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총 1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과 2장은 교육과정을 개념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과정은 여러 맥락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 간에 교육과정을 두고 품고 있는 생각이나 지칭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 1장에서는 교육과정이라는 개념이 갖고 있는 성격을 드러내고, 교육과정을 이해하는 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용어들을 검토한다. 2장에서는 교육과정의 의미가 여러 측면에서 다양하게 이해될 수 있음을 제시함으로써 교육과정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강조한다.
3장은 교육과정의 역사를 다룬다. 교육과정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교육적 이상과 관점을 달리하는 여러 집단들이 갈등하고 분투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3장에서는 오늘날 교육과정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미국의 교육과정사를 검토한다. 특히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전반기에 미국의 학교 교육과정을 지배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였던 인문주의자, 발달주의자, 사회효율성주의자, 사회개량주의자들의 입장을 살펴본다.
4, 5, 6장은 교육과정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다룬다. 학교 교육과정을 구성하고자 할 때, 가르쳐야 할 내용에 초점을 둘 수도 있고, 가르침을 받는 대상인 학생에게 초점을 둘 수도 있으며, 기르고자 하는 인간상에 초점을 둘 수도 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어디에 더 초점을 두는가에 따라 구성된 교육과정의 성격은 매우 달라진다. 4장은 가르쳐야 할 내용 그 자체에 초점을 둔 지식 중심 교육과정의 주장과 이론을 제시한다. 5장은 가르침을 받는 대상인 학생에게 초점을 둔 경험 중심 교육과정의 주장과 이론을 소개한다. 6장은 최근 들어 주목되고 있는 것으로, 기르고자 하는 인간상에 초점을 두고 학생들의 역량 발달을 목표로 삼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다룬다.
7장과 8장은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역사와 발달 과정을 제시한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국가가 직접 초·중등학교의 교육과정을 통제해 왔기 때문에, 학교 교육과정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학자들 간의 투쟁은 발견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역사에 대한 검토는 수차례에 걸쳐 개정되어 온 국가 교육과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7장에서는 해방 전의 교육과정을 간략히 개괄한 후 제6차 교육과정까지의 교육과정을 살펴본다. 8장에서는 21세기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기본 토대를 제공했던 제7차 교육과정부터 가장 최근에 개정되어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까지를 검토한다.
앞에서 소개한 내용들이 교육과정의 개념과 역사, 그리고 교육과정에 대한 관점을 소개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 9, 10, 11, 12장은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것에 초점을 둔 내용으로 구성된다. 이들 내용을 다룸에 있어서 필자의 의도는 교육과정 개발과 실행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처방하는 데 있기보다는, 교육과정 개발과 실행을 보는 여러 관점이 있을 수 있음을 제시하는 데 있다. 어떤 관점을 갖는가에 따라 교육과정을 개발하거나 실행하는 방법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의 방법을 찾기에 앞서 여러 관점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9장에서는 교육과정 개발과 설계에 관한 여러 모형을 소개한다. 10장에서는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각 요소들을 설계하는 원리와 함께, 최근에 교육과정 설계 원리로서 주목받고 있는 교육과정 통합을 그 개념과 의미가 올바로 이해될 수 있도록 다소간 길게 제시한다. 11장에서는 교육과정에 관한 의사결정을 누가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과정이 실제로 개발되는 체제를 살펴보고, 우리나라 교육과정 개발의 수준과 실제를 제시한다. 12장은 교육과정 실행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이 있을 수 있음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 책의 마지막인 13장은 교육과정 연구의 흐름을, 지난 100여 년에 걸쳐 이 분야에서 이룩해 낸 연구들을 범주화하여 소개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본래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심은,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즉 교육 내용에 대한 탐색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그러다 1918년에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의 책의 등장과 함께,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을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가”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교육과정의 학문적 성격을 교육과정 개발과 관련시키는 이러한 흐름은 1969년에 위기를 맞게 된다. 1969년 슈왑이라는 학자는 교육과정 분야가 ‘개발’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이 분야는 죽음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교육과정 분야는 교육과정 ‘개발’의 시대를 접고 교육과정 ‘이해’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폭넓은 관점과 맥락 속에서 재개념화되어 왔다. 그 재개념화 작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그 갈래는 정리하기 힘들만큼 다양하다. 더군다나 교육과정 ‘개발’에 초점을 두는 흐름도 여전히 살아남아서 초기 교육과정 분야의 연구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13장에서는 20세기 초부터 최근까지 추진되어 온 이러한 교육과정 연구의 흐름, 다시 말하면 교육과정 이론화의 노력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