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최강자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인간의 오만함은 밀림의 왕을 능가하는 자연 지배 능력을 타고난데서 기인하지만, 사실상 생태계 속에서 인간 역시도 하나의 대체로 적응하고 상호 의존하는 개체 중 하나일 뿐이다. 생태계의 창발성은 연결망의 강렬도에 따라 생명이 창발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 17쪽
펠릭스 가타리는 작은 변화가 사회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초래하는 ‘분자 혁명’을 주창했다. 우리 자신부터 바꿈으로써, 사회 화학적인 반응을 만들어 전체 사회에 심원한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바다. 네트워크는 일체화된 사회 구조와 같은 거대 기계에 종속된 게 아니라, 작은 기계부품의 기능 연관에 따라 연결된 기계체로서 존재한다. 그때 하나의 기계부품이 다른 작동으로서의 강건한 반복을 할 때 그 주변에 있는 다른 기계들은 고장나거나 심원한 영향을 받게 된다. 동시에 그것은 거대한 기계체들 사이에서 파급되어 눈덩이 효과를 갖게 된다. 이것이 네트워크 혁명이다. - 41쪽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혁신의 전망은 이제 시작단계에 와 있다. 단기 투기성 자본의 행태로부터 벗어나, 기후위기에 직면할 미래 세대를 고려한 투자를 해야 한다. 더 나아가 탈성장 전환 사회를 미래 세대와 기성 세대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진보를 추구하던 성장주의가 아닌 더 불편해지는 기후위기 시대를 함께 연대하고 협동하여 이겨내야 한다. - 58쪽
기후금융을 통해 조성된 기후펀드는 기후위기 대응과 적응에 투자되어야 한다. 먼저 재생에너지에 대한 대대적인 민간 차원의 투자기금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이는 향후에 진행될 에너지 전환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더불어 각종 자연재해와 재난, 폭염 등에 대한 민간 차원의 자구책 마련을 위한 재원으로도 쓰일 수 있다. 또한 기후난민 지원과 후원, 기후난민 국제기구 설립, 제3세계의 기후 적응이나 라이프라인 설비 구축을 위한 종자돈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 75쪽
사회적농업은 커먼즈에 대해 채굴, 추출, 약탈하려는 정동 자본주의를 넘어서, 공유자산과 오픈소스, 집단지성 등을 시민자산화하는 과제와 공명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땅에 대한 시민자산화로서의 토지신탁 등을 통한 농지살림운동은 바로 이러한 맥락과 함께 한다. 결국 사회적농업은 땅을 커먼즈, 즉 시민자산으로 바라봄으로써, 생태시민성과 공동체성의 교집합 속에서 포용 사회를 만들 것이다. - 161쪽
내발적 발전 전략은 성장주의가 아닌 내부자 거래, 커뮤니티 비즈니스, 지역 순환 경제가 시너지를 발휘하는 거대한 마을과 공동체, 사회적경제의 판을 깔자는 의미이다. 그런 점에서 활력과 돌봄이 유통되고 삶을 살아갈 자원이 함께 유통되는 그러한 판을 상상하게 만든다. - 2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