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하는 섬 욕지도를 배경으로
바다 쓰레기의 심각성을 실감나게 일깨우는 읽기 책
욕지도는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장소로, 행정상으로는 경상남도 통영시 욕지면에 속한 곳입니다. 양식업이 발달하였고, 섬 북쪽으로 고양이 개체 수가 늘면서 ‘한국의 고양이 섬’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작가는 몇 년 전,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욕지도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섬 주위를 포위하듯 에워싼 쓰레기의 행렬을 목격하고 무섭기까지 했던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야기는 어느 날, 새끼 고양이 ‘깜장이’의 집사를 구한다는 ‘욕지도 냥이아빠’의 유튜브 동영상을 본 유미가 깜장이를 데려오기 위해 몽실 이모와 함께 욕지도로 향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유미는 집사가 되기 위한 조건이었던 2박 3일간의 바다 쓰레기 수거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을 어떻게 위협하며 나쁜 영향을 주는지를 생생하게 체험하고 돌아옵니다.
‘유엔환경계획’의 자료에 따르면, 연간 10만 마리 이상의 해양 포유류와 100만 마리 이상의 바닷새가 폐그물 따위의 바다 쓰레기로 목숨을 잃거나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낚싯바늘이 목에 걸려 죽은 깜장이의 엄마와, 다리와 날개가 폐그물에 얽혀 고통스러워하는 새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해양 생물을 다치게 하거나 병들고 죽게 해서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바다 쓰레기의 심각성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유튜브’라는, 이미 많은 사람에게 친숙해진 동영상 플랫폼을 등장시켜 어린이들이 좀 더 쉽고 흥미롭게 주제에 접근하도록 도와줍니다. 섬세하고 정교하게 짜인 이야기 구조는 읽다 보면 슬며시 미소 짓게 하는 맛깔나는 글과 함께 어린 독자들을 몰입하게 만들고 지루할 틈이 없게 해줍니다. 이야기의 서사에 걸맞은 사실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의 삽화도 눈길을 잡아끕니다. 이야기와 관련해 어린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들을 정리한 정보 페이지에서는 2020년 국립해양과학관이 바다 환경을 위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과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
우리가 버린 바다 쓰레기, 돌고 돌아 생명을 위협해요
부산 해운대에 사는 초등 4학년생 유미는 어느 날, 몽실 이모가 내민 휴대 전화 속 유튜브 영상에서 엄마 잃은 새끼 고양이 ‘깜장이’를 처음 보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뒤 새끼 고양이 영상을 올린 ‘욕지도 냥이아빠’가 새 집사를 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깜장이를 데려오기 위해 몽실 이모와 욕지도로 향합니다. 욕지도 냥이아빠 님은 서울의 한 대기업 입사를 포기하고 어린 시절을 보낸 욕지도로 내려와 바다를 관리하는 공무원이 된 유튜버입니다. 냥이아빠 님이 내건 깜장이 집사의 조건은 2박 3일간 욕지도에 머물며 바다 쓰레기 수거 자원봉사를 하는 것. 하지만 욕지도에 도착한 유미와 몽실 이모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오늘 치운 양만큼 내일 또 밀려드는 엄청난 양의 바다 쓰레기였습니다. 유미는 자원봉사 활동을 무사히 마치고 깜장이의 새 집사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