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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죽지 않는다


  • ISBN-13
    979-11-89385-35-4 (0310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어떤책 / 도서출판 어떤책
  • 정가
    16,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2-10-31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홍영아
  • 번역
    -
  • 메인주제어
    사회학: 죽음, 임종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사회학: 죽음, 임종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05 mm, 336 Page

책소개

경황없이 맞이할 마지막 순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후회하게 될까


20년 넘게 방송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활동해 온 홍영아 작가. 2013년 그는 ‘우리는 어떻게 죽는가’라는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다가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하나는 우리나라 말기암 환자들이 소생 가능성이 전혀 없는 치료를 받으며 다른 나라보다 3배 많은 양의 항암제를 사용한다는 것, 또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쓴 의료비보다 2배 많은 돈을 죽기 전 한 달 동안 쓴다는 사실이었다.
 

홍영아 작가는 가망 없는 일에 매달리다 죽음을 맞이하는 세태에 대해 그동안 왜 방송에서 다룬 적이 없는지 의아해진다. 왜 방송에서는 늘 죽기 직전까지 포기하지 않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만을 그렸을까. 죽기 직전의 삶에 관해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을까, 혹은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방송은 긍정의 마취사다. 방송에 등장하는 사람이 비극적일수록 긍정의 주사는 효과를 발휘한다. 기적을 호소하는 멘트가 화면 위에 절절하게 흐르고, 그 주문은 기적 대신 시청률을 불러온다. 제작진은 다시 그런 기적을 기대하는 방송을 제작하고, 사람들은 기도를 하고, 그 기도는 기적 대신 시청률을 올린다. 울리고, 올리고, 죽고. 울리고, 올리고, 죽고……. 이 사이클 속에서 방송은 말기암 환자에게 행해지는 적극적인 항암치료가 얼마나 죽음의 질을 떨어뜨리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말한다. “엄마는 포기할 수 없다.” “아빠는 끝까지 힘을 내려 한다.” “딸은 최선을 다한다.” (20쪽)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수상 작가가
카메라 없는 다큐멘터리를 쓴 이유
 

홍영아 작가는 죽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새로 쓰기로 한다. 이번 다큐멘터리에는 세 가지가 없다.

 

1) 카메라
2) 병원 홍보팀의 협조
3) 의사의 제안으로 출연을 결정하는 환자
 

‘우리는 어떻게 죽는가’ 이후 8년 동안 홍영아 작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암 전문의, 중환자실 간호사, 요양병원 의료진, 요양원 원장, 유골함 판매원, 장례지도사, 그리고 얼마 전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 그들은 말한다, 그렇게 죽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바와 다르게, 홍영아 작가가 만난 어떤 이들은 죽을 병에 걸리더라도 그 사실을 본인에게 알리지 말라고 자식에게 당부한다. 호스피스병원을 찾은 말기암 환자는 고통이 가라앉은 시간에는 정작 할 일이 없어 지루해지는 임종기 일상을 보여 준다. 죽기 직전까지 환자를 치료하는 시대에, 홍영아 작가가 만난 의사는 스스로 곡기를 끊은 환자를 존중해 처치 없이 임종을 지켜본 일화를 들려준다. 요양원 원장은 부모의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보호자에게 “이건 연명치료가 아니라 그냥 치료예요”라고 말해야 하는 아이러니를 토로한다. 그리고 얼마 전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은 이별 이후 무엇을 가장 후회하는지 들려준다.
 

무엇을 생각하든, 생각과는 다른 당신의 이야기
 

나와 내 가족의 마지막 순간. 그 순간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여보세요.”
“여기 병원인데요, 지금 어르신이 위독하세요…….”
“아버지가요?”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지셨어요. 선생님, 지금 바로 오실 수 없죠?” (153쪽)


나는, 내 가족은 출근길에, 혹은 자다가 전화를 받을 것이다. “아버님이 호흡이 어려우신데 인공호흡기를 할까요? 연명치료에 동의하신다는 말씀이죠?” 언젠가는 엄마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의사에게 “이제 그만 하세요”라고 울면서 말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인공호흡기를 하는 것이 맞을까. 심폐소생술을 받는 것이 맞을까. 그래야 한다면 얼마나 오래 그래야 하는 걸까. 그로 인해 우리는 무엇을 후회하게 될까.


직전에도, 직후에도 실감나지 않을 죽음을
절절하게 만나다
 

《그렇게 죽지 않는다》에서는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조언은 물론이고 평범한 사람들이 전하는 경험담 한 편 한 편조차 귀한 노하우가 된다. 어디에서도 들어 본 적 없는, 그래서 더욱 절실한 이야기들이 수록돼 있다. <한국인의 밥상>, <사람과 사람들>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크게 울린 바로 그 방송작가의 재담에 8년의 집필 기간이 더해져 완성된 책 《그렇게 죽지 않는다》. 《그렇게 죽지 않는다》는 누구에게나 벌어지지만 직전에도 직후에도 실감나지 않을 죽음, 그 순간을 절절하게 느끼게 해 줄 책이다.

목차

0장 크리스마스에 돌아가시면 되나요?
공범이 있다 ♢ 항암제 1등 ♢ “피디님만 믿습니다” ♢ “피를 좀 가릴까요?” ♢ 나는 나비가 아니다 ♢ 카메라 없는 다큐멘터리


1장 생각보다 이른
나만 범인을 모르는 연극 ♢ 암, 네가 1등이다 ♢ “어떻게 선생님만 믿겠어요” ♢ 회의를 소집하라 ♢ 암이 꾀병이라니 ♢ 죽기 직전까지 환자를 돌보는 시대 ♢ 소변권 ♢ “집에 언제 감?” ♢ 죽음이 임박했다는 신호 ♢ 국밥이 뭐라고 ♢ 돌아가면서 마지막 인사 드리기 ♢ 나의 죽음도 나에게 알리지 말라
 

2장 생각보다 느린
의사를 향한 기계적 믿음 ♢ 암병동의 난민들 ♢ 복병1: 가족이 죽은 집에서 산다는 것 ♢ 고독사 말고 다른 말 ♢ 사진을 함부로 오리지 말 것 ♢ 복병2: 희망 극복하기 ♢ 복병3: 부모의 누드 ♢ 레벨10의 고통에 속도전으로 맞붙기 ♢ 공기 좋은 곳을 생각하나 본데 ♢ 다행과 불행 사이 ♢ “여기 너무 일찍 온 거야” ♢ 평생을 봐 온 그 얼굴이 아무 말을 않을 때 ♢ 죽기 직전까지 우리는 산다 ♢ 미취학 아동의 부모가 부모를 떠나보낼 때 ♢ 가깝게 살지 않았다면 ♢ 슬픈데 떡볶이 ♢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 ♢ 임종에도 사회자가 필요하다 ♢ 살아 있는 엄마를 위한 장례 준비
 

3장 생각과 다른

요양원에 집어넣는다는 말 ♢ 요양원과 짝, 혹은 섹스 ♢ 나의 이름은 ♢ “그거 안 하시면 죽어요” ♢ 중환자실의 기계 인간 ♢ “연명치료 안 하겠어요” ♢ 인공호흡기, 심장 기계, 신장투석기 ♢ 중환자실에서 산다는 것 ♢ 커튼 안에서 무슨 일이? ♢ “목사님이 오십니다” ♢ 죽기 전 엄마의 얼굴 ♢ 처치실과 임종실 ♢ 요양원에서 대성통곡하면 안 되는 이유 ♢ “임종 시간 좀 바꿀게요”


4장 생각만큼 모르는
신해철과 김광석 ♢ 살아 있다는 것의 정의 ♢ 배우지 못한 의사들 ♢ 굶어 죽다 ♢ “당신의 마지막 선택을 존중합니다” ♢ 올리비아 핫세는 줄리엣이 아니야 ♢ “아들이 의사인데” ♢ 토요일 한낮의 오아시스
 

5장 생각해 보지 못한
유골함과 골다공증 ♢ 드라마를 믿으면 안 되는 이유 ♢ “나를 기억해 줘” ♢ 기도와 식도 사이 ♢ 키스를 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 CCTV 임종 ♢ 장례에도 황금시간대가 있다 ♢ 죽어도 밥상 ♢ “무서워해서 죄송해요” ♢ 싸울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 ♢ 이여름의 화장장 ♢ “펑!” ♢ 생각만큼 영롱하지 않은 ♢ “아버지 이제 가세요”
 

6장 생각은 참
유시민 ♢ 삶과 죽음의 양다리 ♢ 5성급 호텔 같은 장례식장 ♢ 호캉스 장례식 ♢ 코로나 시국의 장례식 ♢ 근조화환은 최대한 신속하게 ♢ 100년 ♢ 너의 이름은 ♢ 그리스인 조르바 ♢ 조르바 옆의 조르바 아닌 사람들 ♢ 흙 ♢ 그렇게 죽지 않는다
 

작가후기

본문인용

마치 내일 죽을 사람을 대하듯, 서로 마지막 보는 것 같은 분위기와 말들이 싫다. 다가오는 자신의 임종, 크리스마스를 넘기면 안 되는 사정, 3등 안에 들어야 하는 이유를 그는 모른다. 그는 임종 이틀 전, 숨이 가빠 말소리가 안 나오는 탓에 이런 말을 종이에 썼다. “집에 언제 감?” (58쪽)


“바이탈 사인을 알려 주는 기계가 고장 나면요?”
그럴 리는 거의 없다. 그러나 홍정희 간호사는 나처럼 원시적이지 않다. 죽음 앞에서 그럴 리 없는 건 없으니까. 전문가의 답변이 돌아왔다. 내가 뭘 원하는지 아는 듯.
“죽기 전 호흡은 달라요. 얕고 빨라요. 숨을 쉬지만 숨이 폐까지 가지 못하죠. 그래서 환자는 체인스토크스(cheyne-stokes) 호흡을 해요. 아, 스펠링이 아마…… (영어로 적지 못하고 헤매는 내 펜 끝을 본 전문가가 친절하게 스펠링을 불러 준다). 체인스토크스 호흡은 임종 전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깊은 호흡과 무호흡, 혹은 얕은 호흡이 번갈아 나타나는 거예요. 이때 입은 크게 벌어지고 가슴이 올라와요. 산소가 잘 안 들어오니까 몸이 부속 근육을 이용해 폐를 확장시키는 거죠. 하지만 산소는 원하는 만큼 들어오지 않아요. 그런 숨을 쉬는 환자는 임종이 가까이 왔다고 판단합니다.” (60쪽)
 

“그거 하면 엄마가 좋아지나요?”
“안 하시면 죽어요.”
“그럼 안 하겠어요.”
“(뜨아) …….”
기도 삽관을 하면 좋아지냐는 선정 씨의 질문에 의사는 즉답을 피했고 안 하면 죽는다는 의사의 말에 선정 씨 역시 죽어도 괜찮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의사와 보호자 사이에 흔히 오가는 동문서답이다. (152쪽)
 

집에서 자신은 똑똑한 소비자가 아니라 그냥 병들어 손이 많이 가는 할머니였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9 대 1로 섞인 마음을 가지고서는 누구라도 불만을 말하거나 원하는 것을 요구할 용기를 내기 힘들다. 그는 불만은 있지만 불편하지 않은 요양원이 삶의 마지막 장소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139쪽)
 

2019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국 42개의 상급 종합병원 중 17개 병원만이 임종실을 1개소씩 운영 중이다. 병원에서 죽는 사람이 한 해 20만 명이 넘는 것을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현행의료법은 의료기관의 시설 요건에 임종실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호스피스 전문기관에만 임종실을 1개 이상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빅5’라고 하는 대형병원 중 서울대병원 1곳, 서울아산병원 1곳, 세브란스병원 2곳, 호스피스 병동을 갖추고 있는 서울성모병원은 3곳을 임종실로 운영하고 있다. (183쪽)


박영준 상조팀장에게 사고사를 제외하고 가장 수습하기 힘든 시신이 뭐냐고 물었다.
“자살한 시신이죠. 발버둥 친 모습 그대로거든요.”
생존 본능을 거스르는 도전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결국 자신이 자신을 이긴다. 장의사는 많은 힘을 들여야 시신을 바르게 펼 수 있다. 임종 전 약물을 많이 투여한 경우도 시신을 수습하기 힘들다. 체액이 많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냄새를 제거하는 일도 공을 많이 요구한다. 돌연사인 경우 홀로 고통스러워한 흔적이 고스란히 시신에 남아 임종 때의 절박했던 순간을 이야기한다. 그런 경우도 염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250쪽)
 

전기가 없으면 못살겠고, 물이 없으면 못살겠고, 쓰레기 수거가 안 되면 못살겠고, 식당이 일제히 문을 닫으면 못살겠는데 화장장은 못살겠는 것과는 관계가 없지 않은가. 누군가 못 살게 된 상황을 처리하는 화장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포화상태가 되고 업무처리를 못한다 한들 아파트 19층에 사는 내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해 못살겠는 상황보다 심각하진 않다. 그런데 요 몇 주 사람들은 산책을 하다가, 밥을 먹다가, 똥을 싸다가 이런 뉴스를 본다. 화장장을 잡지 못한 시신이 늘면서 안치실 냉장고 한 칸에 두 구의 시신을 포개 두는 일이 발생했다고, 4도 이하에 모셔야 부패하지 않는 시신을 상온에 두고 있다는 뉴스를 말이다. 그리고 나는 가까운 배우가 배우자와의 이별을 지연해야 하는 상황을 잠시 함께했다. 전기가 나가서 아파트 19층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상황만큼 정신의 허벅지가 후들거렸다. (291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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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홍영아
20년 넘게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KBS 〈한국인의 밥상〉, 〈사람과 사람들〉, 〈KBS 파노라마〉, 〈인간극장〉, 〈병원 24시〉, 〈VJ특공대〉, MBC 〈닥터스〉, EBS 〈세계테마기행〉 등을 집필했다. 2013년 〈한국인의 밥상〉으로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교양 작품상을 수상했다. 2017년 사려니필름을 설립해 방송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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