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나면 시가 재미있을 것이다!
교과서 수록 현대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감상의 길라잡이
학교에서 시 강의를 한 지가 만 30년이 되었다. 그 동안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나서 이구동성으로 말하기를 선생님께 시를 배우고 나니 어렵기만 하던 시가 무척 재미있고 정겹게 느껴진다고 했다. (중략) 강의를 듣는 것과 책을 읽는 것이 같지는 않겠지만, 이 책을 읽은 독자들도 시가 친근하게 느껴지고 시 읽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시의 진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하기를 바란다.
-저자 서문 중에서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
시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직업이 직업인지라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국어 교과서를 유심히 본 적이 있습니다. 시 부분. 아들이 필기를 엉터리로 했는지, 선생님이 잘못 가르쳤는지, 도식적이고 기계적임은 물론이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시 해석이 많았습니다. 참고서를 보니 그것도 마찬가지였지요. 시험에 대비해서 시 공부를 한다고 해도 그렇게 공부하면 도저히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는 거지요. 특히 요즘의 수능 문제는 복합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이해를 요구하는 것이 많아서(문제가 좋은 것이다), 시를 전체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고득점을 노릴 수 없습니다. 아니 그것보다도 시가 파편화되는 것 같아 답답했습니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교과서에서 시를 배우는 것이 시 배우기의 알파요 오메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그렇게 시를 배우면 시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교과서 시를 제대로 재미있게 배운다는 것은 한국시의 대중화나 저변 확대를 위해 매우 중요한 것이고, 더 나아가 그 재미있는 것을 모르게 둔다는 것은 평론가의 자세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모임에서 제가 이런 열변을 토했더니 옆에 있던 이숭원 교수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고, 그래서 제가 이숭원 교수에게 그러면 교과서 시 정본 해설을 한번 써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주위 사람들도 이숭원 교수가 적임자라고 부추겼고, 마침내 이숭원 교수가 승낙을 했고, 그래서 이 책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딱 2년이 걸렸습니다. 마침 이숭원 교수가 안식년이 있어서 그나마도 가능했습니다. 간단하게 보이지만 시를 정하고, 정본을 확정하고, 하나하나 해설을 단다는 것은 시간도 걸리고 매우 고달프고 지루한 일이었습니다. 정본 해설이라는 타이틀답게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을 헷갈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더욱 철저함을 기하려고 하니 더욱 조심스러웠습니다. 그 고된 작업을 감내한 이숭원 교수에게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이 책의 독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기 위해 핵심을 짚어주는 생각할 거리도 달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혹 오류가 있으면 앞으로 바로 잡을 것이고 좋은 시를 추가해 증보를 계속할 것입니다. 이 책이 시의 길라잡이 역할, 시를 재미있게 하는 역할을 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응백(휴먼앤북스 대표, 문학평론가)
▷시를 재미있게, 전체적으로 읽기
학생들이 보는 참고서와 문학 해설서의 시 해설은 지극히 도식적이고 상투적인 경우가 많다. 또한 작품의 표기와 출전도 제각각이다. 이런 사정으로 시는 중·고등학교 때나 대학교에 들어온 다음이나 여전히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이상야릇하고 애매모호한 언어구조물로 남게 된다. 시를 전체적으로 읽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그러니 시는 어렵기만 하고 무슨 괴물처럼 보이는 것이다.
《교과서 시 정본 해설》은 위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는 ‘정본’ 현대시 해설서다. 교과서에 수록되었거나 앞으로 수록될 만한 작품 99편을 모아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의미를 해설하고 작품의 의의를 평설했다.
이 책은 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시를 배우는 학생들과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시에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가 주 대상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시를 보다 친근하게 느끼고 시 읽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한다.
▷ 교과서 시 바로보기의 완결판, ‘정본’ 해설서!
교과서, 참고서, 문학 해설서 들은 제각각의 해설을 내놓으며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또한 제각각인 여러 교재를 두고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난감해한다. 무분별한 현대시 해설은 시를 어렵고 알아먹기 난해한 것으로 만들었다.
저자 이숭원 문학 평론가는 시중에 나와 있는 현대시 해설서가 지닌 문제를 ‘저자 서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정지용의 [유리창]에 나오는 ‘물 먹은 별’은 이상 세계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인데 역시 그런 식으로 해석한 책을 보았고, 윤동주의 [참회록]에 나오는 ‘운석’은 매우 음울한 이미지의 시어인데 이것을 ‘유성’의 의미로 보고 천체미학으로 풀이한 글도 있었다. 심지어 이육사의 [절정]에 나오는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의 ‘무릎 꿇음’을 ‘굴복하다’의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굴복을 할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서릿발 칼날 진’ 고원에까지 쫓겨 와 ‘강철 무지개’를 꿈꾼단 말인가? 더군다나 동일한 시어와 시구에 대해 책마다 다른 해석을 하고 있으니 학생은 물론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머리가 혼란스러울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표기와 작품의 출전 등도 통일되지 못하고 제각각이다. 표기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누자면, 발표 당시의 표기를 그대로 적은 것과 발표 당시의 표기를 유지하되 발음만 현대어에 맞게 일부 수정한 것, 모든 표기를 현대 맞춤법에 맞게 수정한 것이 그것이다. 작품의 출전을 밝히는 것은, 1960년대의 작품을 제시하면서 1980년대에 나온 시선집을 출전으로 밝히기도 하고, 김소월의 [진달래꽃]의 출전을 “1922년, '개벽'”이라고 해 놓고 정작 작품의 인용은 시집 [진달래꽃](1925)에 수록된 형태를 갖고 오기도 한다. 이렇게 되니 같은 작품의 여러 판본이 시중에 유포되고 책의 선택권이 없는 학생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책에 따라 표기가 달라진 작품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저자인 이숭원 문학 평론가는 위와 같은 현대시 해설의 오류를 바로잡고 현대시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교과서 시 정본 해설》을 펴냈다. ‘정본’의 사전적 정의는, 문학 작품 따위에서 기본적인 내용은 같으면서도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는 책 가운데, 검토하고 교정하여 원본과 가장 가깝다고 판단한, 표준이 될 만한 책을 말한다. 이 책은 정본이란 말 그대로 시 원본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가 지닌 본연의 이야기를, 이야기를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 전하고 있다.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과 배우는 학생들이 느꼈을 시 해설에 대한 혼란과 답답함을 말끔히 해소해 줄 것이다.
▷ 이숭원 문학 평론가의 친근하고 재미있는 현대시 해설!
학생들은 시를 공식 외우듯이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은유, 이것은 직유, 이것은 상징, 이런 식으로. 그러니 전체를 보지 못하고 시를 오해한다. 그렇다면 시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저자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학생들은 시를 접하면 거기서 비유나 상징을 먼저 찾으려 하고 작품을 음미하기 이전에 주제를 찾아내려는 조급함을 보인다. 요즘 젊은 시인들의 시는 일상적 의미는 멀리 던져두고 가볍게 언어유희를 벌이거나 모호한 이미지의 음영을 펼쳐내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런 작품을 대한 학생들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몇 개의 시어가 암시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집착한 나머지 앞뒤의 문맥과 전체 시상의 윤곽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마따나 시를 이해하려면, 앞뒤 문맥과 전체 시상의 윤곽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보다 쉽게 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친근감 있고 재미있는 현대시 해설을 들려준다. 당시 사회 상황과 시인의 개인적 체험 등이 시에 어떻게 나타나 있으며, 이것이 인간 보편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찬찬히 조리 있게 설명한다.
저자의 해설은 딱딱하기 그지없는 여타 시 해설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한 연, 한 행씩 저자의 설명을 따라 시 구절을 읊다 보면 어느새 시를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신과 마주할 것이다.
▷ 되짚어 볼 생각거리!
학생들이 시의 주제, 의미만을 탐구하게 된 데는 시 출제 문제가 정형화된 탓이기도 하다. 문제마다 ‘이 시어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 시의 주제는 무엇인가?’ 등만 나오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주 독자 대상이 시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인 만큼 저자는 시를 깊이 이해하고 난 뒤 되짚어 봐야 할 생각거리들을 곁들였다. 그 생각거리는 바로 그 시의 핵심이다. 즉 생각거리를 통해 시 이해가 완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