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도형의 심리적 특성
인류는 무의식적으로 ‘성격이 둥글둥글하다’ ‘성격이 모났다’ 등과 같이 어떤 의미를 도형을 이용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서 둥근 것은 원만하고 포용력이 있으며, 모난 것은 비타협적이고 제한적이며 딱딱함을 의미한다.(잉그리트 리델 2013) 많은 학자들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온 상징을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하였는데 해석에 있어서 조금씩은 차이가 있지만 그 기본적인 맥락은 공통점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도형심리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4가지 도형이 의미하는 상징성과 심리적인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동그라미 (원)
세계문화상징사전에 보면 원은 보편적인 상징으로서 전체성, 완전성, 동시성, 원초의 완전함을 뜻한다. 원은 가장 자연스러운 모양으로 자연 상태의 원 모양인 태양과 달은 신성한 것으로 여겨왔으며 최초의 모양으로 인식한다.(권채현 2007) 또한 원은 광대함과 아늑함을 동시에 보장한다. 원은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원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면 정신을 집중하게 하고 중심을 찾게 하지만, 안에서 밖으로 나가면 원은 점점 더 큰 공간을 만들고 결국에는 우주를 상징하는 상이 된다.(잉그리트 리델 2013) 그러므로 원은 에워싸여 있음을 의미하며 영원이나 시간의 흐름을 상징한다. 융(Carl Jung)은 “원은 마음의 상징이다”(칼 융 2013)라고 하였는데 원을 만다라 형태로서 조화와 통일성, 내적 질서와 균형, 나아가 개성화의 과정으로 보았다. 각이 있는 형태가 긴장감을 준다면 원은 이완을 시켜주는 심리적 특성이 있다.(정여주 2003,최유진 2012)
모든 문화에서 원은 전체와의 합일의 경험을 상징한다. 전체성을 추구할 때 사람들은 독립성과 개별성을 열망한다. 이때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공간, 즉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개발시킬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을 억제하거나 제한시킬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박정원 2002, 권채현2007)
이처럼 개별화의 과정에 있는 사람들은 많은 공간이 주어질 때 사랑받고 신뢰받는 느낌을 갖게 되지만 개별화의 과정이 저지를 당하거나 결론에 이르게 되지 않을 때에는 심하게 자기도취적이 되거나 심지어 자기애(narcissism)에 빠질 수도 있다. 명확한 공간적 욕구는 상호지지에 필수적이므로 개별화의 과정에 있는 사람이 접촉과 교류를 시작하도록 허용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현명하다.(권채현 2007, 박정원 2002, 이영림 2004)
성격을 도형으로 표현했을 때 원형의 사람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주위 사람들을 진정으로 아낀다. 가족과 친구, 동료가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모든 것이 순조롭고 평화롭게 유지되기를 바란다. 기하학적으로 원은 조화를 나타내는 신화의 상징이다. 원을 선택한 사람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데 가장 관심이 많다. 원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다른 유형에 비해 누구와도 이야기가 잘 통하며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며 공감대를 빨리 형성할 줄 안다. 또한 협력적이어서 사회적으로 평판이 좋지만 사업 경영자로서의 자질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원형의 사람은 개별적인 것보다 통합적인 것을 중시하며, 총체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로 모든 일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에 관심을 집중한다. 그러나 평화와 조화만 유지하려고 하다보니 필요한 경우에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독단적인 유형에게 이용당하는 사람도 있다.(수잔 델린저 2007, 최유진 2012)
[본문 pp.54-55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