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한 뒤 40일 동안은 40개의 무덤이 아기와 산모를 삼키려고 입을 벌리고 있단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무덤이 하나씩 입을 닫지. 새로운 생명이 사람 몸에서 태어나는데, 그게 어디 작은 일이냐? 그건 어머니 자신이 새 생명을 얻는 거나 마찬가지야.” 엄마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_29~30쪽
모든 꽃이 신부를 장식하는 행운을 얻는 것은 아니다. 어떤 꽃은 무덤을 위해서만 꽃을 피운다. _57쪽
결국 그는 ‘랑고티 야르’, 그러니까 남자다. 모두의 가장 친한 친구인 남자 말이다. 그의 과거는 공공연히 드러나 춤을 추지 않는다. 현재는 그에게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미래는 그를 움직이지 못하며, 수수께끼도 아니다. 그는 부끄러움 때문에 어둠 속에 숨어 있지 않아도 된다. 그가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된다. 용서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 그가 하는 일은 아무것도 잘못이 아니니까, 용서를 받으려고 애쓸 필요가 전혀 없다. _75쪽
남편은 큰 소리로 웃으면서 그녀를 ‘달링, 내 사랑, 사랑하는 내 각시’라고 불렀다. “당신이 여기 없으면 나는 숨 쉬는 것도 그만둬야 할 거야.” 하고 말했다. 메룬은 자기가 옆에 없으면 남편은 정말로 숨 쉬는 것을 그만둘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그녀는 행복했다. 무슨 일이든 남편이 원하는 대로 따랐고, 그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 준 등불이 되었다. _161쪽
물질은 너무 귀중해졌고, 인간은 무가치해졌다. 그 물질적인 소유 뒤에서 사람들의 감정은 상품이 되었다. 거대한 그림자를 달고 다니는 왜소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물질이 결정했다. 냉장고 하나가 젊은 신부의 삶을 바꿔 놓을 수 있었다. 냉장고의 여러 색깔들은 젊은 신부의 꿈에 ‘홀리’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었다. _182쪽
하이힐에 계속 압력을 가하자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그녀의 자궁이 하이힐의 압력에 굴복할 것처럼 느껴진 바로 그 순간, 그 하이힐이 어떤 강력한 힘 때문에 폭발한 것처럼 수천 조각으로 쪼개져서 별똥별처럼 반짝이며 어딘가에 떨어졌다. 그러고는 그 어딘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아리파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땅바닥 위에, 대지처럼 굳건히 서 있었다. _193쪽
당신이 그처럼 여유롭게 동물의 왕국을 창조하고, 금칠한 꽃 안에 있는 섬세한 수술들, 이 놀라운 연못과 호수들, 강과 시내들을 창조할 때,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나의 두려움과 소망, 꿈과 실망을 볼 시간은 없었나요? _297쪽
나의 모자란 생각을 타격하는 이 사소한 문제들을 당신이 해결해 줄 시간이 있든 말든, 내 인생 전체가 당신에게 세 시간짜리 연극으로 느껴지든 말든, 내가 당신에게 배우처럼 보이든 말든, 한 가지만 명심하세요. 나의 행복과 슬픔은 남에게 빌린 게 아니라는 것. 행복과 슬픔은 연기할 수도 없어요. 그건 직접 경험해야 하는 거예요. _300쪽
붉은 잉크로 가득 찬 내 심장의 뾰족한 촉이 부러졌어요. 내 입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해요. 더 이상 쓸 글자가 없어요. 나는 인내의 뜻을 알지 못해요. 당신이 세상을 다시 만든다면, 다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한다면, 경험 없는 풋내기 도공처럼 하지 마세요. 여자로서 지상에 내려와 보세요, 프라부! 오 주여, 한번 여자가 되어 보세요! _308쪽