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기억 속에 놀이터는 어떤 곳이었나요?
일생 동안 우리는 놀이터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낼까요?
아이들의 천진난만하고 개구진 모습은 우리의 인생에 어떤 새로움을 불어넣을까요?
오늘은 어떤 사람들이 놀이터를 찾아올까요?
먼바다를 여행하던 연어가 때가 되면 자신이 태어난 강물을 거슬러오듯
사람들도 일생을 살면서 마음속 동심으로 돌아올 때가 있다.
놀이는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어른들도,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도 놀이가 필요하다.
바쁘게만 살다가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또는 삶에 지치고 버거울 때,
어릴 적 천진난만한 기억을 떠올리면 우리는 마음에 힘을 얻는다.
골치 아픈 일들은 내려놓고 잠시 어린이가 되어도 좋다.
마음껏 놀이의 세계로,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 보자.
모든 세대가 반복해서 머물다 가는 공간
이 책에는 놀이터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새벽, 아침, 점심, 저녁, 밤, 그리고 사계절의 모습이 서정적으로 담겨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어렸던 아이들이 학생이 되고, 부모가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다시 놀이터를 찾아오는 모습을 통해 세대를 이어가며 반복되는 삶의 의미를 떠올릴 수 있다.
그네를 타는 아이들, 마실 나온 할머니들, 벤치 위에 쌓여 있는 책가방, 출퇴근하는 엄마, 아빠, 음악을 듣는 중학생, 데이트하는 연인 등……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평범한 일상의 시간이 얼마나 다양한 색깔과 감정으로 채워져 있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삶의 조각들을 모아
작가는 본인의 아이와 시간을 보냈던 놀이터의 모습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의 그림은 아날로그 수작업과 디지털 페인팅을 결합해 놀이터의 에너지를 따뜻하게 그려냈고,
놀이터의 전경과 클로즈 업된 장면들을 반복하는 고전적인 구성으로 차분하고 아름답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글은 놀이터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소리들을 떠올려 볼 수 있게끔 놀이터가 화자가 되어 조용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특히 표지는 집성목에서 영감을 얻어 본문의 그림을 조각낸 후 다시 연결하는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자투리 나뭇조각을 이어 붙이듯 삶의 조각들을 이어 붙인 의미를 되새겨 볼 만하다.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일상과 사계절이 담긴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