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을 박탈당한 반려동물의 현실을 축산산업과 연결시켜
물질만능주의와 편리함을 위해 생명을 경시하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SF 동화로 담아낸 역작!
동면 기술과 특별한 먹이를 이용해 어린 반려동물을 알루미늄 캔에 담아 판매한다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설정으로 동물권 존중의 메시지를 담은 은경 동화작가의 SF 장편동화 《애니캔》이 별숲에서 출간되었다. 공장 같은 거대 농장에서 식용으로 길러지는 동물들과, 산업화되어 가정으로 유통되는 반려동물의 어두운 현실을 과학 기술적인 상상력으로 설득력 있게 드러내고 있다. 이를 통해 대량 생산으로 키워져 사람의 식량이 되는 동물도 귀한 생명이라는 점과, 사람의 편의에 의해 삶이 좌우되는 반려동물의 안타까운 현실을 흥미로운 사건으로 보여 줌으로써 생명이 산업화되어 가는 상황에 경계심을 갖게 한다.
새롬이는 반려동물 종합쇼핑센터 ‘애니캔’에서 강아지 별이를 얻게 되어 세상을 다 가진 듯 기쁘다. 애니캔에서는 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애니캔에서 만든 특별 사료만 먹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하지만 별이가 다른 음식을 먹고 아프게 되자, 새롬이는 별이의 병을 낫게 해 주려고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러면서 애니캔 회사의 정체와 그곳에서 자행되는 동물권 박탈의 실상을 알게 된다. 애니캔은 원래 대형 축산회사가 육류 소비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개발한 신기술이지만, 그 기술을 반려동물에도 적용시켜 막대한 이익을 얻고자 만들어진 회사다. 어린 반려동물은 캔 속에 들어갈 때 성견이 되는 기간과 성격, 생존 기간이 정해지고, 캔에서 나온 반려동물은 평생 정해진 사료만 먹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애니캔에서는 소비자의 취향과 선택에 맞게 반려동물이 생산되는 것이다.
아픈 별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새롬이는 친구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 나간다. 별이의 투병기를 브이로그로 만들어 인터넷에 업로드하고, 애니캔에서 사육된 동물들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설문조사를 만들어 많은 어린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 별이를 구하려는 새롬이와 친구들의 이런 노력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애니캔 실상이 사람들의 커다란 관심을 받게 된다. 비록 새롬이와 친구들의 힘은 작고 약하지만 동물을 위하는 사려 깊고 따뜻한 마음은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애니캔》은 동물권을 박탈당한 반려동물의 현실을 대형 축산 산업과 연결해, 물질만능주의와 편리함을 위해 생명 존중을 경시하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SF 동화로 흥미롭게 담아낸 역작이라 할 수 있다. 어린이에게 자신과 관계 맺는 생명을 책임지려는 자세와 동물권을 존중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 무엇인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들려준다.
▶ 줄거리
새롬이는 단짝인 사랑이가 주는 반려견 상점 ‘애니캔’에서 무료로 반려동물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 쿠폰을 받게 된다. 강아지를 꼭 키우고 싶었던 새롬이는 어른들을 설득해 함께 애니캔 강아지를 받으러 상점으로 간다. 애니캔은 수액이 담긴 알루미늄 캔에 어린 반려동물을 잠재워 넣고 파는 새로운 형태의 반려동물 종합 쇼핑 센터다. 애니캔 대표 러비 씨는 캔 뚜껑을 딴 후 수액에 젖은 채 잠들어 있는 하얀 털뭉치 같은 강아지를 꺼내 새롬이 가족에게 건넨다. 처음 보는 광경에 새롬이와 가족들은 당혹스워하지만 너무나 예쁜 강아지의 모습에 반해 그 모든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리고 강아지에게 ‘별’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 뒤, 사랑스러운 별이에게 흠뻑 빠져든다.
별이에게 자진해서 밥을 챙겨 주기로 한 새롬이는 별이가 일주일 동안 특별식만 먹어야 하는 것에 의문을 품는다. 이에 부모님은 별이가 특별식을 먹고 일주일 만에 성견이 되도록 설정되어 있는 애니캔이라고 설명을 한다. 애니캔은 캔 속에 들어갈 때 성견이 되는 기간과 성격이 정해지게 되고, 캔에서 나온 애니캔은 평생 정해진 사료만 먹어야 건강하게 산다고 한다. 새롬이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미 별이가 한 가족이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던 어느 날, 별이가 정해진 사료 외에 다른 음식을 먹고 병들게 된다. 그리고 과학자로 일하다가 그만둔 뒤 3년 만에 나타난 삼촌이 별이를 살펴보고 나서 애니캔의 비밀을 들려준다. 애니캔은 원래 대형 축산 회사가 육류 소비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개발한 신기술이었다는 것과 삼촌과 러비가 그 핵심 기술의 공동 개발자였다는 것, 그리고 부작용이 있음을 발견한 삼촌이 문제점을 제기하자 회사가 심하게 압박하고 고통을 주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 기술을 러비가 그대로 반려동물 산업에 적용한 것이 애니캔이므로 별이를 낫게 할 치료제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또한 별이는 수명이 5년으로 정해진 강아지라는 사실에 새롬이는 충격을 받는다. 혼란과 충격에 휩싸인 새롬이는 사랑이와 전교회장 승찬이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함께 별이의 병을 낫게 해 줄 방법을 찾기로 한다. 별이의 투병기를 브이로그로 만들어 인터넷에 업로드하고, 애니캔에서 사육된 동물들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설문조사를 만들어 많은 어린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거대한 애니캔 회사에 맞서 동물권을 지켜주려는 새롬이와 친구들의 노력은 세상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하게 된다. 새롬이와 친구들의 노력으로 별이는 다시 예전의 건강한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