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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표지(2D 앞표지)

집들이,

인천 응봉산의 온도


  • ISBN-13
    979-11-967702-1-1 (03660)
  • 출판사 / 임프린트
    으름 / 으름
  • 정가
    14,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1-09-29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유광식
  • 번역
    -
  • 메인주제어
    사진
  • 추가주제어
    역사 , 철학 , 예술론 , 언어: 역사, 일반 , 일기, 편지, 저널 , 인물, 소설이외의 산문
  • 키워드
    #사진 #역사 #철학 #예술론 #언어: 역사, 일반 #일기, 편지, 저널 #인물, 소설이외의 산문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0 * 210 mm, 240 Page

책소개

장소와는 ‘추운 어느 날…’로 시작하는 낯선 만남이 많습니다. 인천에 당도했던 첫 장면을 끄집어내 봅니다. 자세한 연도는 잊어버렸지만 이십 대 시절, 아주 오래전의 기억입니다. 하나는 저녁때쯤 인천역에 내려 올림포스 호텔(당시엔 파라다이스 호텔) 쪽을 바라보았던 짙은 풍경이고, 또 하나는 내리교회 아래에서 어느 할머니가 운영하시던 삼치집의 왁자지껄한 울림인 듯합니다. 그렇게 담긴 인천이 훗날 거주와 활동의 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감을 당시에는 수첩에 남기지 못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산을 중심으로 길을 가늠하였기에, 고향을 떠나와서도 주변의 산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천의 입문, 관문 격인 응봉산을 자주 오르내리게 된 것입니다. 바다로부터가 아닌, 육지로부터 인천에 다다른 저는 언제부턴가 서쪽 끝 응봉산 일대를 산책하며, 인천을 수집하고 인천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숱한 흔적이 쌓인 개항장 일대를 은밀히 휘젓는, 한 청년이 바라본 장면들과 날씨의 기록을 닮은 일기들은 결국 인천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공부였던 셈이지요. 

 

이 책은 2011년 봄부터 가을까지의 산책 일기와 2010년대 초중반 단숨에 오르내리던 응봉산 일대의 사진을 맞대어 놓은 것입니다. 매일의 산책이 가져다준 사색은 나의 일상이 지역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을 주었고, 이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창작을 이어가도록 다독이는 깊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 「들어서며」 부분 발췌

목차

들어서며 8

인천소요 11 

나가며 232 

본문인용

4月 20日 

오전을 택해 신포시장 쪽으로 갔다. 적막이 잠드는 찰나라고 할까? 셔터가 올라가며 가게 문이 열리고 짐들이 거리로 내어지고 창문 물청소를 하는 등 장사로 하루를 여는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풍경이다. 

볕은 조금씩 따가워지고 웅성거림이 시작되는 시간을 맛봤다.

- 44p 

 

6月 22日 

모난 기분을 깎으러 나선다. 거리엔 인적 없고 자판기만 불침번을 선다. 응봉산 둘레를 돌아 내려온다. 응봉산 위로 초승달이 정말 밝다. 그런데 제분공장에서 날아오는 곡물 특유의 냄새가 메스꺼워 토할 뻔했다. 다 자는 밤에 무슨 짓인가. 

광장 옆 동물 우리에서 갑자기 닭이 운다. 새벽 2시? 나도 안다. 덩달아 새 또한 구슬프게 운다. 포근한 안개 이불 삼아 오늘도 개항장은 새근새근 잘도 잔다. 

- 97p

 

11月 20日 

월미산을 올랐다. 손이 얼어붙는 듯한 차가운 날씨라 단단히 입는다. 차고 강한 호흡을 하며 걸을 적엔 세상이라는 광장 앞에 혼자가 되는 기분이다. 

응봉산 자락을 내려다보고 영종과 청라, 송도, 물치도를 생각하며 한 둘레 돌았다.

- 204p

서평

-

저자소개

저자 : 유광식
전북 완주生으로, 서울을 거쳐 인천에 거주한다. 겨울 산 어느 골짜기에서 떨고 있을 나무를 생각하며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는 촌에서 온 아이로, 도시의 구체적인 생김새에 놀라곤 한다. 가끔 멧새 소리를 따라가다 길을 잃기도 하며, 천천히 걷다 잠시 멈추어 사진과 글, 그림을 발표한다. 저서로 『이삿짐/2017』, 『완주소년/2019』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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