품을 그리는 작업실로, 또 한 곳은 침실로 사용했다. 발 디딜 곳 없이 빼곡히 쌓인 작은 캔버스, 둘레가 옅게 바랜 빨간 석유화로와 누런 양은 냄비, 간장병과 종지, 수저 한 벌, 이불 한 채 정도가 아버지의 세간이었다. 

p.20 부산가는 길, 아버지와 쌀밥 한그릇

 

1945년 10월, 아버지는 문화운동가 정명윤, 시인 김춘수, 시인 유치환, 시조시인 김상옥, 극작가 박재성, 작곡가 윤이상, 작곡가 정윤주 등 통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계 청년들과 함께 통영문화협회를 창립하셨다. 해방 후 문화운동을 통해 일제 강점기에 잃어버린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회복하고 통영의 문화예술을 부흥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이들이 의기투합한 것이다. 유치환 선생님이 회장을, 가장 어린 김춘수 선생님이 총무를 맡으셨으며 야학을 통한 한글 강습과 연극 관람회, 미술 전시회 등을 개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셨다. 세월이 흘러 서울로, 부산으로 제각기 흩어졌지만, 그 몇 년은 아버지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뜨거운 시간이었다. 그 중에서도 유치환, 윤이상 선생님과는 같은 학교의 선생님으로 근무하시면서 더욱 친분이 깊어지셨다.

p.39 통영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통영문화협회

 

아버지는 한국 고유의 전통 건축물에서 영감을 많이 얻으셨는데 종종 용화사를 관찰하러 가는 길에 나를 데리고 가셨다. 숲 사이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과 지저귀는 새소리, 사람들의 발길에 무뎌진 돌들, 비 온 뒤 작은 물웅덩이에 비치는 또 다른 하늘과 구름⋯⋯.

화가의 오감을 자극하던 그 풍경들, 정겨웠던 그 길이 아쉽게도 지금은 시멘트 덮인 찻길이 되어 버렸다.

p.52 용화사 산책

 

일흔셋의 아버지에게 첫 손자를 안겨 드렸고, 2년 터울로 둘째가 태어났다. 얼마나 좋으셨는지 아버지는 그림을 그리다 말고 물감 묻은 작업복 차림 그대로 두 손자를 번갈아 등에 업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손주를 자랑하셨다. 10년이 넘도록 입은 아버지의 작업복은 천의 재질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물감 범벅이라 행색이 썩 좋지 않았는데, 그 차림에 꽃과 나비를 수놓은 깨끗한 포대기로 말끔한 아이를 업고 다녔으니 수상해 보일 법도 했다. 어느 날은 먼 동네까지 산책을 나갔다가 누군가 이상한 할배가 아이를 업고 있다고 신고를 해서 출동한 경찰에게 검문을 받으신 적도 있다.

p.54 가족은 나의 힘

 

 

이른 아침 통영 앞바다에 나가면 물고기를 잡으러 나온 작은 돛배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바다 위에 얽히고설킨 돛배들, 그리고 돛과 돛 사이로 아침 해가 들어와 붉게 물든 바다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통영 아침 바다의 활기와 생명력은 삶의 희망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p.72 화가 전영근의 미술관 그림 산책

 

 

나에게 예술가로서 성공이란 있는 것일까?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서 아내의 그간의 노고를 위로해 줄 것인가? 유명한 아버지를 뒀으니 당신은 화가로서 명성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말과 눈빛을 숱하게 듣고 느껴왔기에 아예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던 건 아닐까? 아니, 명성은 차치하고 나의 예술을 찾기는 했는가? 복잡한 심경이 거듭되는 사이, 결국 모든 해답은 아버지에게 가 닿았다.

p.117 에필로그_ 아버지와 아들의 동행

서평

현대미술의 거장 전혁림, 화가의 백 년을 추억하다

통영이 낳은 화가 전혁림은 추상화에 한국의 전통미를 접목시킨 독특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며 한국 현대미술에 큰 변혁을 일으켰다. 시인 유치환, 작곡가 윤이상, 시인 김춘수 등과 함께 통영문화협회를 창립하여 문화운동을 주도하는 등 일찍이 문화예술계의 인물들과 교류하며 예술적 소양을 쌓았고, 통영의 아름다운 항구와 바다, 전통 건물을 소재로 고향에 대한 애정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2002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작가’로 선정되었고, 작품 <통영항>이 청와대에 걸리는 등 노년의 나이에 왕성한 예술혼을 꽃피운 그는 아흔여섯으로 타계하는 날까지 손에서 붓을 놓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2010년 전혁림 화백 타계 후 전혁림 탄생 백 년을 맞이한 2015년, 그의 삶과 예술을 기록하고 나누기 위한 행사가 고향 통영을 비롯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전혁림미술관이 자리한 봉수골 일대를 ‘전혁림 거리’로 선포하고, 젊은 예술인 양성을 위한 ‘전혁림미술상’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전혁림 화백의 미공개 작품과 각 미술관 소장품을 한 자리에 모아 전시한 김해 윤슬미술관의 <전혁림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 이어 미술관 전체를 전혁림 화백 작품으로만 전시한 이영미술관의 기획전 <백년의 꿈> 등, 작품을 통해 거장과 삶과 예술을 돌아보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은 전혁림 탄생 백 년을 마무리하며 통영이 낳은 천재적인 화가 전혁림을 더 가까이 만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기록이다. 

 

아버지의 삶과 예술, 아들의 기억으로 되살리다

전혁림 화백이 마흔 넘어 얻은 늦둥이 아들 전영근. 전혁림 화백의 작품 활동을 곁에서 지켜보며 성장한 전영근에게 예술은 가장 친숙한 일상이었다. 전영근은 전혁림 화백이 예술가로서 겪는 고통과 번뇌의 순간, 예순을 넘어 작품이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의 순간까지 아버지의 곁을 지키며 그 역시 화가로 성장하였다. 아버지의 인생을 통해 예술을 체화한 그에게 아버지 전혁림은 언젠가는 뛰어넘어야 할 거대한 존재이자 자신의 예술 세계 가장 근원을 창조해낸 존경하는 스승이었다. 이 책은 어린 시절부터 지켜본 전혁림 화백의 예술혼과 작품 세계뿐 아니라 아버지와 함께한 소중한 추억들을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되살리고 있다. 통영에서 부산 가는 배를 타고 아버지의 작업실을 드나들던 어린 시절, 아버지처럼 화가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한 청년기, 가정을 꾸리고 전혁림미술관을 지으며 전혁림 화백 타계의 순간까지 함께한 시간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리고 2부에는 화가로 성장한 아들이 미술관에 소장된 전혁림의 그림을 다시 추억하면서 생전에 아버지와 미처 나누지 못했던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저자소개

저자 : 전영근
통영이 낳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전혁림 화백의 대를 이어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는 화가 전영근은 전혁림 화백 마흔셋의 나이에 늦둥이 아들로 태어났다. 전혁림 화백이 통영의 문학, 음악, 연극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평생을 열정적으로 예술가의 길을 걷는 모습을 지켜보며 성장한 그는 프랑스 그랑쇼미에르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후, 다시 통영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다. 통영의 아름다운 풍광과 나고 자란 지역의 문화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독창적인 화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2003년 문을 연 전혁림미술관의 관장을 맡아 스승 전혁림의 이름으로 통영 청소년 미술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지역 청년들에게 전시 기회를 열어 주는 등 지역 문화예술을 풍성히 꽃피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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