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린이 문학에는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읽기 좋은 동화가 드뭅니다. 동물이나 식물을 의인화한 동화가 아니라 《랑랑별 때때롱》처럼 우리 아이들이 나오면서 마음껏 공상과 환상을 즐길 수 있는 장편 판타지 동화는 더욱 귀합니다. 《랑랑별 때때롱》의 주인공인 새달이와 마달이, 때때롱과 매매롱은 모두 초등학생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서로 은근히 경쟁하고 말다툼도 하는데, 그 모습이 아주 천진스럽고 재미있습니다. 개성 넘치는 인물들과 권정생 선생님 특유의 따뜻한 유머가 더해져 글을 읽을 때마다 슬며시 웃음 짓게 만듭니다. 마달이가 매매롱을 놀려 주기 위해 방귀 뀌는 흉내를 오백스물세 번이나 내는 것도 그렇고, 때때롱이 새달이에게 일기장을 보여 주고 서로 옥신각신 싸우는 모습도 그렇습니다. 랑랑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도 참 재미납니다. 익살맞은 대장 할머니도 재미있고, 도깨비옷을 입은 아이들이 랑랑별의 500년 전 세상으로 날아가 홍길동 놀이를 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이처럼 《랑랑별 때때롱》은 세상의 문제를 진지한 눈으로 보고 있지만, 아이들을 위한 동화답게 재치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또, 《랑랑별 때때롱》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판타지 세계와 현실 세계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랑랑별에 사는 때때롱과 지구 별에 사는 새달이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종이비행기로 편지도 주고받습니다. 특히 새달이와 마달이가 랑랑별로 떠나는 모습은 작품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날개가 돋은 흰둥이를 따라, 누렁이와 물고기, 왕잠자리, 벌레들, 그리고 새달이, 마달이가 판타지 공간인 랑랑별로 떠나는 모습을 두고, 아동문학 평론가 원종찬 선생님은 “우리 동화가 그려 낸 영원히 잊히지 않을 명장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