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동물이라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누군가와 유대가 없는 사회적 공간에 서식하기를 심히 외로워한다. (10쪽)
소외는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날 수 있으나 외로움은 자기가 모를 수 없다. 외로움의 정의 자체에 타인과의 관계 결핍에서 비롯된 불편함이나 괴로움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16쪽)
사회적 지지와 외로움은 통계적으로 모종의 관계가 있으나 필연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외로움은 사회적 지지의 결여 같은 객관적 결정 요인보다는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의해야 한다. (24쪽)
외로움 자체를 병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결국은 누구나 시시때때로 외로움을 느끼는 만큼, 외로움은 정서적 방어 기제의 자연스러운 한 요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공포가 병이 아닌 것처럼, 외로움 자체는 병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지만 공포가 너무 과하여 사람이 정상적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지경, 다시 말해 병적인 수준까지 치달을 수도 있다. 외로움도 그런 수준까지 가면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43쪽)
내가 보기에, 외로움은 타자와의 연결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다. 외로움이 외로움— 혼자 있음이나 열악한 사회적 지지 그 이상의 어떤 것 —인 것은 이 현상의 정서적?감정적 차원 때문이다. (48쪽)
외로움을 느껴야만 외로운 자라고 할 수 있다. 외롭다는 것은 외로움으로 규정된 감정이 그 사람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 감정은 슬픔의 한 종류다. (55쪽)
외로움은 사회적 생활에 대한 갈망을 포함하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위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57쪽)
외롭다는 기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타자들과 관계를 맺을 것이다. 말하자면, 외로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는 서로 다른 세계를 점유하고 살아간다고 하겠다. 기분의 차이는 결국 세계를, 각자가 처한 상황을 매우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게 하기 때문이다. (59쪽)
외로움은 모든 사회적 공간에 깃든다. 어떤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더라도 그 경험의 어떤 면은 오로지 나에게만 속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완전하게 전달할 수 없다. (107쪽)
우정은 여러분의 일부를 요구하는 반면, 사랑은 여러분의 전부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118쪽)
나와 일체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될 때, 합일이 무너지고 엄청난 간극이 느껴질 때, 이 외로움은 불쑥 튀어나온다. (129쪽)
모든 자기 변화는 기존에 있었던 것에 뿌리를 둔다. 자유로운 개 인은 자기가 믿고 싶어 하는 만큼 타자들에게서 자유롭지 않다. (144쪽)
소셜 미디어는 우리의 사교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요즘 사람들은 예전 사람들보다 더 활발하게 가족 및 친구들과 교류한다. (156쪽)
자유로운 개인이 외로움과 관련하여 겪는 문제는 지나친 외로움이 아니라, 너무 사 교적인 나머지 희박해진 고독이리라. (158쪽)
인간의 실존은 언제나 필연적으로 더불어-있음이다. 더불어-있음은 사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조건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통해서 우리 자신을 알게 된다. (182쪽)
외로움 속에서는 자기 혼자 덩그러니 있는 것인 반면, 고독 속에서는 자기 자신과 더불어 있는 것이다. (189쪽)
우리는 자기 안에 머무는 법을 배움으로써 외로움을 줄일 수 있다. 그러면 여러분은 타자의 인정에 그렇게까지 목숨을 걸지 않으면서도 타자들을 찾아 나서고 그들에게 자기를 열어놓을 수 있다. 그래도 외로움은 시시때때로 우리를 후려칠 것이다. 그건 자기가 책임져야 하는 외로움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당신'의 외로움이다. (2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