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작은 병자호란사(丙子胡亂史)이자, 병자호란 중에 김화전투(金化戰鬪)에서 청나라 철기병에 대승을 거둔 한 장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병자년 12월 초에 청의 수도 성경을 출성한 청 태종 홍타이지는 철기를 앞세워 의주, 곽산, 정주를 지나 무인지경으로 휩쓸며 안주성에 이른다. 이때 안주성을 지키던 이가 평안병사(平安兵使) 유림(柳琳)이다.
한편 남한산성에 갇힌 인조(仁祖)는 근왕(勤王)을 하달하고, 외로운 임금을 풀고자 조선 8도의 근왕군은 산성으로 몰려들었으나 대소 10회의 전투에서 청의 철기 앞에 모조리 무너지고 괴멸되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청(靑)은 우리 스스로가 오랑캐라 부르던 무리들이다.
이런 오랑캐 앞에 우리 임금이 맨땅에 무릎을 꿇고 삼배구고두를 올리며 항복을 했으니 조선의 백성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치욕과 슬픔, 그리고 분노를 느꼈다. 호란의 참화를 겪은 우리민족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치유될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병자호란의 와중에서 홀로 안주성을 지키던 평안병사 유림 장군이 5천의 안주병을 이끌고 근왕의 길에 올라 김화에 이르러 조총과 화약무기로 청의 철기군을 격파하고 대승을 거둔 김화전투에서 우리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시퍼런 자존심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