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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표지(2D 앞표지)

완주소년


  • ISBN-13
    979-11-967702-0-4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으름 / 으름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19-09-29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유광식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소규모, 통속, 가정의 삶을 담은 예술작품 , 역사 , 일기, 편지, 저널 , 어린이, 청소년: 교양일반 , 예술가, 논문
  • 키워드
    #역사 #소규모, 통속, 가정의 삶을 담은 예술작품 #에세이, 문학에세이 #역사, 고고학 #일기, 편지, 저널 #어린이, 청소년: 교양일반 #예술가, 논문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0 * 223 mm, 232 Page

책소개

감나무를 친구처럼 보듬던 한 소년이 있었다. 나뭇가지를 들고 뛰놀다가 수풀 속에 고이 감춰진 큰 누에를 닮은 으름을 발견하기도 하고, 떨어지는 빗물을 맞으며 알싸한 기분에 빠져들곤 했다. 산하의 사계절은 소년에게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성과 시각을 심어주었다. 우연히 새겨진 감각들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소년의 고향 완주의 깊고도 푸른 풍경이 펼쳐진다. 

- 「서문」 부분 

목차

서문  

 

집 

첫 번째 우리집 | 라디오와 다듬잇돌 | 고추농사 | 댄스홀 안방 | 부부다툼 | 꿀 따는 날 | 용식이형 | 우리집 수도국장 | 봉파이프 구부리기 | 양날면도기 | 숫돌 | 아빠표 그네 | 훌쩍 날아온 빗자루 | 까만 부엌 | 구기자를 아끼던 엄마 | 교과서 옷 입던 날 | 감 우리기 | 도넛 먹던 날 | 고추장 술빵 | 버섯된장찌개 | 고구마 후식 | 식사 | 종합선물세트 | 화장실 | 삽 | 철재 책상 | 굴렁쇠 | TV만화 | 소와 나 | 침입자 | 몸살 | 잘가 누렁아 | 새벽 지도 | 목욕 하던 날 | 명절 | 오토바이 연소통 | 첫 통화 | 전기 먹던 날

 

산대울  

손톱 빠진 날 | 교회 유치원 | 빵의 유혹 | 레고 블럭 | 모내기 | 다리 건설하기 | 터진 저수지 | 번개 맞은 윤희네 아빠 | 농약을 마신 어느 삼촌 | 은하누나 | 엿장수 | 장날 | 당근 수확 | 사과 수확 | 탈곡 | 코뚜레 하던 날 | 돼지 잡는 날 | 개에 물린 날 | 꿩 사냥하기 | 대보름 쥐불놀이

 

겨울봄여름가을

겨울 | 대나무 스케이트 | 썰매 만들기 | 새총 만들기 | 팽이 깎기 | 연날리기 | 칡 캐기 | 올가미 | 개구리 | 산불조심 | 계절 킁킁 | 진달래술 | 여름 | 머루와 살구 | 비 오던 날 | 가재 | 자두(옹애) | 냇가 수영장 | 아이스바 | 채집놀이 | 피리 불기 | 고기잡이 | 나무배 띄우기 | 감나무 타기 | 외로운 단맛 | 으름 | 감따기와 밤줍기 | 구슬치기 | 활활 | 뛰어 내리기

 

춘산국민학교

등·하굣길 | 군인과 지네 | 1반 친구들 | 짜파게티의 맛 | 장영수 | 상처와 보건소 | 실패한 다이빙 | 삐라 | 겨울 당번 | 졸업식 날 | 줄넘기 수업 | 관사와 여학생 | 경시대회 | 주산학원 | 보이스카웃 | 서울 구경

 

나가며  

본문인용

시골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 하늘에서 뿌려지는 하얀 눈이 쌓이면 소복소복한 분위기의 진풍경이 벌어진다. 어둠을 틈타 산대울에 눈이 내리면 이른 아침 화장실 가는 길에 보게 된다. 내 키보다 몇 배나 큰 대나무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휘어져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무도 밟지 않은 그 길에서 곧고 단단한 대나무조차 꺾이기 일보직전인 상황에, 찬 공기를 들이마시며 숨을 쉬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벅찬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웠다. 가지 끝을 흔들어 눈을 털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갔다. 그러면서 세찬 눈보라가 다시 내게로 뿌려지곤 했는데 흐뭇했다. 

 

고무신을 신고 뛰어가다가 신을 찾지 못하기도 하고, 낮에 녹지 않은 쌓인 눈이 얼어 딱딱하게 날카로워진 것을 초저녁에 만지기라도 하면 어린 손이 금방이라도 베일 것만 같은 시퍼런 느낌조차도 무서웠지만 모두 겨울을 구성하는 것이었다. 부모님은 하우스 눈 치우랴 마당 쓸랴 바빴고, 소들이 춥지 않게 막아주고 씻겨주고 먹여줘야 했다. 수돗가 수도꼭지부터 땅까지 얼어붙은 고드름을 녹여야 했으며 그러는 사이 자주는 아니었어도 눈을 담아 밥물로 쓰던 엄마의 모습도 생각난다. 산의 새들은 춥지도 않은지, 시냇가 송사리는 얼어 죽지 않는지 걱정을 한 번 하고는 늦가을 엄마가 만들어 둔 감꼬치를 먹으며 이불 속에 들어가 노닥거렸다. 스케이트를 만들고 썰매를 만들고 팽이를 깎고 눈사람을 굴리고 활을 만들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시골세계를 평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치기 어린 꼬마사냥꾼 노릇을, 아니 섭리를 배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눈밭에서 토끼를 잡고야 말겠다고 했던 그 시절이 그립기는 하다. 

 

나는 겨울생으로 유난히 추운 동절기를 동경하고 즐기곤 한다. 추운 것도 내겐 이로운 분위기이다. 

- 「겨울」 에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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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유광식
눈 내리던 1978년 초, 전라북도 완주군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무도 걷지 않은 겨울 하얀 오솔길을 헉헉 숨이 차도록 올라 마을을 내려다보던 기억과 지금도 유년 시절 산과 들, 냇가에서 호기심 가득 채웠던 녹색의 경험, 기억의 광합성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며, 최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저서로 『이삿짐 Moving』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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