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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표지(2D 앞표지)

인간실격


  • ISBN-13
    978-89-97170-69-2 (03830)
  • 출판사 / 임프린트
    늘품플러스
  • 정가
    14,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2-01-28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다자이 오사무
  • 번역
    김정오
  • 메인주제어
    소설 및 연관 상품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소설 및 연관 상품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185 mm, 216 Page

책소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은 일본 데카당스 문학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그가 남긴 『인간실격』은 그중에서도 가장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한국에서도 이미 여러 버전의 번역본이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현재, 『인간실격』을 새롭게 출간하는 이유는 고전이 가지는 인간에 대한 깊은 사유와 철학의 힘에 있다. 이러한 것들은 읽는 이에 따라, 읽는 시기에 따라 매번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실로 무한의 영역에 가깝다. 즉 펼칠 때마다 마주하는 다른 세계는 전에 없던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것이다. 그렇게 다양하게 이뤄지는 사유는 우리 인생의 자양분과 지표가 된다.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다자이 오사무가 그린 인간의 삶은 본능적인 측면의 처절한 현실과 이성적 측면의 부끄러움을 가감 없이 표현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양가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잘 살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주인공 요조의 애달픈 이야기는 비단 작품 안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술과 이성, 돈과 쾌락 그리고 마약까지 잠시간의 즐거움과 환락으로 인간을 끌어들이며 삶을 파괴하는 이야기는 읽는 이의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와 자리 잡고 도덕적 가치를 건드린다.

 

인간의 자격을 상실한 요조의 이야기에 다자이 오사무가 걸어온 삶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요조의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청년의 시절까지 깔려 있는 ‘부끄러움’은 작가 자신 역시 느낀 것이며 우리 또한 번번이 경험하는 것일 테다. 때문에 인간의 욕망과 이성의 제어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어쩌면 인간이 지닌 가장 보통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 줄타기에서 실패한 인간 본연의 욕구와 이에 대한 부끄러움, 자기파멸적인 삶의 방식을 마주할 준비가 됐다면, 어서 책 장을 펼쳐보자.

목차

인간실격

머리말

수기 1

수기 2

수기 3-1

수기 3-2

맺음말

 

만원(滿願)

 

참새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의 일생과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연보 

본문인용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관념과 세상 모든 사람이 가지는 행복의 관념이 전혀 다른 것 같다는 불안, 그 불안감으로 말미암아 밤마다 이리저리 뒤척이며 끙끙 앓다 그만 미치고 환장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습니다. 과연 나는 행복한 것일까요? 나는 어릴 때부터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을 남들에게서 심심찮게 자주 들으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나는 항상 지옥이나 다름이 없었고 나더러 행복하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외려 감히 나와 비교조차 할 수도 없을 만큼이나 훨씬 더 평안하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16쪽)

 

비합법. 나는 그곳이 은근히 즐거웠습니다. 그 자리에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서 좋았습니다. 인간 세상에서 통용하는 합법이라는 게 오히려 더 겁이 나고 요지경 속처럼 돌아가는 그 세계를 이해할 수도 없거니와 창문 하나 없는 그 냉골 방바닥에는 도저히 죽치고 앉아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바깥세상이 비록 비합법이라는 망망대해라 할지라도 나는 거기에 풍덩 뛰어들어 헤엄치다 이윽고 죽음을 맞이하는 편이 차라리 속이 후련할 것 같았습니다. 합법이라는 세계에는 정체 모를 강력한 힘이 작용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64쪽)

 

다만 분위기를 확 깨버린 것이 숨통이 막힐 만큼 두려운 나머지 나중에 내게 손해로 고스란히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주특기인 익살 연기로 죽을힘을 다해 봉사를 했습니다. 설령 그것이 왜곡되고 보잘것없고 어리석은 짓일지언정 오로지 봉사하고자 하는 그 마음이 더 앞서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 한마디씩 꾸밈말을 덧붙이고 마는 경우가 허다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습성도 세상의 이른바 ‘정직한 자’들에게 된통 이용당하게 되는 허점이 되었습니다. (129쪽)

 

이때 내 머릿속에 저절로 떠오르는 건 중학교 시절에 내 가 몇 장 그린 것으로, 다케이치가 이른바 ‘요괴’ 같다고 표현한 그 자화상이었습니다. 잃어버린 걸작. 이사를 몇 차례 다니는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지만 그 자화상만은 의심의 여지 없이 뛰어난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뒤에도 나는 다양하게 그림을 그려도 봤지만 옛 추억 속의 그 걸작에는 발 벗고 뛰어도 근처에도 못갈 정도라서 내 가슴은 늘 텅 빈 것 같고 노곤한 상실감에 내내 시달렸습니다. (117쪽)

 

처세에 능한 재능이라……. 나는 하도 기가 차서 쓴웃음 이외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내게 처세에 능한 재능이라니 하지만 나처럼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피하려 들고 게다가 속임수로 일관하는 자도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라”는 속담처럼 영리하고 꾀바른 그 처세술의 가르침을 신봉하는 자들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이 되는 건가요. 오호라, 인간들은 상대방의 속내를 아무것도 모르고 서로 착각 속에 빠져 둘도 없는 친한 친구라 굳게 믿고 착각에 빠진 사실조차도 깨닫지 못한 채 평생 그렇게 살다가 상대방이 숨을 거두기라도 하면 울먹이며 애도를 표하는 조사 따위를 읽어 내려가는 건 아닐까요. (123쪽)

 

마침내 나는 모든 것에 자신감을 상실하고 급기야 사람들을 한도 끝도 없이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삶을 영위하는 것에 거는 기대감을 완전히 접고 게다가 기쁨과 공명에서도 영원히 등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156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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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번역 : 김정오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 졸업
국제번역가연맹(FIT/UNESCO 공식자문기구) 한국 대표기관
(사)한국번역가협회 정회원
㈜코자카트레이딩 대표이사
번역서 『다자이 오사무 단편 10선』, 『나쓰메 소세키 도련님』 외 다수
프리랜서로 활동 중
저자 :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 오사무는 1909년 아오모리 현에서 지방 유지였던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다자이 오사무의 아버지는 늘 바빴고 어머니는 병약하여 태어나서부터 주로 유모와 보모, 숙모 손에서 자랐다. ‘다자이 오사무’라는 이름은 필명으로, 본명은 쓰시마 슈지(津島修治)다. 17세였던 1925년, 동인지를 발행하기 시작했고 이에 실을 소설, 희곡, 수필 등의 습작품을 쓰면서 작가를 꿈꾸기 시작했다. 프랑스 문학을 동경하여 동경제국대학 문학부 불문학과에 진학한 저자는, 11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다는 모호한 위치와 부유한 집안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기혐오와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하였다.
첫 창작집인 『만년』을 간행하였으며, 『인간실격』을 비롯해 「달려라 메로스」, 『쓰가루』, 『사양』 등 다양한 대표작을 남겼다. 저자의 작품은 일본 내에서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후세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장편과 단편을 가리지 않고 우수한 작품들을 썼다는 평가를 받으며, 특히나 「만원」의 경우가 그러하듯이 극히 적은 분량으로도 훌륭한 작품을 써냈다. 작품 중에는 여성 화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1인칭 작품들이 많은데, 남성 작가로서 여성의 심리를 매우 잘 파악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자이 오사무는 1948년, 향년 38세의 나이에 가벼운 평상복 차림으로 집을 나가 애인이던 야마자키 도미에와 다마가와 강에서 투신자살하였다. 두 사람은 발견 당시 기모노 끈으로 서로 묶여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시신이 발견된 날짜가 다자이 오사무의 생일인 6월 19일이었다. 훗날 같은 고향 출신인 소설가 곤 간이치(今 官一)에 의해 이 날을 ‘앵두기’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이는 다자이 오사무가 죽기 직전에 남긴 단편소설 「앵두」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50회 앵두기에 공개된 유서에 따르면 저자는 “소설을 쓰는 것이 싫어졌기 때문에 죽는다”고 자신의 자살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출판브랜드 늘품플러스, 하다, 책밭으로 단행본 출판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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