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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 : 향기의 소리를 듣는 자(상)


  • ISBN-13
    979-11-980088-4-8 (0383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이츠북스 사유와공감 / (주)이츠북스 사유와공감
  • 정가
    1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03-03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우에하시 나호코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소설 #일본소설 #판타지소설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2 * 200 mm, 388 Page

책소개

국제 안데르센상 수상자 우에하시 나호코의 최신작!
향기로 세상과 교감하는 소녀에게 주어진 숙명
장대한 세계관 위로 펼쳐지는 서정적 판타지

“향기로 만상을 아는 ‘향군’이라는 여인이 있었다.”
국제 안데르센상 수상자, 우에하시 나호코!
서정적 판타지의 정수로 돌아오다

아득히 먼 옛날, 향기로 만상을 아는 ‘향군’이라는 여인이 있었다. 그가 신의 나라에서 가져왔다는 ‘오아레 벼’의 힘으로 우마르 제국은 많은 나라를 복종시켜왔다. 한편 속국 서칸탈에는 과거 오아레 벼를 거부하다 백성들의 미움을 받고 쫓겨난 왕이 있었다. 그 왕의 손녀인 아이샤는 생물들이 내뿜는 향기의 소리와 의미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후각을 지니고 있었다. 가까스로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나 제국 수도로 오게 된 아이샤는 살아있는 신, 향군의 곁에 머물며 그를 보필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에게 풍족한 삶을 가져다주던 오아레 벼에 역사서의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병충해가 발생한다. 오아레 벼에 의존해왔던 제국은 혼란에 빠지고 백성들은 기근에 허덕이며 괴로워한다. 아이샤와 향군은 위기에 처한 제국과 백성을 구하기 위해 오아레 벼를 둘러싼 수수께끼에 맞서게 되는데…….

2014년 국제 안데르센상을 수상하며 탁월함을 인정받은 작가 우에하시 나호코의 최신작,《香君 : 향기의 소리를 듣는 자》는 ‘향기로 이루어지는 생태계 커뮤니케이션’이란 소재를 판타지 장르에 녹여낸 작품이다. 뛰어난 상상력, 섬세한 묘사, 흡입력 있는 전개를 고루 갖춘 이 작품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이른바 ‘우에하시 월드’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만들 것이다.

목차

  • 서장 푸른 꽃

    제 1장 만남
    1. 리탈란
    2. 냄새 없는 독
    3. 히링
    4. 냄새 소리
    5. 오아레 벼
    6. 청향초를 품은 자

    제 2장 올리애
    1. 향군궁
    2. 올리애
    3. 비료의 비밀
    4. 달빛 아래 그림자
    5. 올리애와 아이샤
    6. 스승과 제자
    7. 올리애와 마슈

    제 3장 타향에서 온 자
    1. 산장의 나날
    2. 눈꽃 전나무
    3. 서쪽 밭
    4. 탄로
    5. 아침식사
    6. 《여행기》
    7. 어머니들의 과거
    8. 초대 황제가 온 길
    9. 기쁨과 비탄의 벼
    10. 저녁 바람
    11. 향군의 〈세상〉

    제 4장 오고다의 비밀
    1. 오요마
    2. 소원의 비둘기
    3. 약취(略取)
    4. 추적
    5. 생포
    6. 오고다 번왕국의 대비(大妃)

본문인용

태어날 때부터 아이샤는 살아있는 존재들이 풍기는 냄새와 그 냄새에서 알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느끼면서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아이샤는 사람이 하는 말을 들을 때처럼 풍겨오는 냄새에서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
_51p

나전 세공으로 아름답게 장식된 문을 지나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바람이 몸을 감쌌다. 눈앞에 광대한 녹색 정원이 펼쳐졌다. 좌우에 설치된 커다란 분수에서 제각기 물이 솟아 나오며 반짝반짝 빛을 반사했다.
분수라는 것이 있다고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땅속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데 주변으로 흘러넘치지 않아서 신기했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되어 있나 싶어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홀린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사방을 둘러싼 높은 벽이 찬바람을 막아주고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서 나무들이 더욱 푸르게 빛나는 듯했다.
_91p

그림자의 주인은 오른쪽 밭에 쭈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림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손에 든 물건의 아랫부분을 꼼꼼히 털어내고서 통로를 가로질러 왼쪽의 약간 먼 밭으로 가서 다시 쭈그리고 앉았다.
식물을 옮겨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올리애는 휘청하며 쓰러지려다 창틀을 잡고 간신히 몸을 가누었다.
심장이 아플 정도로 빠르게 뛰었다. 먼 옛날 지금과 똑같은 광경을 봤다. 그 사람이 아직 소년이던 시절, 사람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 저렇게 식물을 옮겨심고 있었다.
_139p

“참 신기하지. 이 세상은 매정해서, 움직이지 못하는 나무는 껍질이 벗겨지면 그대로 죽을 수밖에 없잖아. 그런데 이렇게 주변에서 손을 내밀어 지켜주는 일도 있다니.”
올리애가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올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어. 많은 타인이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주는 게 어떤 의미일까 하고 말이야. 약자를 포기하지 않고 손을 내밀면 무엇을 지켜줄 수 있을까?”
_206p

서평

국제 안데르센상 수상자 우에하시 나호코의 최신작!
향기를 통한 식물의 커뮤니케이션을 소설에 녹여내다

향기로 만물을 읽어내는 살아있는 신 ‘향군’과 그가 신의 나라에서 가져온 ‘오아레 벼’. 우마르 제국은 그 둘의 힘으로 다른 나라를 종속시키며 대륙의 지배자가 되었다. 그런데 어떤 장해도 겪지 않는다고 알려진 오아레 벼에 어느 날 역사서의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병충해가 발생하자 제국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한편 생물들이 내뿜는 ‘향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특별한 후각을 지닌 소녀 아이샤는 제국 서쪽에 위치한 서칸탈의 왕 주쿠치에 의해 생명을 위협받는다. 제국의 시찰관 마슈는 아이샤의 능력을 알아차리고 위험한 도박 끝에 그녀를 구해낸다. 아이샤는 마슈의 집안이 운영하는 농원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신분을 숨긴 채 생활하고 있는 향군 올리애를 만나 보필하게 된다. 특별한 후각이라는 공통분모로 친근감을 느끼며 올리애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할 무렵, 예기치 못한 사고가 벌어진다. 이윽고 아이샤는 마슈와 올리애로부터 제국을 둘러싼 비밀을 듣게 되는데…….

2014년 《정령의 수호자》로 국제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작가 우에하시 나호코. 《香君 : 향기의 소리를 듣는 자》는 그녀가 새로운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서는 《사슴의 왕》이후 7년 만에 선보인 작품이다.
명실상부한 일본 아동문학계의 거장이자 저명한 문화인류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풍부한 상상력 외에도 전문가적 소양을 십분 활용하여 작품을 창작해왔다. 저자 후기에 의하면 본 작품은 식물이 뿌리나 잎줄기에서 특정한 화학물질을 분비해 이웃하는 다른 종의 생장, 발아, 번식에 영향을 주는 작용인 ‘알렐로퍼시(allelopathy)’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작중 아이샤가 감각하는 ‘향기의 소리’는 이 ‘알렐로퍼시’를 문학적으로 구현한 소재라 할 수 있다. 주인공의 행보를 통해 자연스럽게 식물과 생물의 존재 방식이 그려지도록 한 저자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우마르 제국’ 외에도 ‘동/서칸탈’, ‘리그달’, ‘오고다’ 등 다양한 국가가 등장하는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 때에도 전문가의 자문에 기반해 묘사함으로써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저자는 《香君 : 향기의 소리를 듣는 자》를 통해 전문가적 소양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되 소설 작품이 가져야 할 흥미로움 또한 놓치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작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은유
다양성이 부재한 산업의 위험을 예리하게 꼬집다

우마르 제국은 오아레 벼라는 특별한 작물로 세력을 확장해왔다. 다른 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튼튼하고 수확량이 많은 오아레 벼는 제국뿐 아니라 번왕국 각지로 퍼져나갔다. 오아레 벼를 심은 곳 주변에는 다른 작물이 자라지 못하게 되지만 오아레 벼 하나만으로도 상당한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까닭으로, 사람들은 점점 오아레 벼만을 기르게 되었다.
전 대륙이 하나의 품종에 의존하는 모습은 우리의 현실에 비춰보아도 그다지 낯설지 않다. 우수한 종과 경제적인 재배 방식 위주로만 농사 및 경영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편향은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품종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한 대표적인 예로 바나나가 있다. 바나나에 피는 곰팡이병인 ‘파나마병’은 1950년대에 처음 나타나 산업을 크게 붕괴시켰고 당시 주류를 차지하고 있던 품종인 ‘그로 미셸(Gros Michel)’을 단종시키기도 했다. 이후 파나마병에 대한 내성을 키운 품종인 ‘캐번디시’가 그 자리를 대체했지만, 파나마병의 변종인 ‘TR4(Tropical Race 4)’가 퍼지면서 이 또한 멸종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감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아일랜드를 덮친 식량난과 ‘감자 역병균’으로 인한 ‘대기근’ 역시 한 작물에 과하게 의존하는 것이 가진 위험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香君 : 향기의 소리를 듣는 자》의 우마르 제국 역시 오아레 벼에 닥친 병충해를 시작으로 점차 더 큰 재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역시 가지각색이다. 제국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사람, 경제적 손실만 계산하고 양보하지 않으려는 사람, 당장 눈앞에 닥친 사건이 아니기에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사람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이 공존한다.
저자는 이런 혼돈 상태를 어떠한 압도적인 권위를 내세워 종식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향군이라는 초월적인 존재를 작품의 중심에 두고 있지만 결국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인간 스스로의 몫이 된다. 인간이기 때문에 반드시 한계에 직면하는 순간이 오지만 그 한계를 짊어지고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주면서 나아가는 것. 저자는 압도적인 재난을 헤쳐 나갈 실마리를 바로 그런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배우고, 관찰하고, 상상하며, 지식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서로 지지한다. 그런 것이 이 가혹한 세계 속에서 우리를 어떻게든 생존시켜 온 것이 아닐까요.” (저자 인터뷰 중)
저자가 《香君 : 향기의 소리를 듣는 자》를 통해 보여준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면서, 각기 다른 재난의 전선에서 분투하는 사람들을 향해 보내는 응원이기도 하다. 우리는 거대한 네트워크 속에 연결되어 있고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더 나은 세계에 대한 희망, 지식의 차별 없는 공유, 타인에 대한 관심과 격려가 퍼져나간다면 우리는 비록 “가혹한 세계”일지라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유일하다시피 한 특수한 후각을 지닌 주인공 아이샤가 태생적인 외로움을 받아들이게 된 것처럼 말이다.

저자소개

저자 : 우에하시 나호코
1962년 도쿄 태생의 문화인류학자이자 작가. 1989년 《정령의 나무》로 데뷔하여 아동문학, SF,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정령의 수호자》를 비롯한 ‘수호자’ 시리즈가 있다. ‘수호자’ 시리즈는 노마 아동문예상 신인상,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일본 아동문학자협회상, 쇼가쿠칸 아동출판문화상, 후생성 아동복지문화상, 로보노이시 문학상, 이와야 사자나미 문예상 등을 수상하며 일본 문학계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또한 해외에서도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4년에는 ‘작은 노벨상’으로 불리는 국제 안데르센상 작가상을 수상하는 위용을 보였다. 이외에도 2015년 일본 서점대상 1위에 오른 《사슴의 왕》을 비롯해 《정령의 나무》, 《짐승의 연주자》, 《달의 숲에 신이여 잠들어라》, 《고적의 저편》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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