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친구가 없는 아이의 쓸쓸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낙엽 그림
오래 사귀던 친구들을 두고, 새로 이사 간 동네에서 느끼는 쓸쓸함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싱그러운 나뭇잎이 바람결에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처럼 얼굴만 보아도 웃음이 까르르 터지던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친구가 없는 새로운 동네에서의 하루는 길고 지루합니다. 나뭇가지에서 툭 나가 떨어진 낙엽처럼 쓸쓸하고, 외롭지요.
여기에 이렇게 외롭고 쓸쓸한 아이가 있습니다. 창밖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나와 친구가 될 아이는 없는지 눈을 바쁘게 움직이는 보라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새벽, 보라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자기 방 창문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공원 어딘가에 낙엽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날부터 보라는 꼭두새벽에 일어나 낙엽 그림을 그려 나갔습니다. 낙엽으로 눈사람, 토끼 얼굴, 곰돌이 얼굴을 그렸습니다. 낙엽 그림은 점점 더 커졌고, 점점 더 보기 좋아졌습니다.
보라는 낙엽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만족스러웠고, 즐거웠습니다. 즐거운 것은 보라뿐이 아니었습니다. 낙엽 그림은 공원을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낙엽 그림 사진을 찍는 사람도 생겼고, 매일 낙엽 그림을 확인하러 오는 아이도 생겼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